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분위기 확산에도… ‘대출 금리’ 줄인상하는 은행들

경제·금융 / 손규미 / 2024-10-02 15:55:40
주요 5대 은행, 가계대출 관리 차원으로 주담대 등 대출 금리 잇달아 인상
벌어지는 예대마진에 은행권 역대급 실적 전망... "이자 장사 비판"
▲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 = 손규미 기자] 주요 시중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잇따라 올리고 있다. 정부가 주택담보대출에 2단계 스트레스 DSR을 적용하고 은행권도 가계대출 문턱을 높이는 등 각종 억제 정책을 내놨지만 가계대출 증가세가 쉽게 잡히지 않자 다시 대출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든 모양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은 연달아 주택담보대출과 가계대출 금리 인상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내달 4일부터 주담대(변동·혼합형) 금리를 0.20%p 인상한다.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보증기관에 따라 0.15%p∼0.25%p 상향하고, 신용대출의 경우 ‘KB 온국민 신용대출’과 ‘KB 직장인든든 신용대출’의 금리가 0.20%p 상향 조정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최근 은행권 대출금리 인상으로 특정 은행에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사전에 막기 위해 부득이 일부 가계대출 상품의 금리를 올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금리 인상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신한은행은 오는 4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0.10∼0.20%p 올리고,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만기·보증기관에 따라 0.10∼0.45%p 상향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2일부터 아파트 담보대출 금리를 최대 0.20%p 상향 조정했다.

농협은행은 지난달 24일 신용대출에 적용되는 우대금리를 0.1~0.3%p 축소하면서 사실상 금리를 인상했다. 지난 9월30일에는 비대면 주담대 대환대출 상품 우대금리를 0.5%p, 신규대출 상품 우대금리를 0.3%p 축소했다.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시장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음에도 은행권 대출 금리가 다시 인상되고 있는 것은 폭증했던 가계대출 증가세가 쉬이 잡히지 않고 있어서다. 금융당국은 지난달부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2단계로 강화했으나 여러 대출 제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과열된 주택 매수 심리가 꺼지지 않으면서 가계대출 급증세가 지속됐다.

이에 은행들은 금리 인상 대신 주담대 한도를 축소하거나 다주택자 주담대를 중단하는 방식으로 대출 문턱을 높여왔지만 생각보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자 최근 들어서는 다시 경쟁적으로 대출 금리를 올리고 있다.

지난달 26일까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새로 취급된 개별 주택담보대출 총액은 7조8466억원이다. 하루 평균 3018억원 규모로, 8월 3596억원보다 16% 정도 취급액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추석 연휴 기간을 제외한 23일 기준으로는 하루 평균 3412억원으로, 사실상 역대 최대 기록이었던 8월 3596억원과 비교했을 때 감소율이 5%에 불과했다.

이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따른 시장 금리 하락 분위기와는 대비되는 양상으로 은행권의 대출 금리는 당분간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증가세가 차츰 둔화되고는 있지만 가계대출을 억제하고 금리가 낮은 특정 은행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는 이른바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서는 금리 인상과 한도 축소가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게 은행 측 견해다.

가계대출 관리 방안 차원이라고는 하나 은행권이 이자 장사를 벌이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출금리는 오르고 수신상품 금리는 낮아지면서 은행권의 예대마진이 더 벌어지고 있어서다. 지난 8월 5대 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평균 가계 예대금리 차는 넉 달 만에 상승으로 전환했다.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지속 인상하면서 주요 시중은행의 실적 또한 역대급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 그룹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4조7881억원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동기(4조4423억원) 대비 7.8% 늘어난 수치다.

은행권의 릴레이 금리 인상에 대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9월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바란 건 쉬운 금리 인상이 아닌 미리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것이었다”며 “가계대출에 대한 대응으로 금리를 올리면 돈도 많이 벌고 수요를 누르는 측면이 있어 쉽다”고 비판한 바 있다.

 

토요경제 / 손규미 기자 skm@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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