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범으로 기울어진 한국앤컴퍼니 '형제의 난'...아버지가 진압?

체크Focus / 장연정 기자 / 2023-12-15 17:37:24
조 명예회장 지분 2.7% 장내 매수...차남 조 회장에게 힘 실어
조회장측 45.6% 지분 확보...'장내매수' MBK-조현식측 불리
주가 폭락 "경영권분쟁 종료" 인식...MBK '시세조정' 고발 반격
▲2차 형제의 난에서도 아버지인 조양래 명예회장의 도움으로 경영권 방어에 유리한 고지를 점한 조현범 회장. <사진=연합뉴스제공>

 

한국앤컴퍼니의 경영권을 둘러싼 '2차 형제의 난'의 판세가 동생인 현 조현범회장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조 회장의 '백기사'를 자처하고 있는 부친 조양래 명예회장이 지분을 더 늘린데다, 우호지분까지 포함하면 이미 확보된 지분만 45%가 넘기 때문이다.


현재 조회장과 특수관계인, 우호 지분, 그리고 국민연금공단(3.80%)까지 다 합쳐 조 회장측은 확보한 지분은 전체 의결권 주식의 약 50%에 육박한다.


동생을 대상으로 공격적 M&A에 나선 형 조현식고문측이 경영권을 가져오기 위해선 나머지 유통주식 전부를 공개매수로 확보해야 가능한 데, 이는 이론적은 얘기일 뿐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시장이 이를 그대로 증명했다.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종료된 것으로 판단, 매물이 쏟아지며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15일 전일 대비 25%이상 폭락했다.

◇ 조 명예회장, 경영권 사수 지원차 주식 570억 매입

아버지의 등판이 두 아들간의 치열한 경영권 분쟁에 결정적 한수가 됐다. 조양래 명예회장은 지난 7일부터 여섯차례에 걸쳐 장내매수 방식으로 한국앤컴퍼니 지분 2.72%(258만3718주)를 취득했다. 평균 매수가는 2만2056원이며 총 569억8648만원이 투입됐다.


조 명예회장이 차남인 조 회장에게 자신의 보유 지분 전량(23.59%)을 블록딜로 넘기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지 3년6개월만에 형제의 난을 종식시키기 위해 직접 발벗고 나선 것이다.


조 명예회장이 차남인 조 회장에게 힘을 몰아주기 위해 추가 지분을 매입함에 따라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기존 42.89%에서 45.61%로 높아졌다. 여기에 우호 지분까지 고려하면 경영권 방어에 필요한 50% 이상의 지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다.

 

▲1차 한국앤컴퍼니 형제의 난 당시 성년후견 심문 출석중인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 <사진=연합뉴스제공>

 

반면 형인 조 고문의 지분율은 18.93%에 불과하다. 조 고문 편인 차녀 조희원 씨 보유지분(10.61%)을 합쳐도 29.54%로 30%도 채 안된다.


당초 조 고문측은 MBK파트너스의 투자목적 자회사 벤튜라가 주당 2만원에 공개 매수를 통해 20.35∼27.32%(1931만5214∼2593만4385주)를 공개매수할 경우 49.89%~56.86%의 지분율을 확보하며 경영권 장악이 가능할 것으로 봤으나, 결국 조 명예회장의 선제 공격에 경영권 탈환이 물거품이 될 전망이다.


상황이 꼬이며 궁지에 몰린 MBK측은 돌연 조 명예회장을 한국앤컴퍼니 시세조정을 고발하며 반격에 나섰다. 한국앤컴퍼니에 대한 공개매수를 진행 중인 MBK는 15일 조양래 명예회장의 지분 매입과 관련 시세조종 등이 의심된다며 금감원에 조사를 요청했다.


MBK는 이복현 금감원장과 조사1국 시장정보분석팀에 조 명예회장에 대한 시세조종 조사를 촉구하는 '자본시장법 위반 조사 요청서'를 정식 제출했다. 자신들이 제시한 공개매수가(2만원) 이상으로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목적으로 조 명예회장이 높은 단가에 주식을 취득했다는게 MBK측의 주장이다.

◇ 조회장측 "총알 충분"...1차 이어 2차 형제 난도 압승?

실제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지난달 20일 이후 공개매수 발표 전날인 4일까지 30% 가량 급등했다. 공개매수 공시 전 닷새 동안 특정 세력이 주식 공개매수 정보를 이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한국앤컴퍼니의 주식 공개매수 전 선행매매 세력이 있었는지 들여다보고 보고 있다. 금감원은 한국앤컴퍼니의 선행매매 정황이 발견될 경우 정식 조사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한국앤컴퍼니와 조 명예회장측은 적법한 절차에 의해 주식을 매수했을뿐 시세조정은 일체 없었다고 항변한다. 조 명예회장은 지난 7일부터 한국앤컴퍼니 주식 총 258만3718주를 장내 매수했으며, 주당 평균단가는 2만2056원이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본사 테크노플렉스 전경. <사진=한국앤컴퍼니제공>

 

시장에선 MBK측이 조 명예회장을 시세조정 혐의로 금감원에 고발한 것과 상관없이 이번 2차 형제의 난은 싱겁게 끝날 것으로 보고 있다. MBK와 조 고문 측이 경영권싸움을 이어가기 위해 공개매수 가격을 더 올리는 것은 오늘이 데드라인이다.


시장에선 MBK가 공개매수가를 추가로 올려 다음주에 주가가 다시 2만원을 넘어선다면 조 회장측이 장내매입이나 대항 공개매수 등 모든 방안을 동원해 추가 지분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로선 조 회장측의 총알(자금력)이 충분하다는 점에서, 조 고문측이 설령 공개매수를 포기하지 않더라도 조 회장측이 50% 이상 지분 확보하는 게 훨씬 유리한게 사실이다.


업계는 이번 한국앤컴퍼니의 2차 형제의 난이 또다시 동생 조 회장의 압승으로 마무리되고 조 회장의 경영지배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 2020년 6월 조 명예회장이 자신의 보유지분 23.59%를 차남 조회장에게 블록딜로 매각하면서 발생한 1차 형제의 난의 재판이란 얘기다.


당시 조 고문과 장녀 조희경, 차녀 조희원 등 3남매가 조 명예회장이 차남에게 경영권을 승계한 것에 반발, 조 명예회장의 결정에 대해 한정후견개시 심판까지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되며, 싱겁게 일단락됐었다.


결국 2년6개월에 걸친 한국앤컴퍼니 경영권 확보를 위한 두 차례의 경영권 분쟁에서 아버지인 조 명예회장이 자신의 후계자인 차남의 밀어줌으로써 형제의 난을 진압한 꼴이됐다.

 

토요경제 / 장연정 기자 toy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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