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LG의 엇갈린 1Q 성적표...'어닝쇼크 대 어닝서프라이즈'

체크Focus / 양지욱 기자 / 2023-04-27 16:42:06
LG, 프리미엄 가전과 전장 호조 덕에 1Q 영업익 1조5천억 역대 최고
삼성, 반도체적자만 4.6조 최악 실적...LG, 2009년 후 첫 삼성 추월
▲LG전자 생활가전 사업이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넘겼다. 사진은 LG 올레드 오브제컬렉션 포제와 LG 엑스붐 360 스피커에 모오이 고유의 디자인과 컬러 패턴을 적용한 작품. <사진=LG전자제공>

 

IT업계 영원한 라이벌 삼성전자와 LG전자가 27일 나란히 극과 극의 1분기 실적을 내놔 화제다.

 

두 회사의 1분기 성적표를 한마디로 정의 하면 삼성은 '어닝쇼크'고 LG는 '어닝서프라이즈'다.


그동안은 삼성이 LG를 줄곧 압도했다. 매출은 물론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등 모든 지표면에서 LG는 삼성의 상대가 안됐다.


삼성이 LG를 압도했던 것은 LG에는 없는 반도체와 스마트폰 부문에서 삼성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었다.


특히 세계 최강인 메모리의 강세에 힘입어 삼성은 LG전자는 물론 LG그룹 전체 이익을 넘나드는 수준이었다. 라이벌이라 부르기도 민망할 정도였다.


그러나, 삼성의 핵심사업인 반도체가 최악의 부진을 반면, LG가 수익성 위주로 사업구조를 재편한 덕에 1분기에 영업이익 기준으로 삼성을 추월하는 데 성공했다.

■ LG, 생활가전 수익성 중심 재편 덕 역대 최고 성적

LG전자는 27일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불구, 1분기에 연결기준 1조4974천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냈다고 공시했다. 시장 전망치를 20% 이상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표면적으로는 지난해 동기보다 22.9% 감소했지만, 당시엔 일시적인 특허 수익 약 8천억원이 포함된 것이란 점에서 실제로는 수익성이 강화된 것이다. LG의 1분기 영업이익은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작년 1분기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시작된 글로벌 복합위기 여파가 채 미치기 전이란 점에서 특히 주목할만하다. 작년 2분기 이후 세계 경기가 빠르게 냉각, 1분기까지도 글로벌 수요부진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LG가 글로벌 경기침체를 딛고 깜짝 실적을 낸 것은 생활가전과 전장사업 덕분이다. 우선 가전부문은 고부가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사업 전략을 바꾼 것이 주효했다. LG는 1분기 생활가전 부문에서만 사상 처음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가 1분기 매출 8조217억원, 영업이익 1조18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1분기 기준 최대치다. 분기 1조원을 넘긴 것은 단일 사업본부 기준으로 사상 처음이다.


LG의 대표적인 미래 먹거리로 평가받는 전장 사업도 호조세를 이어갔다. 자동차의 전자화와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전장 시장은 호황국면을 맞고 있다. 

 

LG는 1분기 전장부문에서 매출액 2조3865억원, 영업이익 54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1분기 실적 가운데 최대치를 달성했다.


LG의 수익성이 개선된 것은 매출을 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LG의 1분기 매출은 20조4159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6% 감소했다. 그만큼 수익률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덕분에 LG는 2009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처음으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6402억원)을 추월했다. 특히 양사의 TV·가전 사업만 놓고 따져 보면 LG의 영업이익이 삼성의 6배가 넘는다.

 

▲삼성전자가 1분기 매출 실적을 발표한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제공>

 

■ 삼성, 스마트폰 사업 호조에도 반도체 부진 '쇼크'

LG가 잔칫집 분위기인 반면, 삼성은 초상집 분위기다. 

 

삼성은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640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무려 95.5% 줄어들었다고 27일 공시했다. 당초 시장 전망치 5857억원을 9.3% 웃도는 수준이다.


삼성의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대 이하로 주저앉은 것은 2009년 1분기(5900억원) 이후 처음이다. 매출 역시 63조7454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8.1% 감소했다. 순이익도 1조5746억원으로 86.1% 줄었다.


지난 7일 잠정공시와 달리 삼성이 이날 부문별 실적을 공시한 것을 보면 예상대로 반도체 부문의 최악의 실적을 냈다.

 

반도체는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며 수요부진과 재고증가가 겹치며 가격이 급락, 상성의 어닝쇼크의 주원인을 제공했다.


삼성의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1분기 적자규모는 무려 4조5800억원에 이른다. 208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부진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13조7300억원으로 작년동기(26조8700억원) 대비 반토막났다. 영업이익도 작년 8조4500억원에서 13조원가량 증발했다.


그나마 삼성을 추락을 막아세운 것은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이다. DX부문의 1분기 매출은 46조2200억원, 영업이익 4조2100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사업부는 갤럭시S23시리즈의 판매 효과로 두자릿수 수익률을 회복하며 반도체 부문의 적자를 상쇄시켰다. S23시리즈의 지금까지 누적 판매량은 1100만대를 웃돌며 전작(S22시리즈) 대비 5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디스플레이(VD)·가전 사업의 영업이익은 단 1900억원에 그쳤다. VD는 TV 시장 위축에도 프리미엄 TV 판매에 주력해 수익성이 개선됐으나, 생활가전은 수요 위축과 비용 부담이 이어지며 부진했다. 

 

디스플레이(SDC)는 매출 6조6100억원, 영업이익 7800억원을 기록했다. 중소형 패널은 시장 위축으로 실적이 하락했고, 대형 패널은 QD-OLED TV 신제품 출시로 적자 폭이 완화됐다.


전자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이 반도체 시장의 유의미한 반등이 동반되지 않는한 당분간 최악의 실적 흐름을 이어갈 공산이 크다"며 "이에 반해 LG는 철저히 '되는 사업' 위주로 사업구조를 다시 짠게 효과를 보면서 적어도 수익성면에선 당분간 삼성을 앞설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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