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 농심 VS 홈플러스...'메가' 상표 놓고 치열한 법적공방

체크Focus / 조은미 / 2023-03-14 17:07:34
농심 계열 메가마트, 홈플러스에 '메가푸드마켓' 상표권침해소송
메가마트 "수 십년간 메가 사용" VS 홈플러스 "일반 명사일 뿐"
1심 특허심판원 홈플러스 손들어줘...양측 치열한 법정다툼 예고
▲ 농심이 홈플러스를 상대로 '메가푸드마켓' 상표를 사용하지 말라며 상표권소송을 제기해 결과가 주목된다. 사진은 작년 6월 오픈한 대전 봉명동 소재 홈플러스의 '메가푸드마켓' 9호점. <사진=연합뉴스제공>

 

농심그룹이 국내 3대 대형마트중 한 곳인 홈플러스를 상대로 '메가푸드마켓' 브랜드를 더이상 쓰지 말라며 상표권 소송을 제기해 그 배경과 소송결과에 유통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메가푸드마켓은 홈플러스가 작년 2월 창립 25주년을 맞아 새로 만든 하이퍼마켓 브랜드인데, 농심그룹의 유통전문기업 '메가마트'와 동일한 브랜드로 혼동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메가마트는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의 둘째 동생인 고 신춘호 농심 창업주의 3남인 신동익 부회장(대표)이 이끄는 농심그룹 유통 전문회사이자 대형할인마트 브랜드다.


메가마트의 출발은 농심이 1981년 슈퍼마켓 체인인 동양체인을 인수, 1995년부터 '메가마켓'이란 이름의 대형 할인점을 열면서 시작됐다. 농심은 이후 2001년 지금의 상호와 브랜드를 변경했다.

▶ 농심, '메가마켓' 용어 수 십년간 사용해온 '고유명사'

메가마트가 홈플러스의 미래형 대형마트 '메가푸드마켓'이 상표권을 침해했다며 특허법원에 '메가푸드마켓 권리범위확인' 소송을 지난 2일 제기한 근거가 바로 이 부분이다. 

 

메가마트는 작년 2월 홈플러스가 인천에 신선식품, 즉석식픔, 간편식 등 먹거리를 강조한 '메가푸드마켓' 1호점을 열자 즉각 문제를 제기했다.


1995년부터 무려 27년간 '메가마켓' 브랜드를 사용했고, 이후 메가마트로 브랜드를 변경했음애도 '메가'라는 용어는 자신들이 오랜전부터 사용해온 고유명사이기에 사용할 수 없다는 주장이었다.


홈플러스측은 이에 대해 작년 7월 특허심판원을 통해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양측의 갈등이 본격화했다. 메가마트의 주장에 특허심판원 심판청구로 맞선 것이다.


홈플러스측은 특허심판원에 '메가푸드마켓' 상표 사용이 메가마켓 상표의 권리 범위를 침해하는지 판단해달라는 권리범위 확인 심판을 내면서 '메가마켓'라는 의미는 “큰 규모의 식료품 상점일 뿐”이라는 주장으로 맞섰다.


결국 지난 1월 특허심판원은 홈플러스의 손을 들어줬다. 홈플러스가 메가마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판결이었다. 

 

특허심판원은 “소비자들은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을 ‘홈플러스가 운영하는 매우 큰 식품시장’이라고 인식한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봤다.


메가마트는 이에 즉각 불복했다. 특허법원에 제소하며 '메가' 상표 문제를 정식 법적 공방으로 끌고 간 것이다. 메가마트측은 "권리범위 확인 심판에서 1심인 특허심판원은 행정부 소속 심판원의 판결이다. 때문에 2심인 특허법원에 특허심판원의 심결 취소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며 법원의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홈플러스, "'메가'는 크다는 의미, 보통명사 일뿐" 일축


현재까지 메가마트의 입장은 단호하다. 홈플러스의 메가푸드마켓이 메가마트가 지난 수십년간 다져온 신선식품 부문 및 매장 슬로건으로 사용 중이던 '메가푸드마켓' 브랜드와 동일하며 '메가마트', '메가마켓' 이라는 고유 명사와 혼동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메가마트는 이미 2012년 ‘메가마켓’ 상표를 출원해 등록했고, 메가푸드마켓도 식품 매대에서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메가마트측은 "대형 할인 마트업과 대규모 도소매업에서 '메가'는 국내 일반 소비자에게 널리 알려진 식별력이 있는 상표"라고 설명했다. 유통업에서만큼은 '메가'라는 단어는 일반명사가 아니라 고유명사이기에 홈플러스가 무단으로 사용해선 안된다는 취지다.


