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기차 리스시장 폭풍성장...K자동차, IRA의 돌파구?

체크Focus / 이중배 기자 / 2023-05-08 18:05:06
전기차 신차 리스비중 12월 9.7%→3월 34.3%로 석달 새 24.6%p 늘어
리스용 전기차 IRA보조금 대상 포함...현대車 리스 비중 대폭 확대
▲호세 페르난데스 미 국무부 경제성장·에너지·환경차관이 지난 1월10일 외교부에서 이도훈 외교부 2차관과 양자 협의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올들어 미국 전기차 리스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으로 궁지의 몰린 K자동차에겐 희소식이다.


원래 IRA의 보조금 지급대상인 전기차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제품으로 제한된다. 전기차 전량을 국내서 생산중인 현대차그룹 등 K자동차가 IRA의 최대 피해자로 여겨졌다.


긴박한 상황에서 미 재무부가 지난해 12월 29일 K자동차의 숨통을 터주는 의미있는 IRA 추가 지침을 내놨다. 리스 등 상업용 판매 전기차는 북미 현지 조립 등의 요건과 무관하게 보조금을 주기로 한 것이다.


일반 전기차로는 보조금을 받을 수 없어 현지업체와의 가격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지만, 리스용으로 수출할 경우엔 보조그 혜택을 받게됨으로써 IRA피해를 최소화할 돌파구가 열린 셈이다.


이런 상황에 미국 전기차 리스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는 것은 국내 전기차업체들의 미국수출에는 매우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일만한다.

■ IRA예외적용 후 리스 전기차 비중 석달만에 급증

리스 차량은 IRA상의 '북미 최종 조립' 요건 등을 충족하지 않아도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되면서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리스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에 따르면 미국 시장의 전기차 신차 가운데 리스 비중이 지난해 12월 9.7%에서 지난 3월엔 무려 34.3%로 늘어났다. 석달만에 리스 비중이 24.6%포인트 증가한 셈이다.


미국 자동차 신차 가운데 전기차 비중이 아직 10%도 안 되고 내연기관차가 대다수인 가운데, 전체 시장보다 전기차 시장에서의 리스 비중 증가세가 두드러진다는 게 PIIE 설명이다.


2010년∼2019년까지 10년간 미국 승용차 신차 시장에서 리스 비중은 연평균 25%였다. 그런데, 지난 1분기 등록된 신차중 리스용 전기차 비중이 35%에 육박하며, 돌풍을 일으킨 것이다.


미국의 리스 수요는 작년말까지는 감소세가 뚜렷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따른 신차 생산 차질로 중고차 가격이 오르자, 리스 차량 이용자들이 차익을 기대하고 계약기간이 끝난 리스 차량을 대거 매입한 결과다.


상황이 역전된 것은 미 재무부가 리스차량에 대해 IRA 예외적용을 한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북미에 공장이 없는 한국, 일본, 유럽 등이 전기차업체들이 리스시장에 대한 공격적 마케팅을 전개한 때문이다.

■ 현대차 리스 전략 대변화로 美리스비율 35% 확대

현대차그룹의 경우 미 재무부의 추가 지침 발표가 나오자마자 경쟁력 있는 리스료 책정을 통해 기존 3∼5% 수준이던 상업용 판매 비중을 30%대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당시 밝힌 바 있다.


당초 IRA의 최대 희생양이 될 것이란 우려를 낳았던 현대차가 가장 적극적이다. 현대차 서강현 부사장(기획재경본부장)은 지난달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상업용 리스 차량 비율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IRA에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덕분에 당초 우려와 달리 현대차그룹의 1분기 미국 수출은 줄어들기는 커녕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전략적인 마케팅 변화를 통해 기존에 5%에 불과하던 리스 비율이 지난달 기준 35%까지 확대, IRA시행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의 전기차 판매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이 리스 시장으로 IRA의 예봉을 피해간 셈이다. 여기에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제네시스 등 하이엔드 제품 판매가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며 현대차는 별다른 IRA 타격이 없이 1분기에 수출과 실적 모두에선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PIIE의 채드 바운 선임연구원은 "리스 차량에 대한 IRA 보조금 결정에 대해 바이든정부가 '경제적 폭탄'이 될지도 모를 정책을 조용히 발표했다면서 "유럽·한국·일본 등에서 조립된 리스 차량이 갑자기 세제 혜택 대상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소비자들이 전기차 리스를 통해 세제 혜택을 받기 시작하면 '북미 최종 조립' 요건 등에 따른 제한이 상당히 약해질 것"이라면서 "한국이나 유럽연합(EU) 전기차업체들이 영향을 받을 지는 결국 소비자들이 리스로 바꿀지에 일정 부분 달려있다고 봐야한다"고 덧붙였다.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K자동차 중 판매 1위에 오른 기아 니로EV. <사진=기아제공>

