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실적 바닥 다진 삼성...3Q 반등, 갤Z5에 달렸다

체크Focus / 최영준 기자 / 2023-07-27 17:21:02
2Q 영업익 6685억, 前분기 대비 소폭 증가...매출 60조 턱걸이
반도체와 스마트폰 부진 속 가전·디스플레이·전장 등 선전
고성능 메모리와 폴더블폰 '갤Z5' 출시로 3반기 반등 예고
▲삼성전자가 26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한 '갤럭시Z5 언팩' 행사를 성황리에 마무리하며 본격적인 출시 모드로 전환했다 <사진=최영준기자>

 

삼성전자가 2분기에 반도체 부문에서만 4조 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낸 여파로 분기영업익이 6천억 원을 겨우 넘기며 적자를 면했다. 불과 1년 전만해도 10조 원이 훌쩍 넘는 영업이익을 내던 초우량기업이 2분기 연속 6천억 원대의 영업이익을 내는 초라한 신세로 전락한 것이다.


삼성의 영업이익은 1년 새 무려 20분의 1 토막이 났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감소하며 60조 원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이렇듯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기업 삼성의 2분기 실적은 액면상으로는 분명 'F학점'이다.


그러나 전분기에 비해선 매출과 이익이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바닥 탈출'의 시그널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는 점에 보다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실 섬성의 2분기 영업익은 시장의 컨센서스를 크게 웃돈다.


핵심 아이템인 반도체의 고전이 계속되고 '구원투수'로 등판했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신작 '갤럭시S23' 효과가 사그러든 것을 감안하면 나름대로 선전한 것이다. 3분기 이후 삼성의 실적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 반도체 대규모 적자 계속...출하량 증가 등 회복조짐

삼성전자는 27일 연결 기준 2분기 영업이익이 668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95.26%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지난 7일 삼성이 공시한 2분기 잠정실적(매출 60조 원, 영업이익 6천억 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매출은 60조55억 원으로 60조 원을 힘겹게 지켜냈다. 작년 동기(77조2천억 원) 대비 22.28% 감소한 수치다. 전분기 대비로도 매출은 3조2천억 원이 빠졌다. 순이익은 1조7236억 원으로 무려 84.47% 줄었다.


삼성의 분기별 영업이익은 글로벌 복합위기 직전인 작년 1분기 14조1천억 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작년 2분기까지 14조 원대의 영업이익을 유지하다가 3분기(10조8천 억원)부터 본격적인 하락세에 접어들었다.작년 4분기엔 영업이익이 10조 아래(4조3천억 원)로 떨어졌고 올해 1, 2분기 연속 6천억 원대로 쪼그라들며 적자전환을 위협받았다.


이같은 실적 악화는 핵심 캐시카우인 반도체의 부진 탓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반도체 업황 악화로 삼성은 2분기에 반도체 부문에서만 4조3600억 원의 적자를 냈다. 이에 따라 상반기 반도체부문의 누적 적자 규모는 9조 원에 육박한다.


삼성의 반도체부문은 금융위기 여파로 2008년 4분기(-6900억 원)와 2009년 1분기(-7100억 원)에 연속 적자를 낸 이후 무려 14년 만에 2분기 연속 적자의 쓴 맛을 봤다.


반도체부문은 매출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반도체 부문 매출은 작년 2분기 28조5천억 원에서 올 2분기엔 14조7300억 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영업이익도 1년만에 14조 원 넘게 증발했다.


그나마 위안거리는 D램 출하량 증가 등으로 1분기(-4조5800억 원)보다는 적자 폭이 미세하나마 줄었다는 점이다. 삼성측은 DDR5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중심으로 인공지능(AI)용 수요 강세에 힘입어 D램 출하량이 증가하며 전 분기 대비 실적이 다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메모리 시장의 수급에 결정적인 키를 쥐고 있는 메모리 재고가 5월에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에 진입한 것도 주목할만한 일이다. 삼성은 4월부터 범용 메모리를 중심으로 감산에 나서 재고량 감소가 예상돼왔다.


메모리와 함께 시스템LSI는 모바일용 부품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고객사 재고 조정으로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 반도체 부문의 효자로 자리매김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도 글로벌 경기 침체로 모바일 등 주요 응용처 수요가 약세를 보이며 이익이 감소했다.

 

▲삼성이 미미하게나마 영업이익이 반등하며 추락하던 실적이 이제 바닥을 찍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사진=연합뉴스제공>

 

■ 실적 부진에도 3분기 가능성에 주가 하루만에 '7만전자' 회복

반도체 사업 위주인 DS부문과 달리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2분기 매출 40조2100억 원, 영업이익 3조8300억 원을 기록했다. 이중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사업은 글로벌 수요 감소와 플래그십 신제품 출시 효과가 줄면서 전분기에 비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했다. 삼성은 매년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1~2월에 출시, 1분기에 비해 2분기 실적이 상대적으로 저조할 수 밖에 없다.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은 글로벌 TV 수요 감소에도 네오 QLED, OLED, 초대형 등 고부가 제품 판매에 주력한 덕분에 프리미엄 시장 리더십을 확대하며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 생활가전 역시 계절적 성수기를 맞아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를 통한 매출 증가와 물류비 등 비용 절감으로 수익성이 호전됐다. 디스플레이(SDC) 매출은 6조4800억 원, 영업이익은 8400억 원이었다.


