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 정산 주기 칼 빼든 공정위… 유통업계 전반 영향 촉각

체크Focus / 김은선 기자 / 2026-01-06 18:10:21
직매입 60일→30일·특약매입 40일→20일 단축 추진
납품업체 보호 취지 속 자금 운용 부담 우려도 병존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 이후 정부가 유통업체의 대금 정산 구조 손질에 나섰다. 
 

▲네이버 로고/사진=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지난달 28일 이런 내용의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대규모유통업법)'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개정안은 조만간 발의할 계획이다.

 

납품업체 보호를 명분으로 정산주기를 단축하겠다는 취지지만, 유통업계에서는 자금 운용과 운영 방식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회 차원의 입법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원내부대표인 박상웅 의원은 대규모유통업자의 판매대금 지급 지연과 입점업체의 과도한 판매장려금 부담을 개선하기 위해 대규모유통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지난달 31일 대표 발의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해당 발의는 정부안과는 별도로 의원실에서 먼저 발의한 걸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정부안과는 별도로 국회에서 먼저 제도 개선 논의가 시작된 셈이다. 

 

개정안이 통과되더라도 즉시 시행하기보다는 최대 1년의 유예기간을 두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개정안의 핵심은 정산기한 단축이다. 납품업체로부터 상품을 직접 매입해 판매하는 직매입 거래는 현행 60일에서 30일로, 특약매입·위수탁 거래는 40일에서 20일로 정산기한을 줄이는 내용이 담겼다. 공정위는 이를 통해 중소 납품업체의 현금흐름을 개선하고 정산 지연으로 인한 위험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정산 구조 개편 논의는 티메프 사태를 계기로 본격화됐다. 당시 상품은 판매됐지만 대금이 제때 지급되지 않으면서 납품업체와 입점 판매자의 피해가 이어졌고, 정산금 관리 체계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잇따랐다. 이후 유통·플랫폼 전반의 거래·정산 구조를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다만 업계에서는 정산주기 단축이 기업별로 미치는 영향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정산주기가 이미 짧은 기업은 부담이 크지 않지만, 기존에 상대적으로 긴 정산 구조를 운영해온 기업은 자금 운용과 시스템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직매입 비중이 높은 이커머스 플랫폼인 네이버·쿠팡·마켓컬리·SSG닷컴·11번가를 비롯해 대규모 매장 중심인 이마트·다이소 등도 제도 변화에 맞춰 방식을 재정비해야 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특히 직매입 비중이 높은 쿠팡을 비롯해 대형마트와 생활용품 유통업체 등도 제도 변화에 맞춰 운영 방식을 재정비해야 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법이 개정되면 기업 입장에서는 제도에 맞춰 운영을 조정할 수밖에 없다”며 “유통사와 납품업체는 상생 구조로 가야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하다는 점에서 정책 취지에는 공감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부 입장에서는 납품업체가 상대적으로 ‘을’의 위치에 있다는 점에서 보호한다는 취지는 공감은 간다”며 “기업 혁신을 지원하는 균형 있는 정책도 함께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해외 주요국의 경우 유럽연합(EU)과 영국은 기본 지급 기한을 30일로 두되 계약에 따라 최대 60일까지 허용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법적 상한을 두지 않고 거래 당사자 간 계약에 맡기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례를 참고해 국내 유통 구조와 거래 관행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정부의 정산주기 단축 논의가 납품업체 보호와 유통업 안정이라는 두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지, 향후 입법 과정과 세부 설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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