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달만에 2500선 내준 코스피...잇단 악재에 '박스피' 이탈

체크Focus / 박미숙 / 2023-09-25 18:11:50
외인 6연속 팔자, 기관 동조…5월 이후 4개월여만에 2500선 하회
삼성 등 대형주 상승에도 '테슬라쇼크' 탓 배터리 종목 약세 원인
美긴축강화 장기화 우려 등 악재 많아 당분간 약보합세 이어갈듯
▲코스피가 외국인의 매수세로 인해 2500선이 무너졌다. 사진은 지난 2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연합뉴스제공>

 

코스피가 넉달여만에 2500선을 내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이 지난 20일(현지시간) 고강도 긴축을 장기간 이어갈 것을 시사한 이후 3거래일 내리 하락, 결국 25일(종가기준) 2500선이 무너졌다.


연준의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매파적 발언 외에도 국제유가 급등, TSMC발 반도체 수요위축 가능성, 테슬라의 중국판매 급감 등 악재가 차곡차곡 쌓인 탓에 투심이 위축된 결과다.


24일(현지시간)엔 미국 정부의 셧다운 가능성이 다시 불거지며 글로벌 증시를 끌어내렸다. 이에 외국인들은 6거래일 연속 매도에 나서며 힘겹게 버티던 코스피 2500선이 허물어졌다.

◇ 외국인 집중 매도에 2500~2600대 '박스피' 벗어나

무려 넉달이 넘도록 지수 2500~2600대의 박스권에서 지리하게 움직이며 ‘박스피’란 별칭까지 얻었던 코스피는 25일 오전 소폭 상승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내 약세로 돌아선 후 전장보다 12.37포인트(0.49%) 내린 2,495.76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2500선 아래로 내려온 건 지난 5월 17일(2494.66) 이후 4개월여 만이다.


거래대금 부진 속 외국인의 집중 매도세가 코스피가 2500 아래로 밀리는 데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했다. 코스피는 이날 장중 한때 2486.44까지 밀렸다가 장 마감시간이 다가서면서 그나마 낙폭을 줄였다.


외국인의 ‘셀 코리아’가 코스피 2500선 지지를 가록막았다. 지난 18일 이후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도세를 이어간 외국인은 이날도 1339억원어치를 내다팔았다. 개인(485억원)과 기관(704억원)이 매수로 맞섰으나 역부족이었다.


가뜩이나 매수심리가 위축된 마당에 미국의 고금리 우려와 예산안 합의 불발에 따른 셧다운 리스크가 부각되며 뉴욕증시가 일제히 하락한 여파가 주말을 지나 장을 연 코스피에 그대로 전달됐다.


22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6.58포인트(0.31%) 하락한 3만3963.8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와 나스닥지수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여기에 테슬라쇼크가 불난 집에 부채질을 했다. 테슬라의 중국 전기차 판매량이 급감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4% 넘게 내리며 코스피의 강력한 축을 형성하고 있는 배터리(2차전지) 관련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실적 대비 지나치게 높게 평가됐다는 밸류에이션 논란으로 심한 조정을 받고 있는 배터리주는 테슬라쇼크를 견디지 못하고 일제히 급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3.05%, POSCO홀딩스가 5.27% 하락했고, LG화학(-1.55%), 삼성SDI(-2.25%)도 예외가 아니었다. 

 

배터리 테마주 형성의 주역인 에코프로비엠(-8.89%), 에코프로(8.05%) 등 '에코프로 형제주'는 약속이라도 한듯 모두 8%가 넘게 폭락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파월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당분간 긴축을 계속할 뜻을 분명히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미국발 4대 악재 등 불안요인 많아 4분기 전망 불투명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거래대금이 줄어들고 2차전지주가 약세를 보이며 낙폭이 확대됐다”며 테슬라가 약세를 보인데다 배터리종목의 과도한 밸류에이션 논란에 좀처럼 힘을 받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대부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운수장비와 유커특수가 기대되는 섬유의복이 1%, 눈길을 끌었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가 강보합세로 거래를 마친게 그나마 낙폭을 줄이는데 톡톡히 기여했다.


4개월여만에 박스피를 이탈한 코스피는 당분간 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악재는 쌓이고 있는데 이렇다할 호재가 눈에띄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선 4분기 코스피 밴드(예상 등락 범위)를 2450∼2750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어서 전망은 잿빛이다.


고성능 제품을 중심으로 반도체 수출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으나, 지난 1년여간 한국 증시를 지탱해온 전기차, 배터리 괸련 종목의 최근 하방리스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코스피 거래 금액이 축소되고 있는 것도 불안감을 키우는 대목이다. 25일 기준 코스피 거래대금은 7조3004억여원이다. 20일 이후 4거래일 연속 7조원대의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거래 금액의 위축은 그만큼 거래가 활발하지 않고 매수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중국경제의 회복 지연, 100달러를 향해 치닫고 있는 국제유가 등 글로벌 경제회복과 증시의 반등을 가로막는 강력한 불안요인도 여전하다. 여기에 긴축 장기화, 자동차노조 파업 확대, 학자금 대출 상환 재개, 셧다운 리스크 고조 등 미국발 4대 악재도 경우에 따라 코스피 반등에 직격탄이 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2500선이 붕괴됐다고는 하나 2500선을 이탈하고 회복의 문제가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4분기 이후 증시반등에 대한 기대감 보다 증시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란 불안감이 더 크다"고 입을 모은다.

 

토요경제 / 박미숙 기자 toy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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