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가한듯 증가하지 않은 산업생산...반도체 기저효과 덕 1.6%↑

체크Focus / 장학진 기자 / 2023-04-28 15:52:25
3월 반도체생산 전월대비 35%↑...2월 기저효과, 전년대비 27%↓
소비 0.4%↑, 2개월 연속 증가세…투자 2.2%↓...경기 낙관 일러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28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3월 산업활동동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3월 산업생산이 전달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2월에 이은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생산에 비중이 큰 반도체 부문이 지난 2월에 비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반도체 생산이 늘자 좁게는 제조업생산, 넓게는 광공업생산 증가세를 견인, 전 산업생산의 플러스 성장에 기여했다.


표면적으로는 경기가 점차 살아나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가능하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 반도체생산이 극도로 부진했던 2월의 기저효과로 인해 반짝 상승했을 뿐이다. 일종의 착시현상이다.


반도체 경기는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없다. 예상보다 혹한기가 길어지는 양상이다. 반도체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분기에 반도체 부문에서만 8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낸 것이 이를 함축적으로 설명한다.


증가한듯, 증가하지 않은 산업생산은 투자와 무관치않다. 3월 설비투자는 2.2% 후퇴했다. 최근 우리 경제회복의 유일한 기대주로 떠오른 소비만이 소폭이나마 상승세를 이어갔다.

■ 반도체 부진 지속...4월 생산도 비관적 전망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1.6(2020년=100)으로 전월보다 1.6% 증가했다. 수치상으로는 작년 3월(1.9%) 이후 1년 만에 최대 폭 상승이다.


전산업 생산은 작년 11월(-0.5%) 감소를 마지막으로 보합 또는 증가세가 4개월째 지속됐다. 12월 0.1% 상승한 이후 1월(0.0%), 2월(0.7%), 3월(1.6%)까지 생산이 감소한적은 단 한번도 없다.


전산업 생산의 증가는 제조업(5.7%)을 포함하는 광공업 생산이 5.1% 증가한 덕택이다. 제조업의 핵심인 반도체 생산은 전월 대비 무려 35.1% 늘었다.


이는 2009년 1월 36.6% 증가한 이후 14년 2개월 만에 최대 폭 증가다. 혹한기의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지 않은 가운데 반도체 생산이 급증한 것은 지난 2월 극도의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 탓이다. 실제 3월 반도체 생산은 1년 전과 비교하면 26.8% 감소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반도체생산의 증가는 최근 감소 흐름에 따른 기저효과와 계약 일정에 따른 일시적 요인으로 판단한다"며 "삼성가 최근 공식적으로 감산 계획을 밝혀 전반적인 반도체 생산 추세는 당분간 감소 흐름으로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은 최근 반도체 재고누적과 수요위축으로 ASP(평균판매가격)가 계속 떨어지자 일부 메모리를 중심으로 감산에 돌입했다. 삼성에 앞서 하이닉스는 이미 대대적인 감산을 통해 재고량을 줄이고 있다.

■ 소비 꾸준히 상승세...정부 내수진작책 효과

반도체의 부진 속에 제조업 부문에서는 자동차(6.5%)와 전자부품(9.9%) 등의 생산이 늘었다. 자동차는 수출호조와 반도체수급 완화로 생산이 꾸준히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통신·방송장비(-31.5%), 의료정밀과학(-8.5%) 등은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도 전월보다 0.2% 늘었다. 숙박·음식점업(-3.4%), 예술·여가·스포츠(-1.6%), 정보통신(-2.0%), 도소매(-0.4%) 등이 줄었으나 금융·보험(1.8%), 부동산(3.1%) 등이 늘었다. 숙박·음식점업 감소는 지난 2월(8.2%)에 생산이 대폭 증가한 기저효과 때문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공공행정은 5.0% 증가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3월 108.1(2020년=100)로 0.4% 증가했다. 소매 판매는 올해 1월(-1.5%)까지 3개월 연속 감소한 뒤 2월(5.2%)부터 두 달 연속 증가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부의 강력한 내수활성화 정책이 어느정도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3월에는 가전제품 등 내구재(0.4%)와 차량연료·화장품·음식료품 등 비내구재(0.7%) 소비가 늘었다. 다만 오락·취미·경기용품, 신발·가방 등의 준내구재 소비는 1.1% 감소했다.


생산과 소비가 동반 상승한 것과 달리 3월 설비투자는 2.2% 줄어들었다. 기계류 투자는 늘었으나 선박 등 운송장비 투자가 줄어 전체적으로 감소세를 면치못했다. 건설기성도 토목 공사 실적은 늘었으나 건축 공사 실적이 줄어 3.3% 감소했다.

■ 서비스생산 개선흐름...경기회복 낙관 어려워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9로 전월보다 0.6포인트(p) 올랐다. 2월(0.3p)에 이어 두 달 연속 상승한 것이다. 김 심의관은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최근 2개월간 상승했지만 전반적으로 그간의 하락 흐름에서 벗어났다고 보기에는 낮은 수준"이라며 "100보다 아래면 경기 순환적인 면에서 부진 내지 둔화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2로 0.3p 하락했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작년 7월부터 9개월 연속 감소하거나 제자리걸음이다.


생산과 소비의 쌍끌이 성장에도 경기회복을 단정짓기 어려운 이유다. 김 심의관은 "(3월에는) 광공업 생산이 큰 폭 증가했고 소매 판매와 서비스업 생산도 전월에 이어 증가세를 이어갔다"면서도 "(경기가) 본격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고 보기에는 이르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이승한 경제분석과장은 "완만한 소비회복과 건설투자 실적개선 등에 힘입어 작년 4분기의 부진한 실물경기 흐름을 차츰 벗어나는 모습"이라 전제하며 "향후 경기 흐름은 중국 리오프닝 효과 기대감, 서비스업 생산의 완만한 개선 흐름 등 긍정적 요인이 있지만 글로벌 경기회복세 약화 가능성과 반도체 등 주력 정보기술(IT) 품목의 수출 부진 등이 부담 요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토요경제 / 장학진 기자 wwrjang@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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