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라면 3분기 성적표… 삼양·농심 견조한 성장세에 오뚜기와 격차 확대

유통·소비재 / 김은선 기자 / 2025-11-19 18:55:10
해외가 갈라놓은 라면 3사의 운명… K콘텐츠·매운맛·온라인의 시대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국내 라면 3사의 3분기 실적은 ‘해외 매출 비중’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삼양식품과 농심은 해외 시장에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며 K라면의 글로벌 위상을 다시 한번 입증한 반면, 오뚜기는 해외 사업에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성장 격차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말레이시아에 편의점에 진열된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과 농심 신라면/사진=김은선 기자


◆ 삼양식품, 매출 80%가 해외… 매운맛 글로벌 시대의 절대강자

삼양식품의 3분기 해외 매출은 5105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80%에 육박했다. 미국 고관세 리스크의 정면 타깃으로 지목됐던 회사지만, 실제로는 미국 외 지역 수요가 급증하며 타격을 거의 받지 않았다. 밀양2공장 가동 확대로 공급량을 키웠고, 해외 시장 가격 인상 전략까지 맞물리면서 글로벌 외형은 더욱 커졌다.

불닭볶음면 시리즈 누적 판매량은 지난 9월 24일 기준 80억개를 돌파했다. 2012년 출시 이후 2023년 50억개, 지난해 70억개를 차례로 넘어서며 폭발적 성장세를 유지했다. ‘불닭 챌린지’로 상징되는 매운맛 콘텐츠가 전 세계 소비자들을 끌어당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 농심, 해외 비중 40%… 미국·유럽·아시아가 동시에 열렸다

농심은 3분기 매출 8712억원 중 3172억원이 해외에서 나왔다. 해외 매출 비중은 약 40% 수준이며 내년에는 더 확대될 전망이다. 미국 월마트 진입, 유럽 판매법인 설립 등 글로벌 유통망 확장이 실적을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의 협업 제품이 해외에서 흥행 신호를 만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콘텐츠와 라면 브랜드를 결합한 시도가 신라면 해외 확장에 새로운 국면을 열 것이란 기대가 커져 있다.

 

▲ 케이팝데몬헌터스와 콜라보한 제품들(새우깡,신라면,신라면 툼바)/사진=농심


◆ 오뚜기, 전열 정비했지만 아직은 ‘초기 단계’

오뚜기 역시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글로벌사업본부에 외부 인재를 영입하고, 오너 3세가 미국 법인에서 현지 사업을 총괄하는 등 조직적 지원을 강화했다. 하지만 해외 매출 비중은 10% 수준에 머문다. K라면 열풍의 중심축인 ‘매운맛 콘텐츠’와 ‘대표 브랜드 파워’ 측면에서 경쟁사 대비 약한 구조가 장애물로 꼽힌다.

라면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약 30%에 불과하다. 카레·소스·즉석식품 등 다각화된 사업 구조는 강점이지만, 글로벌 수요가 폭발하는 라면에 집중하기 어려운 환경이기도 하다. 대표 제품인 진라면 또한 해외 화제성에서는 불닭볶음면·신라면 대비 밀린다는 지적이 많다.

케첩·마요네즈 등 ‘미국식 식문화’를 기반으로 한 주력 상품 구조 역시 해외 확장에서 한계로 작용한다. 이미 ‘하인즈’가 장악한 시장에서 오뚜기가 단기간에 존재감을 키우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 왜 3사의 격차가 벌어졌나… “매운맛·콘텐츠·온라인이 해외 판도를 바꿨다”

라면 기업들의 3분기 성적을 갈라놓은 핵심은 해외 수요를 선점한 능력이다. K콘텐츠 소비 확대, SNS 기반 챌린지, 온라인 유통 확장이 K라면의 새로운 성장 공식으로 자리 잡으며 시장 구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삼양식품과 농심은 일찍부터 ‘콘텐츠형 매운맛’ 전략으로 글로벌 소비자들과 연결됐다. 불닭 시리즈는 챌린지 문화의 상징이 되었고, 신라면은 한류 콘텐츠와 함께 자연스럽게 확산했다. 반면 오뚜기는 최근에서야 글로벌 전환 속도를 높이고 있어 아직 성과가 제한적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해외 시장이 국내 성장 정체를 돌파하는 유일한 길이라는 공감대가 강해졌다”며 “오뚜기에는 지금이 글로벌 전략을 다시 설계할 마지막 최적기”라고 말했다.


◆ 글로벌 즉석면 시장도 가파른 성장… K라면 확장의 기반 넓어졌다

시장조사기관 Data Bridge Market Research에 따르면 글로벌 즉석면 시장은 올해 약 637억달러 규모로 평가되었으며 2032년에는 958억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6.0% 수준으로 도시화와 간편식 수요 증가, 아시아 식문화 확산이 주요 성장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2025년 기준 점유율이 55.7%에 달해 가장 큰 시장으로 나타났으며 K라면의 해외 저변 확대에 유리한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식품기업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미국 중국 동남아 등으로 수출을 확대하면서 전반적적으로 실적이 탄탄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현지화 전략이 맞물리며 해외 사업 비중이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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