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현대車그룹, 美 친환경차 판매 70%↑..."IRA, 위기 맞아?"

체크Focus / 최영준 기자 / 2023-06-02 16:47:43
5월 현대차·기아 판매량 2만7천대...월간 판매량 최대 기록
8개월 연속 두자릿수 성장률...'IRA장벽' 뚫고 쾌속질주 계속
전체판매량도 전년比 20%↑...'K자동차' 글로벌 위상 제고
▲현대차그룹이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고성장세를 계속하며 K자동차의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IRA가 대한민국 친환경차업계에 위기일까, 아니면 기회일까.


미국이 역내 전기차 생산을 유도하기 위해 지난해 7월 IRA(인플레이션감축법)을 발효하자 K자동차에 큰 위기가 닥쳐올 것이란 우려섞인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바이든정부가 IRA에 따라 미국내에서 직접 조립생산하는 전기차에 한해서 보조금을 지급, 현지 공장이 없는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K자동차 업체들이 불이익을 받아 경쟁에서 밀릴 게 뻔했기 때문이다.


미국 친환경차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던 현대차그룹은 물론 정부까지 비상이 걸렸다. 현대차와 기아의 고성장세에 급제동이 걸릴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러나 이같은 걱정은 기우였음이 서서히 데이터로 증명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친환경차 판매량이 줄어들기는 커녕 계속 늘고 있다. IRA 위기를 뚫고 지난달 현대차그룹의 친환경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0% 가까이 급증했다.

■ 신차 판매 증가율 10개월째 이어가...'K자동차'의 저력

'K자동차' 간판 현대차그룹이 전기차(EV), 하이브리드차(HEV) 등 친환경차의 본고장, 미국에서 IRA위기를 기회로 삼아 쾌속질주를 거듭하고 있다.


친황경차의 선전에 힘입어 현대차, 기아 등 현대차그룹의 자동차듀오는 지난달 미국 합산판매량이 작년 같은 달보다 20.8% 증가한 14만7103대를 기록했다고 2일 발표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5월에 두 자릿수의 신차 판매 증가율을 기록하며 10개월째 성장세를 이어갔다. IRA와 미국 자동차시장의 침체의 두 장벽을 보란듯이 뛰어넘은 K자동차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는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를 포함해 작년 5월에 비해 18.4% 증가한 7만5606대를 팔았고, 기아는 23.4% 증가한 7만1497대를 판매했다.


특히 기아는 SUV 스포티지와 북미 전략 모델인 텔루라이드가 꾸준한 인기를 끌면서 그룹내 경쟁사인 현대차 판매량에 바짝 다가섰다.

 

▲미국 중형 SUV시장에서 꾸준히 인기몰이 중인 기아 텔루라이드. <사진=기아제공>

 

브랜드별로 지난달 가장 많이 팔린 차는 현대차가 투싼(1만8038대), 기아는 스포티지(1만2862대)다. 양사를 대표하는 중형 SUV가 북미 시장에서 그야말로 파죽지세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시장 선전을 견인하고 있는 것은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다. 현대차·기아는 지난달 미국에서 총 2만6187대의 친환경차를 판매했다.

■ IRA 정면돌파...전기차 월간 기준 역대 최다 판매기록

현대차가 1만3945대로 무려 122% 성장했고 기아도 1만2242대로 32.8% 증가했다. 두 업체 모두 월 최다 판매를 기록을 다시 썼다. 합산 판매기준으로도 작년 동월 대비 무려 69.0% 증가한 고무적인 성장률이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친환경차 판매량은 지난해 10월부터 8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전체 판매량중 친환경차의 비중도 17.8%로 높아졌다. 20%에 육박하는 역대 최고치다.


친환경차 중에서도 하이브리드차의 선전이 돋보였다. 현대차와 기아의 HEV는 5월에만 총 1만8066대가 팔리며 80.1%라는 경이적인 증가율을 나타냈다.


쏘렌토 HEV가 두각을 나타냈다. 전년 동월 대비 150.5% 증가한 2545대가 팔려나갔다. 월 기준 역대 최다를 찍은 것은 당연했다. 이어 엘란트라 HEV(2173대), 쏘나타 HEV(1235대), 투싼 HEV(3660대), 싼타페 HEV(1925대)도 불티나게 팔렸다.


전기차도 HEV에는 못미쳤지만, IRA 여파를 정면돌파하며 총 8105대가 판매됐다. 월간 기준 역대 최다 판매기록을 달성했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의 대표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5와 EV6는 각각 2446대, 2237대가 팔리며 올들어 월간 기준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IRA장벽을 무색하게 했다. 현대차의 플래그십 전기차로 자리잡은 아이오닉6도 971대가 팔려 지난 3월 미국 시장 진출 후 최대 판매실적을 올렸다. 

 

▲지난 3월 미국시장에 출시, 좋은 반응을 모으고 있는 현대차의 플래그십 전기차 아이오닉6. <사진=현대차제공>

 

■ '가성비' 높은 이미지 구축 성공...당분간 강세 예고

이처럼 현대차그룹의 친환경차가 세계 자동차업체의 각축장으로 변모한 미국시장에서 높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는 것은 현지의 친환경차 바람을 제대로 올라탄 결과로 읽힌다.


미국은 IRA시행을 계기로 자동차 시장이 친환경차 위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미국 환경청(EPA)이 2032년 미국 신차 판매의 3분의 2(67%) 가량을 전기차로 바꿀 것으로 알려지며 친환경차가 신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2022년 기준 미국의 전기차 판매 점유율은 5.8%에 불과하다.


미국 자동차 시장이 경기침체 영향으로 고전하고 있음에도 전기차 등 친환경차만큼은 고성장세를 이어가면서 IRA시행에도 불구, 현대차그룹의 친환경차 판매량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판매 호조는 비단 현대차그룹만의 현상은 아니라는게 이를 뒷받침한다. 도요타(6.4%), 혼다(58.2%), 마쓰다(117.2%), 스바루(28.2%) 등 현재까지 미국 실적이 공개된 일본의 완성차 업체들도 미국 자동차 판매 성수기를 맞아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판매량은 당분간 강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미국 친환경차 시장이 고성장세가 유지되고 있는데다가 현대차그룹이 공격적인 마케팅과 현지 맞춤형 브랜드 전략이 주효하고 있기 때문이다.


IRA도 특별한 장애물이 되지 못할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바이든정부가 상업용 전기차에 한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유예조항을 신설,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전기차시장 공략의 틈새가 열려있다. 


전문가들은 "현대차와 기아가 상업용을 중심으로 IRA의 돌파구를 찾은데다가 그간의 적극적인 고급화 전략에 힘입은 '가성비' 높은 이미지 구축에 성공한 것이 꾸준히 판매량이 늘어나는 비결"이라며 "앞으로도 미국에서 현대차그룹의 질주는 계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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