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위기의 K배터리'...中제외 시장점유율도 1위 내줄판

체크Focus / 양지욱 기자 / 2023-04-03 15:29:17
전체1위 중국CATL, 비중국 점유율서도 1위 LG 턱밑 추격
저가 원통형 내세워 세장공략 박차...조만간 역전 가능성
K배터리 3사 합산점유율 50%벽 붕괴...원통형 양산이 변수
▲지난달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배터리 산업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3'에서 참관객들이 SK온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대한민국이 강력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돼오던 'K배터리'에 대한 경고음이 곳곳에서 들리고 있다. 최대 경쟁국인 중국과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는 등 K배터리의 시장 지배력에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최대 전기차업체인 BYD가 막강한 자체수요를 뱌탕으로 K배터리의 간판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을 추월하며 CATL에 이어 세계 2위에 오른데 이어, 글로벌 배터리 최강자인 중국 CATL이 중국 제외 나머지 시장 기준으로 선두를 지켜온 LG엔솔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중국은 미국을 넘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이다. CATL이 글로벌 전기차배터리업계 부동의 1위를 질주하는 배경도 풍부한 중국내수 덕분이라며 평가절하돼왔던 게 저간의 사정이다.


실제로 중국내수를 제외한 나머지 시장 기준으로는 LG엔솔이 독주해왔고, SK온과 삼성SDI를 포함한 K배터리 3사의 점유율은 50%를 웃돌았다. 그런데, 최근들어 CATL이 테슬라는 물론이고 전세계 전기차업체에서 잇따라 러브콜을 받으며 급성장세를 타고 있어 주목된다.

■ CATL 맹추격에 선두 LG엔솔과 격차 1.7%로 좁혀져

3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2월 중국을 제외한 세계 각국에 판매된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사용량은 약 36.8기가와트시(GWh)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무려 50.1% 급증한 수치다.


배터리 공급업체별로는 K배터리의 간판 LG엔솔이 전년 동기보다 48.9% 증가한 9.3GWh의 사용량으로 선두를 유지했다. LG앤솔의 중국시장을 제외한 글로벌 배터리시장 점유율은 25.4%로 작년 같은기간에 비해 0.2%포인트 하락했다.


LG엔솔에 이은 2위는 세계 전체 배터리시장 점유율면에서 압도적 1위에 올라있는 CATL이 차지했다. CATL은 경쟁업체들을 압도하는 공급능력과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배터리시장을 장악해 들어가며 중국 제외 시장점유율면에서도 1위 LG엔솔의 턱밑까지 추격하는데 성공했다.


현재 LG엔솔과 CATL의 점유율 격차는 1.7%포인트에 불과하다. 작년 같은기간에 양사간의 격차가 5.7%포인트였으나 1년만에 1%포인트대로 줄인 셈이다. 업계에선 이같은 추세라면 머지않아 CATL이 LG엔솔을 2위로 밀어내고 선두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CATL이 현재 주력 생산중인 제품은 LFP(리튬인산철 계열)계 원통형 배터리이다. 이 제품은 범용 재료를 주로 사용하는데다 공장이 단순해 원가가 저럼할뿐만 아니라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뛰어나다.


K배터리 3사가 주력 생산중인 NCM(니켈코발트망간계) 파우치형이나 각형 배터리는 효율은 뛰어나지만, 안정성이 취악하고 원가가 높은게 치명적 단점이어서 전기차업체들이 LFP계 배터리 채용을 늘리고 있다.


이 같은 전기차 시장의 트렌드변화로 인해 원통형 LFP배터리 부문의 최강자인 CATL의 반사이익을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특히 작년말부터 전기차업체간의 저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제조원가의 50% 이상이 넘는 배터리 단가를 최대한 낮추기 위해 LFP계 원통형 배터리 탑재를 늘리는 추세다.

■ 국내업체들 원통형 조기 양산이 향후 경쟁의 변수

중국 CATL은 이러한 시장트렌드를 바탕으로 비 중국 시장에서도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CATL은 지난 1~2월 전년 동기보다 무려 79.3% 증가한 8.7GWh의 사용량을 나타내며 1위 LG에너지솔루션의 뒤를 바짝 따라붙었다.


CATL의 두드러진 성장세는 경쟁업체들의 시장지배력에 적지않은 영향을 끼쳤다. 1위 LG엔솔은 물론 3위 파나소닉도 전년동기 대비 0.2%포인트 하락한 21.1%의 점유율로 3위를 지켰다.

 

파나소닉은 테슬라의 최대 배터리 협력업체다. 파나소닉 역시 전년 동기 대비 48.9% 증가율을 나타냈으나, CATL의 급성장에 점유율이 소폭 하락했다.


K배터리 3사중에선 SK온이 11.3%의 점유율로 4위를 유지했으나 작년에 비해 점유율이 5%포인트 줄어들었다. 반면 삼성SDI는 국내업체 중에선 유일하게 0.5%포인트 상승하며 9.9%로 점유율을 높였다.

 

중국 CATL의 고성장에 밀려 K배터리 3사의 합산 점유율은 46.6%로 전년 동기(51.3%)보다 4.7%포인트 하락했다. 그간 중국시장을 제외하면 K배터리 3사가 시장을 완전 장약했다고 안위했으나, 이마저도 점차 중국에 밀릴 위기에 빠진 셈이다.


SNE리서치는 "CATL을 비롯한 몇몇 중국 업체들은 비중국 시장에서도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중국 내수 시장을 넘어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앞으로 현대차의 신형 코나 전기차 모델에도 CATL의 원통형 배터리가 탑재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제하며 "가격경쟁에서 크게 앞서있는 CATL이 비 중국 시장에서도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LFP계 원통형배터리를 내세워 세계시장을 장악한 중국의 입지가 계속 유지될 것이라 장담하기 어려워 보인다. 무엇보다 K배터리 3사들이 한결같이 원통형 공급능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업체들은 원통형 제품에 대한 생산노하우가 풍부하고 품질이 우수해 공급 능력만 확보된다면, CATL 등 중국업체들이 독점하고 있는 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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