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경제성장률 전망치 확 낮춘 KDI..."내년엔 정상화"

체크Focus / 양지욱 기자 / 2023-05-11 16:49:43
KDI, 성장률 전망치 1.5%로 낮춰…석달만에 0.3%P 하향조정
정부와 한은 보다 0.1%P 낮은 수준...물가상승률은 3.4% 예상
"중국경제와 반도체경기 회복되는 하반기부터 완만한 상승세"
▲천소라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이 1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상반기 KDI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오른쪽은 정규철 경제전망실장. <사진=연합뉴스제공>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석달만에 다시 확 낮췄다.


반도체 경기 회복이 늦어지고 금융 불안이 변수로 작용,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2월(1.8%)에서 0.3%포인 하향 조정한 것이다.


KDI의 이같은 전망은 정부와 한국은행의 전망치보다 0.1%p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정부와 한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재조정할 지 주목된다.


KDI는 다만 내수 경기가 점차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는데다, 하반기부터 수출이 반등할 것으로 보여 경제성장률 역시 완만하게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 수출 감소세 지속...정부 전망치에 0.1%p 낮은 수준

국책연구기관인 KD는 11일 내놓은 '2023년 상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지난 2월 전망치보다 0.3%p 낮은 1.5%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월 수정경제전망에서 성장률을 1.8%로 하향조정한 KDI가 석달만에 또다시 0.3%p 낮추며 한국경제 성장률이 더욱 떨어질 것이란 부정적 견해를 드러낸 것이다.


이같은 KDI의 전망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1.6%보다 낮고, 국제통화기금(IMF)과 아시아개발은행(ADB)과 같은 수준이다. 정부와 한국은행의 전망치인 1.6%보다도 0.1%p낮은 수치다.


KDI는 무엇보다 수출 위축에 따른 경기 부진이 지속하는 상황을 고려해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크게 줄어드는 등 글로벌 교역량의 감소세가 지속되고,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 경기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성장률 등 우리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KDI는 앞서 지난 8일 발표한 '5월 경제 동향'에서도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여파로 우리나라의 수출 부진은 예상보다 길어지는 흐름이다. 지난 3월(-13.6%)에 이어 4월에도 수출은 -14.2%로 더욱 악화됐다.


KDI는 이같은 수출부진과 성장률 둔화는 하반기들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를 시작으로 하반기부터 수출이 반등하면서 경기가 점차 회복할 것이란 얘기다.

 

 

▲반도체 경기회복이 경제성장률 회복에도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가 지난 7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반도체 경기가 늦어도 하반기부터는 회복될 것이란 예상한 곳곳에서 감지된다. 특히 세계 최대 메모리반도체업체인 삼성전자의 감산효과가 이르면 2분기말, 늦어도 3분기엔 현실화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 수입물가 하락 전환에 물가상승률도 종전보다 낮춰

KDI측은 이와관련, 지난 10일 '최근 반도체 경기 흐름과 거시경제적 영향'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수요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컴퓨터와 모바일기기의 교체 주기를 감안, 2~3분기에 반도체 경기가 저점에 근접할 것이라고 밝혔다.


KDI는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조정과 함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하향 조정했다. 물가상승률 둔화 흐름이 기존 예상보다 더 빠를 것으로 예상, 올해 물가상승률을 당초 3.5%에서 3.4%로 0.1%p 낮췄다.


이는 정부(3.5%)와 한은(3.5%), IMF(3.5%), OECD(3.6%) 등의 전망치보다는 낮은 것이지만, 지난달 전망치를 재산정한 ADB(3.2%)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KDI는 이에 대해 수입 물가가 하락세로 전환하는 등 공급자측 물가 상승 압력의 축소로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여전히 근원물가 상승세는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만큼, 당분간은 물가 안정을 위한 긴축적 거시 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당초 예상과 달리 2분기 전기·가스요금 인상이 지연된 부분도 물가 상승률 전망치 하향 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KDI는 이같은 흐름이 계속 이어지면서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4%까지 떨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특히 원유 도입 단가(두바이유 기준)가 올해 배럴당 76달러 수준에서 점진적 하락세를 이어가며 내년에는 배럴당 68달러 안팎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 반도체회복에 하반기부터 성장률 완만한 상승 기대

KDI는 소비를 중심으로 내수 부진이 빠르게 완화되고, 하반기부터 중국 경제 회복에 따른 파급효과와 반도체 수출 부진 완화가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로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3%로 제시했다. 이는 올해 전망치(1.5%)보다 0.8%p 높은 것으로 경제가 내년에는 정상 궤도에 복귀할 것이란 전망이다.


KDI측은 대외 수요가 점차 회복되고, 수출이 다시 반등하면서 내년 하반기에는 거시 경제 전반이 정상적인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KDI는 또 우리 경제가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높은 메모리 반도체에 치중돼 있어 경기 하락에 더욱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KDI는 반도체 경기 관련 주요 지표들이 2·3분기에 저점을 찍은 뒤 반등할 것으로 보이지만, 역설적으로 하반기에도 반도체 수요 회복이 가시화되지 못한다면 우리 경제 회복도 지연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업계와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반도체 경기 회복이 매우 더디게 나타난다면, 경제성장률이 1% 초반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이다.


중국 경제의 회복 정도도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고 봤다.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 민간 소비와 투자를 중심으로 경기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중국경기가 다시 악화된다면 우리 경제에도 적지않은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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