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계약이냐 경쟁입찰이냐”…KDDX 사업, 업체 간 줄다리기 계속

산업 / 이강민 기자 / 2025-10-01 16:46:31
능력 검증 이후에도 표류하는 KDDX, 핵심 변수는 사업 방식
▲ 방위사업청<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 = 이강민 기자] 차세대 구축함(KDDX)사업자 선정 일정이 계약 방식 갈등으로 지연되면서 정부 당국이 상생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결국 수의계약과 경쟁입찰 방식에서 사업자가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된다.

 

KDDX 사업은 약 6000t(톤)급 규모의 차세대 구축함 6척을 국내 기술로 건조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으며, 총 사업비는 약 7조8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사업은 이미 개념 설계와 기본 설계를 완료한 상태이며, 현재는 상세 설계와 선도함 건조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사업 추진 과정에서 수의계약과 경쟁입찰 방식 중 어떤 방식을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논쟁이 지속되고 있고, 업체 간의 이해관계 조정 문제와 제도적 변수 등이 겹치면서 절차가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다.

◆ 능력 검증은 끝났지만 일정 지연이 누적되는 KDDX 사업

KDDX는 2012~2013년 한화오션(당시 대우조선해양)의 개념설계로 출발했고, 2020~2023년 HD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를 마친 뒤 2024년 2월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으며 본래라면 곧바로 상세설계에 착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사업자 선정 방식, 보안 감점, 경쟁 입찰 요구 등 갈등과 제도적 논란이 겹치면서 2024년 중 상세설계 착수를 기대했던 계획은 무산되었고, 기본설계 완료 이후 1년 이상 후속 절차가 사실상 지체된 상태가 지속되었다. 이에 따라 기존에 설정된 2029년 선도함 시험·완료, 2030년 인도 계획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올해 방위사업청이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을 수의계약 방식으로 추진하겠다는 안을 사업분과위원회에 제출했으나, 분과위원 중 다수의 민간위원이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안건 상정이 보류되었다.

이 과정에서 국회 국방위원회 등과의 설명·협의 절차가 거론되면서 안건 상정 시점이 여러 차례 미뤄졌다. 해군 측에서는 전력화 일정 지연 우려가 언론 및 관계자 사이에서 제기되었고, 국방부 장관 인사 공백과 맞물리며 방추위 심의 자체가 장기 정체 상태에 놓였다는 지적도 있다. 방산 업계 일각에서는 “지속 지연될 경우 기술 진보화가 뒤처져 과거 설계 수준으로 신형 구축함을 양산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과거 KDDX 사업과 관련한 보안사고로 인해 적용된 보안감점이 원래 2025년 11월 종료 예정이었으나, 방위사업청이 법률 검토를 이유로 이를 2026년 12월까지 연장하기로 하면서 경쟁 입찰 시 평가점수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구조가 형성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산업부와 방위사업청의 합동 실사 및 평가 과정에서는 양사 모두 구축함 완제품 생산 능력과 보안 요건을 일정 수준 달성한 것으로 평가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하면, 사업 지연의 핵심 요인은 양사의 역량 부족보다 오히려 사업 방식 결정의 갈등과 정치적·행정적 의사결정 지연에 있다고 업계관계자들은 진단하고 있다.

◆ 수의계약 vs 경쟁입찰, 사업 방식이 핵심 변수

KDDX 사업은 계약 방식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가 후속 단계까지 맡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수의계약이 확정되면 HD현대중공업이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반면 경쟁입찰로 전환될 경우 보안감점 이슈와 가격·기술 경쟁 구도 속에서 한화오션이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HD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를 완료하고 합동참모본부로부터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은 이력을 근거로, 설계 연속성과 기술 준비도 측면에서 상대적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러한 배경 때문에 계약이 체결될 경우 즉시 상세설계로 전환할 수 있어 후속 절차 지연을 최소화하고 전력화 일정을 앞당길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편 한화오션에 대해서는 그룹 계열사 간의 시너지 효과와 전기추진·전투체계 통합 능력이 강점으로 거론된다. 특히 경쟁입찰 체제가 적용될 경우 가격·기술 패키지 전략을 통해 추격이 가능하다는 관측이 있으며, 계열사 내재화를 통한 내부 조달 및 원가 통제가 가격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아울러 HD현대중공업에 적용된 보안감점이 경쟁입찰 환경에서는 한화오션에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 역시 업계 일각에서 나온다.

KDDX 사업은 이처럼 지연이 계속되는 가운데, 최근 정부와 여당이 비공개 당정협의회를 열어 상생 방안과 사업 방식 전반을 논의한 바 있다. 이 협의 결과가 향후 수의계약 또는 경쟁입찰 방식의 채택 여부, 보안감점 기준 조정, 안건 상정 절차 변경 등 사업의 핵심 변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토요경제 / 이강민 기자 lgm@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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