유럽, 자체 전기차 배터리 산업 난항..."아시아 기업이 지배력 키울 것"

기업분석 / 김태관 / 2022-11-04 23:06:08
▲ 프랑스 북서부 클레옹의 르노 공장에서 직원이 전기차 장비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AFP)

 

충분한 자금력을 가진 유럽 투자자들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지배하는 아시아 기업에 도전할 수 있는 신생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주저하면서 자체 전기 자동차 배터리 산업을 구축하려는 유럽의 계획이 장애물에 부딪혔다.

로이터는 지난 3일 “브리티시볼트(Britishvolt)는 잉글랜드 북부에 기가팩토리를 짓기 위해 38억 파운드(44억 달러)를 원하지만 투자유치에 난항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단지 원대한 야망을 가진 스타트업 중 하나일 뿐”이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스웨덴의 노스볼트(Northvolt) 정도를 제외하면 아시아의 거대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 기가팩토리를 건설하기를 희망하는 일부 스타트업은 소규모 공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며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밝혔다.

노스볼트는 2019년 폭스바겐과 합작투자를 한 데 이어 2020년 BMW과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영국의 큰손으로 불리는 데이비드 로버츠(David Roberts)는 “매출이 나오기까지 6년이 걸리는 사업에 주문도 없이 50억 달러와 운영 비용을 댈 수 있는 곳이 어디 있겠냐”며 회의감을 나타냈다.

이 때문에 유럽 기업 대부분은 이른바 ‘메가팩토리’로 불리는 용량 1GWh 미만의 공장 건설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셀을 대규모로 생산한 후 자동차 제조업체와 계약을 체결하는 우회 경로를 택한 것이다.

예를 들어 프랑스의 배터리 스타트업 Verkor는 지난 2일 메가 팩토리 건설 자금을 위해 2억 5000만 유로(2억4900만 달러)를 모금했다.

Benoit Lemaignan 최고경영자는 “회사가 2025년에 문을 열 예정”이라며 “이는 프랑스 자동차 제조업체 르노에 공급할 16억 유로 규모의 16GWh 기가팩토리 건설을 위한 걸음마 단계”라고 설명했다.

2017년 ‘유럽 배터리 얼라이언스(EBA)’를 출범시킨 EU는 이 지역의 기업들이 오는 2030년까지 전력 공급에 필요한 배터리의 90%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BMI)는 유럽이 2031년까지 1200GWh의 제조 능력을 갖춰 예상 수요인 875GWh를 초과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 계획은 실현 가능성이 떨어질 전망이다. 로이터는 BMI 데이터를 인용해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1200GWh 중 44%는 유럽에 공장이 있는 아시아 기업이 제공할 것”이라며 “이는 43%의 유럽 내 기업과 13%의 테슬라보다 앞선 수치”라고 밝혔다.

또 BMI 최고 데이터 책임자인 캐스퍼 로울스(Caspar Rawles)는 “유럽 기업이 계획 중인 일부 공장은 ‘드로잉 보드’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시장을 지배하는 한국과 일본 기업들은 이미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와 계약을 맺고 전 세계에 기가팩토리를 건설한 경험이 있어 대응할 가능성이 더 크다”며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그러면서 “유럽 시장의 패권은 아시아 기업이 차지할 것”이라며 “유럽에 노스볼트가 있지만 특별한 노하우나 지배력이 있는 건 아니다”라며 “그 밖에 이니셔티브에 관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고 험난하다”고 덧붙였다.

 

토요경제 / 김태관 기자 8timem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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