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닉스·현대차 시총 500조원 증발…외국인 의존 증시 취약성 드러나

증권·자본시장 / 양지욱 기자 / 2026-03-04 17:46:39
2월 27일 종가 대비 삼성 264조원·하이닉스 186조원·현대차 35조원 날아가
해외 투자자 2월26일부터 3월3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약 14조원 이상 순매도
국내 증시, 외국인 자금과 글로벌 변수에 좌우되는 구조적 한계 재확인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확전 양상을 보이면서 국내 증시가 직격탄을 맞았다.

코스피 6000을 주도했던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자동차 3개 기업 주가는 2월 말 종가 대비 20% 이상 급락하면서 3사 시가총액만 500조원 가까이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중동 리스크로 국내 증시가 허무하게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자본시장의 구조적 한계를 극명하게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 코스피가 미국과 이란 간 전쟁 발발 여파로 역대 최대 폭으로 폭락해 5,100선마저 내준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사진=연합뉴스

4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17만1900원으로 2월 말 종가(21만6500원) 대비 약 21% 하락했다.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109만9000원에서 84만2000원으로 약 23% 급락했으며, 현대자동차 역시 67만4000원에서 50만1000원으로 약 26% 하락하는 등 국내 대표 대형주들이 일제히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 감소 규모도 막대해졌다. 이날 종가 기준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약 1019조원, SK하이닉스는 605조원, 현대자동차는 103조원으로 집계됐다.

미국·이란 충돌 이전인 지난달 27일 종가와 비교하면 삼성전자는 264조원, SK하이닉스 186조원, 현대자동차에서 35조원이 감소하면서 세 기업에서만 약 485조원 안팎의 시가총액이 사라졌다.

이는 전체 코스피 시장의 약 20% 규모에 해당한다. 금액 기준으로는 국가 연간 전체 예산의 75%에 달하며, 현대차그룹 전체 상장사(시가총액 약 330조~350조원)가 한 순간에 사라진 것보다 큰 규모다.


◆ 국내 증시, 외국인 자금과 글로벌 변수에 좌우되는 구조적 한계 재확인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로 한국 증시가 외국인 자금과 글로벌 변수에 크게 좌우되는 구조적 취약성을 다시 확인한 사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 증시는 반도체와 자동차 등 특정 산업의 대형주 비중이 높고 외국인 투자자 비중 역시 크다는 점에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될 경우 글로벌 투자자들은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는 경향이 있는데, 이 과정에서 외국인 보유 비중이 높은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집중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는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2월26일부터 3월3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약 14조원 이상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 이번 조정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등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동시에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지수 낙폭을 키웠다. 

 

여기에 원유 수입의 약 70%를 중동 지역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 경제 구조 역시 시장 불안의 중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중동 지역의 군사 충돌이 확대될 경우 에너지 가격 상승과 물류 비용 증가 등 실물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자 심리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금융시장 변동성도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중동 정세 불안이 커지면서 글로벌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빠르게 확산됐다”며 “외국인 비중이 높은 반도체 종목을 중심으로 매도세가 집중되면서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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