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개인 불이익 없앤다...'공매도 개선안'의 키워드는 公平

체크Focus / 장연정 기자 / 2023-11-16 18:15:22
민당정협의회, 개인과 기관·외국인 공매도조건 동일 적용키로
담보율·상환기일 등 일률 적용..."기울어진 운동장" 해소에 중점
금융당국, "제도개선 충분치 않으면 공매도 금지기간 더 연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공매도 제도개선 민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유의동 정책위의장,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이복현 금감원장, 김정각 금융위 증권선물위 상임위원. <사진=연합뉴스제공>

 

증시의 공매도(空賣渡, short stock selling)를 전면 금지하고 대대적인 수술에 들어간 금융당국의 제도개선안의 핵심 키워드는 공평(公平)이다.


금융당국은 16일 여의도 국회에서 '공매도 제도개선방향 민당정협의회'를 열고 논란의 중심에 선 현행 공매도의 차별을 없애는 것을 골자로한 개편안의 밑그림을 내놨다.


금융당국이 공개한 공매도 제도개선 방향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공정한 상태에서 공매도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것으로 함축된다.


공매도 전면 금지와 제도 개선의 근거거됐던 개인투자자들의 불공정 논란을 불식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현행 공매도 제도는 기관과 외국인에 절대적으로 유리한게 사실이다. 개인들로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불리우며 불공정 지적을 끊임없이 받아왔던게 저간의 사정이다.
 

◇ 차입 공매도 상환기간 '90일+알파' 균등 적용

금융당국은 공매도 제도 자체가 일부 순기능이 있고 전세계적으로 도입된 일종의 '글로벌 스탠다드'란 점에서 아예 폐지하는 것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


대대적인 제도 개편을 위해 내년 6월까지 한시적으로 공매도를 전면 중단한 후 공매도 금지가 장기적으로 한국 증시를 둘러싼 대외 신뢰도 저하 등 부작용을 낳을 것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 것과 맥을 같이한다.


그런만큼 금융당국의 마련한 개선안은 현행 공매도 제도의 문제점을 철저히 분석, 공평한 한국식 공매도 제도를 만들어내겠다는 데 방점이 찍혀있다.

 

그 핵심은 공매도 플레이어들에 차별없는 조건, 즉 공정한 룰을 만드는 것과 모럴헤저드에서 기인한 불법 공매도에 대한 처벌수위와 강화이다.


금융당국은 우선 기관과 외국인이 유리한 조건에서 공매도를 남발, 불특정 다수의 개인투자자들 피해가 늘고 있다고 보고,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우는 데 공을 들일 계획이다.


개선안 초안에 따르면 당정은 일단 개인 공매도 투자자의 담보 비율을 기존 120%에서 105%로 인하할 전망이다. 담보율을 기관들과 같게 적용하겠다는 의미다.


공매도 거래를 위해 빌린 주식을 갚아야 하는 상환 기간도 개인과 기관이 같게 적용될 전망이다. 현재는 차입 공매도의 개인투자자의 상환기간은 90일이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제한이 없는 것을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이에 따라 개인과 기관 할 것 없이 일괄적으로 90일+알파(a)를 상환기간을 둘 계획이다. 외국인·기관이 주식을 빌릴 때 상호 협의 하에 언제든 상환기간 연장을 할 수 있어, 개인 투자자들로부터 사실상 ‘무기한’이라는 비판을 받아온데 따른 것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왼쪽)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투자자 신뢰 회복을 위한 공매도 제도개선방향 민·당·정협의회에서 김정각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 상임위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담보바율 기관·개인 모두 105%...불법 처벌 강화

그동안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선 외국인과 기관의 무분별한 대량 공매도가 주가의 급락을 불러오고 공매도 잔고가 많은 경우 주가의 강한 하방압력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


결국 공매도 담보비율은 ‘외국인·기관’ 기준으로, 상환기간은 ‘개인’ 기준으로 일원화, 조건을 공평하게 맞추게 됐다. ‘기울어진 운동장’의 개선을 줄기차게 요청했던 개인 투자자들의 숙원이 풀린 셈이다.


선진국의 상황을 봐도 담보율과 상환기관을 차등없이 적용하고 있다. 현재 미국(150%)과 일본(130%)은 외국인·기관과 개인의 담보비율이 동일하다. 미국의 경우 상환기한은 투자주체와 상관없이 증권회사와의 계약에 따라 3개월, 6개월, 1년 등으로 정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전면적인 제도개선과 함께 불법 공매도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단속과 처벌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불법 공매도에 대한 처벌 수위가 선진국들에 비해 '솜방망이' 수준으로 낮다는 문제 제기에 따른 것이다.


실제 미국에선 고의로 무차입 공매도 후 결제하지 않다가 적발되면 20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 달러(약 60억원) 이하 벌금을 부과한다. 독일과 네덜란드는 공매도 규정 위반 시 각각 50만유로, 200만유로(약 26억5788만원)씩 벌금을 책정하며 영국은 벌금에 상한이 없다.

 

프랑스는 1억유로(약 1328억원)나 법인 기준 이득의 10배의 금액까지 벌금을 부과하고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내리고 있다. 다만 일본의 경우 불법 공매도 처벌로 30만엔(약 288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상대적으로 처벌 수위가 약하다.

◇ "충분한 제도개선 안되면 공매도 금지 더 연장"


우리나라의 경우 불법 공매도에 대한 처벌 강화 차원에서 2020년말 자본시장법을 개정, 1년 이상의 징역(최대 30년, 가중 시 50년) 또는 부당이득액의 3~5배 이하 벌금 부과가 가능하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금융당국은 이에 따라 이번 제도개선을 계기로 불법 공매도를 엄벌한다는게 기본 방침이다. 민당정협의회는 이날 “불법 공매도 거래자에 대한 주식거래 제한, 임원 선임 제한 등 제재 수단을 다양화하고 처벌 수준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행·의정 감시네트워크중앙회 등 단체 회원들이 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불법 공매도를 막기 위한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불법 공매도에 대한 단속도 강화할 예정이다. 지난달 BNP파리바와 HSBC의 560억원대 불법 무차입 공매도 적발을 계기로 10여 개 글로벌 투자은행(IB)에 대한 전수조사 실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무차입 공매도를 시스템적으로 사전 차단하기 위한 기관투자자 내부 전산시스템과 내부 통제 기준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검토에 들어갔다.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외부적으로 무차입 공매도를 실시간으로 원천 차단하는 시스템 구축에 대해서도 금감원, 거래소를 중심으로 유관기관, 전문가 투자자 등과 함께 구축 가능성 및 대안 등을 추가 검토하기로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당정은 이번 초안을 바탕으로 수정과 보완 등 추가 논의를 거쳐 최종 개선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제도개선이 충분하지 않으면 공매도 금지를 더 연장하겠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이 공매도 제도개선의 큰 틀을 발표함에 따라 그간 증시의 질서를 교란시키고 불공정 거래 수단으로 악용돼온 공매도가 증시의 건전성을 높이는 기폭제될 지 결과가 주목된다.

 

토요경제 / 장연정 기자 toy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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