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흑해 곡물 수출길 또다시 막아···합의 하루 만에 도발

기업분석 / 김태관 / 2022-07-24 21:04:10
지난 23일 우크라이나 오데사항 피격으로 안정적인 곡물 공급 어려워져
우크라이나, 곡물수출 재개 회담 후 공습 단행한 러시아 맹렬 비난
▲ 오데사항이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불타고 있다. <사진=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 트위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기지인 오데사항을 포격하면서 안정적인 곡물 공급을 기대했던 전 세계가 또다시 분노하고 있다.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각) 우크라이나 남부 작전사령부는 “러시아군이 칼리브르 순항미사일로 우크라이나 항구인 오데사의 기반시설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오데사 지역 올렉시 혼차렌코 의원도 자신의 텔레그램서 “오데사 항구 주변에서 6건의 폭발이 있었다”며 “우크라이나 방공대가 미사일 여러 기를 격추했으며 전투기가 공중전을 벌이고 있으니 대피하라”고 알렸다.

이는 러시아가 전날 열린 4자 간 곡물 수출 합의의 하루 만에 뒤집은 행위로 국제사회의 비난과 더불어 곡물과 국제 유가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흑해는 우크라이나 수출 곡물의 약 95%가 통과하는 항로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이곳을 봉쇄해 밀, 옥수수 등 식량 2500만 톤을 묶어둠으로써 전 세계 식량 위기를 가져왔다.

이 같은 우려 속에 전날 러시아는 전쟁 발발 5개월 만에 우크라이나, 튀르키예, 유엔과 함께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재개에 합의한 바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은 “이번 합의는 전 세계를 위한 것”이라며 “파산 위기에 처한 개발도상국과 기아 위기에 놓인 취약 계층에 구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합의에 따르면 오데사 등 3개 항구에서 곡물을 싣고 출발한 배는 이른바 '안전 항로'로 운항한 뒤 튀르키예에 세워질 공동 조정센터에 들러 무기 적재 여부 등 전반적 관리를 거친 뒤 곡물을 각국으로 운반하게 된다.

애초 이번 합의는 유효기간 120일을 거쳐 연장도 가능했다. 이 때문에 전 세계는 전쟁 전 수준인 한달 약 6백만 톤의 식랑이 공급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갑작스런 공격으로 곡물 수출 합의 자체가 무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번 사건은 러시아가 무슨 약속을 하든 그들은 그것을 지키지 않을 방법을 찾을 거란 점을 증명한 것”이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올렉 니콜렌코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도 “러시아가 합의 후 항구를 공격하기까지 24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며 “합의에 도달하기 위한 많은 노력에 푸틴 대통령이 침을 뱉었다”고 비난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대변인 성명에서 “이번 공습을 규탄한다”며 “식량난에 처한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사람들의 고통을 덜어주려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튀르키예의 완전한 약속 이행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특히 브리짓 브링크 주 우크라이나 미국 대사는 “러시아는 식량을 무기로 삼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며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러시아는 공습 사실을 부인했다. 훌루시 아카르 터키 국방부 장관은 “러시아 당국자가 오데사 항구 공격에 대해 ‘우리와 무관하다’며 ‘이 사안을 매우 면밀하게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한편, 4자 회담 타결 직후 서부 텍사스산 원유인 WTI는 전일대비 배럴당 3.53달러 하락한 96.35달러에, 북해산 브렌트유는 3.06달러 하락한 103.86달러에 각각 마감했으며 중동산 두바이유는 전일 대비 배럴당 2.43달러 하락한 101.96달러에 마감된 바 있다.

 

토요경제 / 김태관 기자 8timemin@hanmail.net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태관
김태관 안녕하세요. '토요경제' 김태관 입니다.
기자 페이지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정감사 개막을 닷새 앞두고 유통·식품업계 주요 기업인의 출석 여부가 갈리고 있다.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식품 원재료 거래 문제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홈플러스 사태로 국감장에 선다. 반면 GS리테일·롯데홈쇼핑·CJ ENM 대표에 대한 출석 요구는 철회됐다.1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오는 7일

    2
    한화투자증권, 9000억 자본확충…종투사 직행 아닌 ‘이중 포석’

    한화투자증권, 9000억 자본확충…종투사 직행 아닌 ‘이중 포석’

    한화투자증권(대표 장병호)이 최대 9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에 나선다. 다만 전액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에 필요한 자기자본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5000억원 유상증자로 종투사 진입 기반을 넓히고, 최대 4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으로 재무 완충력을 보강하는 구조다.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5000

    3
    [유업계소식] 매일유업·서울우유·남양유업·빙그레, 체험·ESG·수출로 소비자 접점 확대

    [유업계소식] 매일유업·서울우유·남양유업·빙그레, 체험·ESG·수출로 소비자 접점 확대

    유업계가 대학 축제와 러닝 프로그램, 자원순환, 해외 유통망 확대 등으로 사업 접점을 넓히고 있다. 내수 소비 둔화 속에서 젊은 고객층을 확보하는 동시에 친환경 경영과 해외시장 개척으로 성장동력을 다변화하는 모습이다.29일 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다음달 1~2일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 축제에서 체험형 이벤트 부스 ‘매일 도파민 충전소’를 운영한다. 지난 2

    4
    원재료 담합~산업재해까지…추석 끝나니 국감 앞둔 유통·식품업계 긴장

    원재료 담합~산업재해까지…추석 끝나니 국감 앞둔 유통·식품업계 긴장

    추석 연휴가 끝나면서 유통·식품업계의 시선이 국회 국정감사로 향하고 있다. 홈플러스 회생과 식품 원재료 담합, 스타벅스코리아 프로모션 논란 등 주요 현안이 국감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2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정감사는 다음 달 6일부터 27일까지 열린다. 여야는 17개 상임위원회에서 약 800개 피감기관을 대상으로 감사를 진행한다.국감을 앞두고 각 상

    5
    HD현대·SK·LS, 3분기 이익 눈높이 31~54%↑…반도체 밖으로 번진 ‘인프라 돈’

    HD현대·SK·LS, 3분기 이익 눈높이 31~54%↑…반도체 밖으로 번진 ‘인프라 돈’

    국내 주요 그룹의 이익 중심이 반도체 밖으로 넓어지고 있다. HD현대·SK·LS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이 석 달 새 30~50% 이상 올라섰다. 조선과 에너지, 전선·전력기기까지 글로벌 설비투자의 수혜가 확산되면서 중후장대 사업을 거느린 지주사의 실적 눈높이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6월22일~9월22일까지 HD현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