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우즈베키스탄 간다는데…카자흐 성과는 충분했나

경제·금융 / 김연수 기자 / 2026-08-07 08:11:36
카자흐 법인 대출·자산 성장에도 순이익 변동성 커…현지 맞춤형 수익모델이 관건

▲ 지난해 7월 ‘글로벌 컨퍼런스 위크’에서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는 모습.[신한은행]

 

신한은행이 카자흐스탄에 이어 우즈베키스탄 현지법인 설립을 추진하며 중앙아시아 사업 확대에 나섰다. 카자흐스탄 법인은 대출과 자산을 늘리고 양호한 건전성 지표를 유지했지만, 순이익은 최근 수년간 큰 폭의 증감을 보였다. 우즈베키스탄에서도 안정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 사업모델을 마련할지가 관건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2009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대표사무소를 세운 뒤 현지법인 설립 인가를 준비하고 있다. 인가 절차와 영업 환경에 맞춰 기업금융부터 시작하고, 이후 소매금융과 그룹사 협업으로 영업 범위를 단계적으로 넓힐 계획이다. 신한카드가 보유한 자동차금융 등 리테일 역량을 결합하는 동반 진출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진출에 앞서 성과를 가늠할 수 있는 선행 거점은 카자흐스탄이다. 신한카자흐스탄은행은 포브스 카자흐스탄의 ‘2026년 카자흐스탄 은행 평가’에서 종합 19위에 올랐다. 대출 포트폴리오는 전년보다 58% 늘어난 1230억텡게, 약 3780억원으로 현지 은행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포브스 평가 기준 부실채권비율(NPL)은 0.4%, 총자산이익률(ROA)은 2.9%,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2.5%로 집계됐다. 자산은 7310억텡게, 예금은 5900억텡게, 자본은 1020억텡게였다. 카자흐스탄거래소(KASE)가 공시한 2025년 말 순이익은 206억3216만텡게였다.

신한은행은 현지 진출 기업·기관과 한국계 기업에서 확보한 예수금을 바탕으로 기업 대출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한국계 기업에 집중됐던 영업 대상을 현지 기업으로 넓히고, 안정적인 조달 구조를 먼저 마련한 뒤 자산을 키우는 방식이다.

2025년 말 기준 자산총계는 약 2조861억원으로 전년보다 10.5%, 자본총계는 약 2870억원으로 28.9% 증가했다. 신한은행은 자산과 자본이 함께 늘어난 상황에서도 수익성 지표가 안정적으로 유지됐다며 카자흐스탄 법인이 성장성과 수익성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순이익 흐름은 외형 성장만큼 일정하지 않았다. 신한카자흐스탄은행의 순이익은 2022년 94억원에서 2023년 687억원으로 631% 증가했고, 2024년에는 약 1030억원으로 다시 49.9% 늘었다. 그러나 2025년에는 568억7000만원으로 전년보다 44.8% 감소했다. 순이익은 최근 수년간 큰 폭의 증감을 보이며 자산 확대와는 다른 흐름을 나타냈다.

2023년 실적 급증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 지역 기업과 자금이 인접한 카자흐스탄으로 이동한 영향이 컸다. 신한은행 내부 자료도 전쟁 이후 발생한 금융 수요와 이에 대응한 위험관리를 순이익 증가 배경으로 제시했다. 2025년 감소 원인은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높은 기저효과 등 구체적인 영향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신한은행은 올해 반기보고서가 공시되기 전에는 개별 해외법인의 최신 손익과 해외사업 내 기여도를 공식적으로 제공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올해 카자흐스탄 법인의 이익 흐름과 그룹 해외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향후 공시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신한은행은 카자흐스탄에서 운영한 사업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기보다 우즈베키스탄 시장에 맞는 별도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한국계 기업 지원과 현지 기업 영업, 자금 조달·위험관리 과정에서 쌓은 역량은 활용하되 두 나라의 금융시장 구조와 규제, 고객 특성이 다른 만큼 영업 전략을 새로 설계한다는 방침이다.

우즈베키스탄은 한국계 기업과 현지 근로자를 중심으로 금융 수요가 형성돼 있고, 젊은 인구구조를 바탕으로 소매·디지털 금융 성장 가능성도 있는 시장으로 평가된다. 신한은행은 현지 인가 절차와 영업 환경에 맞춰 기업금융을 먼저 안착시킨 뒤 개인금융과 그룹사 협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예정이다.

신한금융의 해외사업 전체 실적은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 해외사업 손익은 472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5% 증가했고, 해외사업 총자산은 91조5656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4.3% 늘었다. 그룹 순이익에서 해외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3.7%였다.

지역별 흐름은 엇갈렸다. 일본에서는 기업대출과 부동산금융 확대가 실적을 끌어올렸다. 베트남은 조달비용 증가로 상반기 손익이 전년보다 소폭 줄었지만, 2분기에는 우량자산 확대에 힘입어 전분기보다 개선됐다.

국내에서는 신한은행이 올해 상반기 2조458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4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이익을 기록했다. 국내 수익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해외에서 새로운 성장원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대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해외 은행법인은 결국 수익성이 가장 중요하지만, 단기 이익보다 중장기적으로 수익을 지속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라며 “국가별 정치·경제·사회적 리스크와 함께 현지에서 어떤 사업모델로 돈을 벌 것인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 예대마진 중심인지, 투자나 특화금융 등 차별화된 수익모델을 갖추고 있는지도 중요하다”며 “경쟁이 집중된 동남아에만 머무르기보다 중앙아시아 등 새로운 시장에서 현지에 맞는 금융모델을 만드는 방향은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다른 시중은행들은 기존 해외 거점의 수익성 개선에 무게를 두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인도네시아 법인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중국·인도네시아·베트남·캄보디아 등 기존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우즈베키스탄 진출은 카자흐스탄에서 쌓은 기업금융과 위험관리 역량을 현지 여건에 맞게 재설계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카자흐스탄 법인이 외형 성장과 양호한 건전성을 보여준 만큼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시장 맞춤형 사업모델의 정착과 수익 지속성이 핵심 과제로 남는다.

토요경제 /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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