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화로 송금·얼굴로 결제”…코리아핀테크, 차세대 금융 기술의 각축장

경제·금융 / 김소연 기자 / 2025-11-26 19:13:53
얼굴로 카드 만들고 안경쓰면 번역까지 지원
지갑 없는 결제 확산…얼굴 인식 기술 상용화
증권사 맞춤형 AI 경쟁…데이터 기반 투자 조력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나의 취향을 알아주는 금융서비스 시대가 열렸다. 화면을 누르지 않아도 지갑을 꺼내지 않아도 복잡한 설명을 찾아 헤맬 필요도 없다. 금융이 이용자를 기억하고 인식하며 먼저 해답을 제안하는 초개인화 기술이 본격 등장했다.

국내 최대 핀테크 박람회인 ‘코리아핀테크위크 2025’가 26일 개막했다. 올해 행사장은 단순한 신기술 전시를 넘어 금융이 개인의 취향·상황을 어떻게 읽어내고 실행까지 지원하는지 직접 체감하는 ‘초개인화 체험의 장’으로 각축전이 펼쳐졌다.

◆ 취향을 읽는 기술…카드에서 안경까지 확장


▲ 이억원 금융위원장(오른쪽)이 26일 ‘코리아핀테크위크 2025’에서 우리금융의 생성형 AI 기반 맞춤 카드 제작 서비스를 체험한 뒤 완성된 카드를 들고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김소연 기자


우리금융은 인공지능(AI) 기반 맞춤 카드 제작 서비스를 선보였다. 단말기 앞에 서면 AI가 얼굴을 스캔해 일러스트·3D 입체형 등 다양한 스타일 보여주면 이중 원하는 이미지를 선택해 즉석에서 ‘나만의 카드’를 만들 수 있다. 카드를 결제 수단을 넘어 ‘개인 취향의 매체’로 확장하려는 시도가 돋보였다.

하나금융은 돋보기·번역 기능을 갖춘 ‘AI 글래스’를 공개했다. 작은 글씨의 상품설명서를 선명하게 확대하고 한국어·영어·중국어 등 6개 언어로 음성 안내를 제공한다. 하나금융은 일부 영업점에서 시범 운영에 나설 예정으로 시니어·외국인 등 금융취약계층의 접근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얼굴 인식 기반 기술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농협금융은 얼굴만으로 자동화기기(ATM) 거래가 가능한 대화형 생체인식 ‘STM’을 선보였다. 사전에 얼굴·이름 등을 기기에 등록하면 화면 터치 없이 “10만원 뽑아줘”라고 말하면 이를 인식해 바로 출금 절차가 진행된다. 해당 서비스도 금융취약계층의 접근성을 고려한 기술로 내년 도입이 목표다. 

 

▲하나금융이 공개한 돋보기·번역 기능을 탑재한 ‘AI 글래스’와 농협금융의 대화형 생체인식 서비스 ‘STM’이 전시되고 있다/사진=김소연 기자


핀테크 기업들도 개인화 경쟁에 적극적이다. 토스는 얼굴 인식 결제 서비스인 ‘페이스페이’를 선보였다. 토스 전용 단말기에 얼굴을 비추면 카드나 스마트폰이 없어도 결제가 이뤄진다. 소상공인은 단골 고객의 얼굴을 인식해 맞춤 혜택을 제공할 수 있어 결제와 고객 관리를 한번에 할 수 있다. 네이버페이 역시 스마트폰 없이 얼굴만으로 결제하는 서비스를 선보이며 ‘지갑 없는 결제’ 흐름을 강화했다.

◆ “말하면 찾고, 말하면 보낸다”…대화형 금융 확산


▲ 관람객들이 카카오뱅크 부스에서 AI 기반 검색·이체 서비스를 체험하고 있다/사진=김소연 기자 


카카오뱅크는 ‘AI 대화형 검색’을 통해 금융 탐색 방식을 새롭게 제시했다. 어려운 금융 용어를 몰라도 말하듯 질문하면 관련 기능과 경로를 안내받을 수 있다. “나 몰래 휴대폰 개통 못 하게 하는 서비스 어떻게 가입해?”라고 묻기만 해도 ‘명의도용 방지 서비스’ 정보를 바로 찾아준다. 또한 카카오톡 친구 정보와 계좌가 연동돼 있어 “엄마한테 5만원 보내줘”라고 말하면 별도 계좌번호 입력 없이 송금이 가능하다.

