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3연속 흑자 행진...高유가 등 앞길은 가시밭길

체크Focus / 박미숙 / 2023-09-08 16:30:58
한은 7월 경상흑자 35.8억달러...1~7월 누계 60억달러 돌파
수입급감에 따른 상품수지 호조 덕....서비스수지 악화일로
유가와 환율 상승에 연간 전망치 270억달러 흑자 불투명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어든 '불황형 흑자' 기조 덕분에 경상수지가 7월에도 흑자를 나타내며 3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수출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석유, 가스, 석탄 등 3대 에너지원 수입이 급감한 탓에 상품수지가 넉달 연속 흑자를 야기하며, 전체적으로 경상수지를 흑자로 밀어 올려놓은 모양새다.


수출 감소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수입이 더 줄며 고착화되고 있는 기형적인 무역구조가 좁게는 무역수지와 상품수지, 넓게는 경상수지에 이르기까지 주요 경제지표의 불안한 플러스행진을 빚어내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를 감안한 듯, 지난달 경제전망에서 올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로 270억달러를 제시했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최근 급등하는 등 상품수지 흐름의 악재가 많아 한은의 목표달성이 가능할 지는 미지수다.

 

▲수출 부진보다 수입 급감이 더 효과를 내며 상품수지, 나아가 경상수지의 연속 흑자 기록을 3개월로 늘렸다. 지난 5월 10일 수출입화물을 실은 컨테이너선이 부산항을 출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작년 5∼7월 이후 꼭 1년 만의 석달 연속 흑자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면서 상품수지가 흑자를 기록한데 힘입어 지난 7월 경상수지가 흑자를 냈다. 4월 이후 석 달 연속 흑자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국제수지(잠정) 통계에 따르면 7월 경상수지는 35억8천만달러(약 4조7천811억원) 흑자로 나타났다. 4월(-7억9천만달러) 적자 이후 5월(+19억3천만달러), 6월(+58억7천만달러)에 이어 3개월째 흑자 기조가 유지됐다.


들쑥날쑥하던 경상수지가 석 달 연속 흑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5∼7월 이후 꼭 1년 만의 일이다. 흑자 규모도 올들어 처음으로 지난해 같은기간(17억달러 흑자)보다 커졌다.


세부 항목별로는 상품수지가 42억8천만달러의 흑자로 연속 흑자기록을 4개월로 늘렸다. 수출(504억3천만달러)이 전년동기 대비 14.8% 줄었으나 수입(461억5천만달러)이 이보다 8%포인트(22.7%) 가량 더 줄어든 결과다.


수출은 작년 9월23개월 만에 감소세로 방향을 튼 뒤 11개월 연속 뒷걸음질쳤다. 하지만 감소액과 감소율 모두 수입을 크게 밑돌아 상품수지의 흑자 행진이 계속됐다.


품목별로 석유제품(통관 기준 -41.8%), 반도체(-33.8%), 화학공업 제품(-16.4%), 철강 제품(-12.6%) 수출이 부진했다. 승용차(15.7%) 나홀로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중국(-25.1%), 동남아(-20.9%), EU(-8.4%), 미국(-8.1%), 일본(-6.0%) 등 주요국 모두에서 고전했다.

▲2022년 7월 대비 2023년 7월 국제수지 추이. <자료=한국은행제공>

 

◇ 에너지수입 급감에 따른 '기형적 흑자구조'


수입은 에너지수입 가격 하락으로 원자재 수입이 작년 같은 달보다 35.7% 급감했다. 가스, 석탄, 원유, 석유제품 수입액 감소율은 각각 51.2%, 46.3%, 45.8%, 40.9%에 이른다. 지난해 에너지대란으로 가격이 고공비행을 했던 것에 따른 일종의 역기저 효과다.


서비스수지는 상품수지와 달리 25억3천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6월(-26억1천만달러)보다는 적자폭이 다소 줄었지만, 전년동기(-7천만달러)와 비교하면 약 36배로 커진 것이다.


서비스수지 악화는 앤데믹과 엔저 등으로 해외여행이 급증하며 여행수지(-14억3천만달러) 적자 폭이 작년(-8억4천만달러)의 거의 두 배에 달한 것이 주요인이다. 운송수지는 소폭(9천만달러) 흑자였으나 작년 같은 달(14억7천만달러)보다 13억달러 이상 급감했다.


본원소득수지는 29억2천만달러로 6월(48억5천만달러)보다 적었지만, 작년 7월(26억2천만달러)보다는 많았다. 배당소득 수지 흑자 규모가 한 달 사이 42억3천만달러에서 25억6천만달러로 쪼그라든 때문이다.


상품수지 증가 덕분에 경상수지의 흑자기조가 유지되면서 1∼7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60억1천만달러로 크게 늘어났다. 그러나 여전히 작년 같은 기간(265억7천만달러)과 비교하면 77% 가량 급감한 것이다.


누적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작년의 약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이제 한은 연간 전망치(270억달러)까지는 약 210억달러 정도 남았다. 남은 5개월간 월평균 42억달러의 흑자를 내야한다는 얘기다.

 

▲이동원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이 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3년 7월 국제수지(잠정)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제공>

 

◇ 중국변수와 국제유가 강세로 향후 전망 부정적

전망은 부정적이다. 에너지수입 급감에서 비롯된 상품수지의 흑자행진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 불확실하다. 기대했던 중국 경기부양 효과가 거의 보이지 않는 등 오히려 앞길이 가시밭길이다.


반도체 회복 지연으로 수출플러스가 늦어지고 있는 게 부담스럽다. 더욱이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수입이 국제유가의 가파른 상승세로 반등할 여지가 더 많아 보인다. 9월 이후 상품수지 전망을 어둡게보는 이유다.


환율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은 것도 신경쓰이는 대목이다. 이미 환율의 강세는 원가상승을 유도, 수입물가를 자극하고 있다. 환율의 급변동은 상품수지는 물론 서비스수지에도 적지않은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기업들의 해외배당 수익도 점차 약발이 떨어지고 있다. 상반기에는 워낙 해외 배당소득이 컸기에 하반기엔 줄어들 수도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래저래 향후 경상수지 흑자 지속과 한은 전망치 달성에 의문 부호가 따라붙는 게 현실이다.


이동원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지속되는 것이 분명해졌다"면서도 "최근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데, 유가 오름세가 지속된다면 앞으로 경상수지 흑자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아직은 경상수지가 본격 개선흐름에 진입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국제유가 오름세와 중국 경제침체 흐름이 지속될 경우 경상수지 흑자를 장담하긴 어렵다"고 강조했다.

 

토요경제 / 박미숙 기자 toy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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