특히 통상 유통사간 상호 지적재산권에 대해서는 존중하고 혼동되는 것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상례임에도 다른 업태도 아닌 동일 리테일 경쟁사가 메가마트가 오랫동안 독자적인 브랜드로 사용하고 있는 메가푸드마켓을 단순 보통명사라고 지칭하는 점은 지적재산권에 대한 권리 보호 근본을 뒤흔드는 사안이라고 항변했다.


이에 맞선 홈플러스측도 조금도 물러설 생각이 없어 보인다. 이 브랜드를 포기하기도 쉽지않은 상황이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2월 메가푸드마켓 인천 1호점을 시작으로 꾸준히 확장, 지난해 말 기준 총 17개 메가푸드마켓 매장을 갖췄다.


홈플러스는 특허심판원의 판단에 불복하고 소송을 제기한 메가마트의 주장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메가마트가 특허법원에 제기한 메가푸드마켓 상표권 권리 확인 소송 관련해 절차에 따라 적극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메가'는 빅, 그랜드와 같은 크다는 의미의 일반 용어다. 독자적인 변별력을 가지지 않는다"며 "메가마켓과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중 브랜드 인지도도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이 월등히 높기 때문에 농심 메가마켓의 권리를 침해했다는 것은 논리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농심 계열 유통전문사 메가마트 동래점. <사진=연합뉴스제공>

 

▶ "홈플러스가 다소 유리" 전망 속 치열한 법적공방 예고

메가마트와 홈플러스이 '메가' 브랜드를 둘러싼 상표권 분쟁은 결국 법원에 의해 판가름 나게됐다. 양측 주장이 팽팽히 맞서있는 가운데 홈플러스측이 유리하다는 전망이 다소 우세하다.


무엇보다 1심 격인 특허심파원이 홈플러스의 주장을 받아들인데다가, 메가마트측이 '메가마트' '메가마켓' 등은 상표등록을 했으나 '메가푸드마켓'이라는 상표는 등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상표권은 소비자들이 메가마트와 홈플러스 중 어떤 곳을 더 많이 인식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지명도에 앞서는 홈플러스측이 다소 유리할 것이란 전망이다.


메가마트는 지난해 7월 신동익 부회장이 23년만에 대표이사 자리에 복귀, 본격적인 책임경영 체제에 나서며 한창 체질개선에 집중하고 있지만, 소형 포함에 전국 매장수가 16개에 불과하다. 그 마저도 7곳이 부울경 지역에 집중돼 있다. '전국구'인 홈플러스에 지명도 면에서 크게 불리한 게 현실이다.


섣부른 예단은 금물이다. 신동익 체제의 메가마트가 대형할인마트를 기존의 빅3 대형마트 급으로 키우기 위한 본격적인 담금질에 나서면서 브랜드 마케팅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와의 상표권 분쟁에 보다 치밀하게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메가(mega)란 말은 '크다', 거대(巨大)'라는 뜻의 그리스어(μέγας)에서 유래됐다. 영어 단어 앞쪽에 'mega'라는 접두어가 있는 경우 대부분 거대함을 지칭한다. '메가마켓'이 '슈퍼마켓' 보다는 더 큰 의미의 마켓임을 유추할 수 있다.


그러나, ;메가마켓' '메가마트' 등이 이미 특허청에 상표등록 돼 있다는 점에서, 특허법원의 판단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도 있다. 농심과 홈플러스, 두 유통대기업 간의 '메가'를 놓고 벌인 보통명사 법적 공방에서 누가 마지막에 웃을까, 귀추가 주목된다.

 

토요경제 / 조은미 기자 amy1122@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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