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예산 6천억 살아났다...여야, 내년 예산 656.9조 극적 합의

체크Focus / 이중배 기자 / 2023-12-20 17:53:57
증감액 비슷, 총액 정부안과 동일...R&D부문 올해보다 4.6조↓
첨단기술 R&D는 늘어...12대 국가전략기술 확정, 예산 확대
새만금3천억↑, 지역화페 3천억편성...국회, 21일 의결예정
▲여야가 20일 국회에서 2024년도 예산안에 대해 극적 합의했다. 이로써 내년 예산은 법정기한을 19일 넘긴 21일 오전 국회 본히의에서 의결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제공>

 

내년도 연구개발(R&D) 예산이 기존 정부안보다 6천억원 정도 살아났다. 이로써 내년 R&D 예산은 올해(31조1천억원)보다 4조6천억원 줄어든 26조5천억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과학기술계, 정부출연 연구소, 야당의 집단 반발에 결국 여당이 일부 양보하면서 합의점을 찾은 것이다. 

 

그러나, 과학기술계는 "늘려도 시원찮은 마당에 4조원이 훌쩍 넘는 예산이 줄어든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정부는 선택과 집중의 원칙에 따라 12대 국가전략기술을 비롯한 첨단산업 분야의 R&D 예산은 올해보다 크게 증액이 이루어진 점에 주목해달라고 강조한다.

◇ 지출 증가율 2.8% '긴축 예산'...19년만의 최저 수준

국민의힘과 더블어민주당이 20일 오후 656조9천억원 규모의 내년 예산안 처리에 전격 합의했다. 여야는 그동안 R&D 예산 증액 등 주요 쟁점 사항에서 팽팽히 맞서며 올해도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일(12월2일) 18일이나 넘긴 것이다.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법정시한을 맞추지 못하는 달갑지 않은 기록을 만들었다. 대통령실은 "늦었지만 여야 합의하에 예산안이 확정돼 다행"이라며 "예산안이 잘 집행되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20일 국회에서 2024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한 합의를 마친 뒤 합의문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회동을 가진 후 기자들과 만나 “양당 간에 양보와 타협을 통해 예산안 합의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윤재옥 대표는 “민생과 나라경제를 감안,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양보와 타협을 통해 합의에 이르렀다”며 “법정시한을 넘긴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내년도 국가 예산이 국민 삶과 대한민국 미래에 있어 매우 중요한 예산이기에 상당한 노력과 협의가 진행되면서 불가피하게 일정이 지연됐다”며 “다소 아쉬운 측면이 있지만 양당이 최선의 협상을 통해 합의했단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양당의 합의로 내년 예산안은 총 656조9천억원으로 확정됐다. 주요 항목별로 증액과 감액이 이루어졌으나 전체 지출 증가율 2.8%의 긴축편성이다. 

 

정부가 지난 8월 확정한 정부안과 총액은 같다. 정부와 여당 입장에선 야당 요구를 반영하되 '건전 재정'이란 기본 틀만큼은 유지한 셈이다.


정부지출 증가율 2.8%의 긴축 예산이다. 이는 정부 재정 통계가 정비된 200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여야는 또 국가채무와 국채발행 한도 역시 정부안보다 늘리지 않기로 합의했다.


19년만의 최대 긴축편성임에도 내년 정부수입 급감으로 정부재정 악화는 불가피하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내년 총 수입은 13조6천억원(2.2%) 줄어든 612조1천억원 수준이다.


이에 따라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58조2천억원에서 92조원으로 33조8천억원 늘면서 GDP 대비 적자 비율이 2.6%에서 3.9%로 1.3%포인트 높아질 전망이다. 

 

국가채무 역시 61조8천억원 늘어나게 됐다. 정부는 앞으로도 재정수지 악화를 최대한 억제, 오는 2025년부터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를 3% 이내로 관리한다는 목표다.

◇ '이재명표 예산' 3천억 첫 편성...감액예산 미공개

우여곡절 끝에 최종 합의를 이끌어낸 내년 예산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R&D부문다. 당초 정부안에선 R&D예산의 누수와 일부 카르텔에 의한 나눠먹기식 증액이 반복돼왔다며, 내년 예산을 올해보다 5조2천억원 삭감했다.


이후 과학기술계의 반발이 빗발치고 야당의 강력한 R&D예산 증액 편성 요구로 예산안 합의가 지연되자 여당이 일부 양보하면서 정부안보다 6천억원이 순증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달 15일 오전 대전시 중구 용두동 민주당 대전광역시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에서 R&D 예산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정부와 여당은 전체 R&D 예산은 올해보다 4조6천억원 가량 줄어들었지만, 대신 첨단기술 분야의 예산은 크게 늘어났다고 강조한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12대 국가전략기술과 50개 중점기술을 공식 확정한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12대 전략기술 예산을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릴 방침이다.


정부가 지정한 12대 전략기술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첨단 모빌리티 ▲차세대 원자력 ▲첨단 바이오 ▲우주항공·해양 ▲수소 ▲사이버 보안 ▲인공지능(AI) ▲차세대 통신 ▲첨단 로봇 ▲양자 등이다.


새만금 관련 예산도 3천억원 증액됐다. 이는 새만금지역 입주기업의 원활한 경영 활동과 민간 투자 유치를 지원할 수 있는 사업에 투입될 예정이다.


소위 '이재명표 예산'으로 불리는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발행 지원 예산도 처음으로 편성됐다. 여당은 당초 관련예산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으나 합의 과정에서 민주당 요구액(7053억원)의 절반인 3천억원 규모로 결정됐다.


여야는 이날 증액이나 신규편성 외에 감액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민주당이 요구해 온 검·경 등 특수활동비·예비비·공적개발원조(ODA) 예산 등이 감액 사업에 포함됐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여야가 내년 예산안에 최종적으로 합의함에 따라 정부는 곧바로 시트 작업(예산 명세서 작성)에 돌입하고 21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어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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