전장 사업을 총괄하는 자회사 하만의 견고한 실적을 이어갔다. 하만은 매출 3조5천억 원, 영업이익 2500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소비자 오디오 수요 증가와 비용 효율화로 매출과 이익 모두 증가했다. 하만은 특히 역대 최대 규모의 전장 오더를 수주하며, 중장기 성장 기반을 다졌다.


삼성은 최악의 실적이 2분기 연속 이어졌음에도 투자엔 적극적이다. 올 2분기 시설 투자액은 14조5천억 원으로 2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중 반도체는 13조5천억 원, 디스플레이(SDC)가 6천억 원 수준이다. 연구개발비는 7조2천억 원으로 1분기에 이어 역대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삼성의 2분기 실적에 대한 시장과 업계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바닥을 재차 확인, 반등할 일만 남았다는 점에 주목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메모리 재고가 정점을 찍고 하락하는 등 D램 출하량 증가와 가격 하락 폭 축소로 적자 폭을 줄이고 있어 3분기 이후 실적반등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3분기부터는 범용 메모리의 감산 효과가 본격화하며 평균판매가격(ASP)가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많다.


증시가 이를 그대로 반영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27일 전일대비 2.72% 오른 7만1700원으로 장을 끝냈다. 지난 11일(2.88%) 이후 최대폭 상승이다. 전말 6만980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6만전자'로 추락했다가 하루만에 '7만전자'로 복귀했다. 삼성 주가는 지난 14일 이후 단 하루(7월24일)만 빼고 모두 하락하는 등 부진한 흐름을 보여줬으나, 이날 2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바닥 확인' 평가가 나오며 반등에 성공했다.


3분기 이후 삼성의 실적 반등을 전망하는 근거는 고성능 메모리부문의 약진과 폴더블폰 신작 갤럭시Z5 시리즈의 출시다. 먼저 AI열풍의 쏘아올린 고성능 반도체 시장이 들썩이고 있는 것은 삼성 반도체사업 턴어라운드의 핵심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6일 오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3'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신제품을 시연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내달 11일 출시 갤Z5효과, 3Q실적 턴어라운드 가능성

재고량 감소 등 감산효과로 인한 범용 메모리 시장이 바닥을 탈출,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이지만, 삼성 반도체사업 재도약의 결정적인 키는 DDR5, LPDDR5x, HBM 등 고성능 차세대 메모리가 갖고 있다. 

 

첨단 메모리 비중을 확대하고 V7, V8 등 낸드 첨단 공정 비중을 확대함으로써 믹스개선효과로 인해 반도체부문의 적자가 크게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는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2분기에 고성능 메모리 매출 비중을 20% 이상으로 끌어 올리며 실적 반전에 성공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삼성전자는 이에 따라 메모리 부문의 포트폴리오를 고부가가치·고용량 제품 중심으로 최적화해 고성능 서버와 프리미엄 모바일 제품 분야에서 분위기를 반전시킨다는 전략이다.


시스템LSI도 모바일 시스템온칩(SoC) 분야에서 플래그십 모델용 제품 성능을 확보하고, 스마트폰 외 신사업 솔루션을 확장하기 위해 고객사와의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차량용 SoC 역시 유럽 OEM 오더 수주에 집중하는 한편 응용처 다변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파운드리는 PPA(소비전력·성능·면적)가 개선된 3나노와 2나노의 게이트올어라운드(GAA·Gate All Around) 공정 개발 완성도 향상과 대형 고객사 수주 확대를 통해 미래 성장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또 8나노 eMRAM 개발 진행 등 레거시(범용) 공정 개발을 지속하고 8인치 오토모티브용 기술 개발 등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삼성이 3분기 이후 실적 반등을 기대하는 핵심은 갤럭시 Z5시리즈의 출시다. 삼성은 26일 언팩 행사를 통해 갤럭시 Z플립5와 갤럭시 Z폴드5를 공개하고, 다음달 11일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이 확고한 리더십을 보유한 폴더블폰 신작 갤럭시 Z5시리즈는 두께와 무게는 줄이고, 디스플레이 크기와 성능을 대폭 업그레이드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최대 경쟁사인 애플의 간판모델 아이폰15의 출시가 늦어질 것으로 알려져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이 경쟁사 대비 DDR5, HBM 관련 매출 비중이 작아 메모리 실적 회복 탄력도는 상대적으로 약할 수 있지만, 갤럭시Z5는 의외로 실적 개선에 큰 기여를 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삼성이 3분기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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