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12조 AI 투자 부채로 본 S&P…신용등급 지킨 이유

IT·플랫폼 / 임종호 기자 / 2026-11-06 22:29:21
외부 투자금도 신용평가상 부채로 반영
투자 속도 조절 능력 인정…2027년 이후 현금흐름 관건
▲ 네이버 사옥 [연합뉴스]

 

네이버가 대규모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에 따른 재무 부담에도 국제신용등급을 유지했다. 

 

외부 투자자의 자금까지 부채 성격으로 평가했지만 사업 확장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구조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투자 규모보다 재무위험을 통제하는 능력이 신용도를 좌우했다는 얘기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5일(현지시간) 네이버(대표 최수연)의 장기 발행자 신용등급을 'A-', 등급전망을 '안정적(Stable)'으로 유지했다.

이번 평가에는 네이버가 글로벌 자산운용사 브룩필드(Brookfield)와 추진하는 최대 90억달러 규모의 AI 컴퓨팅 인프라 투자계획이 반영됐다.

주목할 부분은 투자금의 성격에 대한 S&P의 판단이다. 네이버는 브룩필드가 설립하는 자산보유법인 에셋코(Asset Co)를 통해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를 확보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해당 인프라를 이용해 고객에게 AI 연산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용료를 지급한다.

브룩필드가 자금을 출자하기 때문에 네이버는 초기 직접 투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이 구조가 네이버의 재무적 책임까지 없애는 것은 아니다.

네이버는 네이버클라우드의 사용료 지급 의무를 최대 8년간 보증하기로 했다. 지난 10월 27일 공시한 지급보증 한도는 18조7400억원으로 자기자본의 64.73%에 해당한다.

이 금액은 브룩필드의 투자 한도가 모두 집행된다는 가정에서 계산한 서비스 공급대금의 명목 총액이다. 현재 확정된 납부금액이나 즉시 발생하는 현금 지출을 뜻하지는 않는다.

회계처리와 신용평가에도 차이가 있다. 에셋코는 브룩필드 측이 자본금 전액을 출자하지만, 네이버가 회계상 지배력을 인정받아 연결 종속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출자금은 연결재무제표에서 비지배지분에 해당할 수 있다.

반면 S&P는 네이버의 지급보증과 계약상 책임을 고려해 브룩필드의 투자금을 신용평가상 조정 부채로 반영했다.

외부 자본으로 투자 부담을 분산하더라도 그 자금과 관련된 경제적 위험은 네이버가 일정 부분 부담한다는 판단이다. 다만 신용평가상 부채로 분류했다고 해서 네이버가 이미 같은 금액을 차입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럼에도 S&P가 신용등급을 유지한 이유는 단계적 투자 구조에 있다. 네이버는 2027년 상반기 55메가와트(MW) 규모의 AI 인프라 가동을 시작해 2028년까지 200MW로 확대할 계획이다.

S&P는 네이버가 고객 수요에 따라 장비 도입 시점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AI 서비스 수요가 예상보다 늦게 증가하더라도 투자 속도를 늦춰 재무 부담이 급격하게 커지는 상황을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처음부터 대규모 설비투자를 집행하고 고객을 확보해야 하는 방식과 구분된다. 네이버는 브룩필드의 자본을 활용하면서 실제 사업 확장 속도를 수요와 연계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다만 신용등급 유지가 향후 투자 부담까지 해소됐다는 뜻은 아니다. S&P는 네이버가 2027~2028년 GPU 확보를 위해 자본적 지출을 확대하면서 잉여현금흐름이 적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잉여현금흐름은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에서 설비투자 등에 필요한 자금을 제외하고 남는 돈이다.

AI 사업이 성장하더라도 투자금 지출이 더 빠르게 증가하면 당분간 현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앞으로의 관건은 확보한 GPU를 얼마나 빠르게 수익으로 연결하느냐다. 네이버클라우드가 안정적인 고객을 확보해 인프라 사용료를 충당할 만큼 매출을 창출하면 외부 자본을 활용한 투자 구조의 장점이 부각될 수 있다. 반대로 고객 확보가 지연되거나 설비 가동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장기간의 지급보증은 재무적 위험 요인으로 남는다.

이번 신용평가는 네이버의 AI 투자전략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이면서 동시에 향후 과제를 보여준다.

브룩필드의 자본으로 초기 투자 부담을 낮추고 엔비디아의 기술력을 확보한 네이버는 AI 인프라 사업 확대의 기반을 마련했다.

다만 투자 규모와 신용등급만으로 사업의 성공을 판단할 수는 없다. 향후 실적에서 확인해야 할 것은 GPU 공급능력의 확대보다 실제 고객 계약과 수익성, 그리고 현금흐름 개선 여부다.

 

토요경제 / 임종호 기자 yimjongho196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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