보험 분야에서도 AI 기술이 서비스 품질 향상에 활용되고 있다. KB손해보험은 상담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AI가 설계사의 화법·응대 방식을 분석해 피드백을 제공하는 시뮬레이션 서비스를 공개했다. 상담 표준화와 민원 리스크 감소를 위한 시도다.

카카오페이는 생성형 AI 플랫폼 ‘페이아이(Pay-I)’를 통해 건강 정보 분석과 보험 분석 그리고 혜택 추천을 제공한다. 이용자의 소비 패턴과 가입 정보를 바탕으로 지금 필요한 서비스를 선별하는 구조다.

◆ 투자도 초개인화…맞춤형 AI 경쟁


▲ 하나증권의 종목별 공포·탐욕 지수 기능/사진=김소연 기자 

증권사들도 맞춤형 서비스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KB증권은 임직원이 사용하던 AI 질의형 정보 서비스 ‘깨비AI’를 내년부터 일반 고객에게도 확대한다. 투자자가 질문하면 종목·뉴스·환율 등 방대한 내부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시장 정보를 제공한다.

우리투자증권은 미국 투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스톡트윗(StockTwits)’의 핵심 정보를 실시간 번역·요약해 국내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공개했다. 미국 공시 데이터를 분석해 ‘투자 대가의 매매 신호’를 추려주는 기능도 선보였다. 하나증권은 종목별 수급·가격·뉴스 흐름을 분석해 공포·탐욕 심리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AI 시그널 서비스를 내놨다.

올해 코리아핀테크위크는 AI가 단순한 설명을 넘어 직접 행동하고 선택하는 금융을 현실화하고 있음을 확인시켰다. 목소리와 얼굴을 인식해 스스로 제안·실행하는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금융이 ‘이용자가 찾는 영역’에서 ‘기술이 먼저 맞추는 초개인화 시대’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ksy@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소연 기자
김소연 기자 안녕하세요. '토요경제' 경제부 김소연 기자입니다.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뷰티트렌드]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웰에이징 R&D 확대

    [뷰티트렌드]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웰에이징 R&D 확대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건강수명과 노화 관련 연구개발(R&D)을 확대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건강기능식품 신소재 개발에 나섰고 아모레퍼시픽은 노화에 따른 모발 강도 저하와 관련한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연구했다.LG생활건강은 지난 17일 한국식품연구원과 건강기능식품 신소재·분석 기술 개발과 식품 분야 연구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1

    2
    [건설사동향] 현대엔지니어링 거제 1963가구 공급·포스코이앤씨 분당 1순위…중흥토건 100억 담보 연장

    [건설사동향] 현대엔지니어링 거제 1963가구 공급·포스코이앤씨 분당 1순위…중흥토건 100억 담보 연장

    현대엔지니어링이 조선업 회복세가 이어지는 거제에서 1963가구 대단지 분양에 나선다. 포스코이앤씨는 분당 리모델링 단지의 일반분양 청약에 들어갔고, 중흥토건은 계열사로부터 제공받은 100억원 규모 담보의 만기를 연장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오는 10월 경남 거제시 옥포동 1670번지 일원에서 ‘힐스테이트 거제시그니처’를 분양할 예정이다.단지는 지하 7층~지

    3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계가 토큰증권과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공모주·가족 자산관리와 문화 콘텐츠 마케팅으로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KB증권은 기관투자자 대상 토큰증권 사업에 나섰고 신한투자증권은 AI 투자정보 서비스를 출시했다. 대신증권은 공모주 청약증거금에 이자를 지급하며, 한국투자증권은 가족 자산관리, 키움증권은 e스포츠를 앞세워

    4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대표 이한우) 주가가 최근 1년간 130% 넘게 상승했지만 52주 최고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30% 이상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근 한 달간 다시 20% 넘게 오른 가운데 증권가는 해외 원전 사업이 실제 계약과 수주로 이어지는지를 향후 주가 흐름의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

    5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하나증권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 판매에 나선다. 1차 조기 완판에 이어 이번에는 은행 영업점과 증권사 온라인 채널의 역할 차이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는 9월 30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10영업일 동안 판매된다. 모집액은 6000억원으로 물량이 모두 소진되면 조기에 판매를 끝낼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