 

■ 유럽 소형 전기차 판매 호조..."K자동차 질주 계속될듯"

리스용 전기차로 북미 IRA여파를 최소화하는데 성공한 현대차그룹은 유럽에선 소형차종과 준중형급 차종을 앞세운 것이 주효하고 있다. 8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올 1분기 유럽 전기차 판매량은 3만3831대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1만4703대)의 2배가 훨씬 넘는 판매량이다.


유럽연합이 2035년부터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금지하면서 폭스바겐, 벤츠, BMW 등 유럽 전기차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아 니로EV가 유럽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니로는 1분기 판매량이 8758대로 현대차그룹 전기차종 중 가장 많이 팔렸다. 그 다음은 기아 EV6(8574대), 현대차 코나EV(7743대), 아이오닉5(6114대) 등의 순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IRA로 인한 K자동차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업계, 정부, 관계기관 등이 합심, 미 재무부가 상업용 차량에 한해 IRA예외규정을 적용한게 신의 한수가 된 것같다"면서 "업계가 북미와 유럽의 상황에 맞게 전략적으로 대응한 덕택에 당분간 K자동차의 고속질주는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중배 기자
이중배 기자 안녕하세요. '토요경제' 이중배 기자입니다.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뷰티트렌드]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웰에이징 R&D 확대

    [뷰티트렌드]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웰에이징 R&D 확대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건강수명과 노화 관련 연구개발(R&D)을 확대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건강기능식품 신소재 개발에 나섰고 아모레퍼시픽은 노화에 따른 모발 강도 저하와 관련한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연구했다.LG생활건강은 지난 17일 한국식품연구원과 건강기능식품 신소재·분석 기술 개발과 식품 분야 연구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1

    2
    [건설사동향] 현대엔지니어링 거제 1963가구 공급·포스코이앤씨 분당 1순위…중흥토건 100억 담보 연장

    [건설사동향] 현대엔지니어링 거제 1963가구 공급·포스코이앤씨 분당 1순위…중흥토건 100억 담보 연장

    현대엔지니어링이 조선업 회복세가 이어지는 거제에서 1963가구 대단지 분양에 나선다. 포스코이앤씨는 분당 리모델링 단지의 일반분양 청약에 들어갔고, 중흥토건은 계열사로부터 제공받은 100억원 규모 담보의 만기를 연장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오는 10월 경남 거제시 옥포동 1670번지 일원에서 ‘힐스테이트 거제시그니처’를 분양할 예정이다.단지는 지하 7층~지

    3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계가 토큰증권과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공모주·가족 자산관리와 문화 콘텐츠 마케팅으로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KB증권은 기관투자자 대상 토큰증권 사업에 나섰고 신한투자증권은 AI 투자정보 서비스를 출시했다. 대신증권은 공모주 청약증거금에 이자를 지급하며, 한국투자증권은 가족 자산관리, 키움증권은 e스포츠를 앞세워

    4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대표 이한우) 주가가 최근 1년간 130% 넘게 상승했지만 52주 최고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30% 이상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근 한 달간 다시 20% 넘게 오른 가운데 증권가는 해외 원전 사업이 실제 계약과 수주로 이어지는지를 향후 주가 흐름의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

    5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 충돌을 두 달 더 미뤘다. 그러나 한국 기업에 더 직접적인 희토류 공급과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 기술통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부터 현대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까지 당장의 통상 충격은 낮아졌지만 공급망 경쟁은 계속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