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업계, 손해율 상승에 지급심사 강화…민원 확산에 업계 긴장

경제·금융 / 김소연 기자 / 2025-11-05 20:08:04
5대 손보사 민원 2만3800건 돌파, 10명 중 8명‘보험금 지급 불만’
한방병원 “소송 남발로 진료 위축”…보험사“합리적 절차 따른 것 뿐”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손해보험업계가 악화된 손해율을 잡기 위해 보험금 지급심사를 강화하면서 소비자 민원이 증가하고 있다. 보험금 누수를 막아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이지만 일부 의료계와의 갈등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 손해율 악화로 보험금 지급심사가 강화되자 손해보험업계의 민원이 증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5대 손보사의 올해 1~3분기 민원 건수는 2만380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만3719건 보다 0.4% 늘었다. 이 가운데 보험금 지급 관련 민원이 6477건으로 전체의 77.3%를 차지했다. 즉 10명 중 8명이 보험금 지급 문제에 불만을 제기한 셈이다.

특히 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증가 폭이 두드러졌다. 삼성화재의 올해 1~3분기 민원은 5599건으로 전년 4941건 대비 13.3% 늘었다. 3분기만 놓고 보면 전 분기 1643건보다 36% 급증했다. 보험금 지급 관련 민원은 1928건으로 5대 손보사 가운데 가장 많았다.

이와 관련해 삼성화재는 절대 민원 건수보다 계약 규모를 고려한 ‘환산 건수’로 비교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10만 건당 환산 기준으로 보면 업계 평균보다 높은 수준은 아니다”라며 “민원 증가는 상대적으로 보이는 수치일 뿐 구조적으로 과도하게 늘어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민원 증가 원인에 대해 삼성화재 관계자는 “최근 업계 전반의 손해율이 상승하면서 손해 관리와 함께 지급심사 절차를 강화했다”며 “이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민원 건수가 늘어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간병 일당과 실손보험 비급여 항목 등에서 손해율이 높아진 것이 주된 요인”이라며 “절대 민원 건수는 많지만 이는 업계에서 보유계약 규모가 가장 크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문제의 근본 배경에는 보험사 전반의 손해율 악화가 자리한다. 손해율은 보험회사가 받은 보험료 중 사고 발생 시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로 이 수치가 높을수록 보험료 인상 압박이 커진다. 업계는 통상 자동차보험의 손익분기점을 손해율 80% 수준으로 보지만 지난 9월 기준 대형 4개 손보사의 평균 손해율은 94%대를 기록했다.

다만 보험금 심사 강화가 일부 의료계 반발로 이어지며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대한한방병원협회는 지난 9월과 지난달 두 차례 서울 서초구 삼성화재 본사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고 “보험사가 한방병원을 상대로 부당이득 반환 소송을 남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일부 병원이 1년 새 100건이 넘는 소송에 휘말렸다고 밝히며 “진료 위축이 우려된다”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화재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한방 진료 과잉 문제”라며 “불필요한 지급을 막는 것은 선량한 소비자들의 보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 반박했다. 또 “보험회사가 의사의 진료권을 침해할 수는 없으며 합리적 근거에 따라 손해율 관리 차원에서 필요한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손해율 상승은 곧 보험료 인상 압박으로 이어지는 만큼 관리 강화는 불가피하다”면서 “보험금 지급의 형평성을 확보하면서도 소비자 불만과 의료계 반발을 최소화할 균형점을 찾는 것이 업계의 과제”라고 말했다.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ksy@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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