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IBK기업은행 ‘행장 공백’ 2주째…정책금융 미실행·조직혼란 가중

경제·금융 / 김소연 기자 / 2026-01-16 15:44:39
지난 2일부터 김형일 전무 직무대행 체제…경영계획·인사 지연
행장 공백에 노사 교섭 중단…노조 “총인건비제 해결해야”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IBK기업은행 차기 행장 인선이 2주째 지연되면서 주요 의사결정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지난 2일 김성태 전 행장의 임기 종료 이후 김형일 전무이사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은행장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연초에 예정됐던 경영전략회의와 중장기 사업 방향 논의, 임원 인사 등 핵심 의사결정이 줄줄이 대기 상태에 놓였다. 내부에서는 조직 인사가 사실상 중단되며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IBK기업은행 본점 전경/사진=IBK기업은행 


◆ 차기 수장 후보 ‘김형일·서정학·양춘근’ 거론


기업은행장은 국책은행 특성상 금융위원장이 최종 후보를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구조다. 과거에는 임명 약 일주일 전 내정자가 언론에 공개되는 전례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인선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최근 중국·일본 등 대통령의 연이은 해외 순방 일정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당초 이달 9일 전후로 차기 행장 발표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있었으나 현재까지 별다른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김형일 전무이사의 임기가 오는 3월20일까지로 직무대행 체제가 장기화될 경우 조직 운영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차기 행장 후보로는 현재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김형일 전무이사와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 양춘근 전 IBK연금보험 대표이사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조직 안정성과 연속성을 고려할 때 내부 출신 인사가 낙점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김 전무는 1992년 기업은행에 입행한 이후 전략기획부장, 글로벌사업부장 등 핵심 보직을 두루 거친 기획통으로 평가받는다. 서 대표는 IB(투자은행) 전문성과 증권사 경영 경험을 갖췄고, 양 전 대표는 보험과 리스크 관리 분야에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

◆ 차기 행장 앞에 놓인 과제…300조원 정책금융·780억원 임금체불 

 

누가 선임되더라도 차기 행장이 떠안아야 할 과제는 만만치 않다.

 

기업은행은 2030년까지 300조원 이상을 지원하는 ‘IBK형 생산적금융 30-300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에 250조원, 벤처·투자·인프라 부문에 20조원, 소비자 중심 신뢰금융에 37조8000억원, 국민성장펀드에 10조원을 배정했다. 대규모 정책자금을 안정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리더십이 절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부적으로는 노조와의 갈등도 부담 요인이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기업은행지부(이하 기업은행 노조)는 총액인건비제 적용으로 초과근무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를 사실상 ‘임금체불’로 규정하고 있다.

기업은행 노조에 따르면 총액인건비제 적용으로 수당 대신 부여된 보상휴가 가운데 사용하지 못한 일수가 2024년 기준 1인당 평균 35일에 달한다. 이를 수당으로 환산하면 1인당 약 600만원, 전체 규모는 780억원에 이른다.

앞서 대통령도 지난해 12월19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법률을 위반하면서 운영하도록 정부가 강요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기업은행 임금체불 문제 해결을 주문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기업은행 노조는 16일 국회 소통관에서 은행장 공석 장기화와 총액인건비 제도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류장희 기업은행 노조 위원장은 “은행장이 공석인 상황에서 노사 교섭이 중단돼 갈등을 풀 수 있는 출구가 막혔다”면서 “대통령이 공약하고 공식 지시한 기업은행 문제 해결을 즉각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기업은행 노조는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ksy@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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