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금융기관 연체율...'대출 부실' 이대로 괜찮은가

체크Focus / 이중배 기자 / 2023-05-22 15:14:55
5대 은행 연체율 4월에 또 상승...'영끌족' 무리한 투자 화근
카드사도 대부분 연체율 1% 이상 '위험수위'...리볼빙 잔액
저축은행P2P업계도 마찬가지...대출부실 시급한 과제 떠올라
▲월 5대 은행 연체율 또 올라 대출부실이 위험수위에 올랐다. 사진은 지난달초 서울 SC제일은행에 내걸린 대출 현수막. <사진=연합뉴스제공>

 

가계와 자영업자들의 금융기관 연체율이 치솟고 있다. 1, 2금융 가릴 것 없이 연체울이 꿈틀대고 있다. 연체율과 NPL(부실채권) 모두 그 비율이 3~5년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부동산, 주식, 선물, 가상자산 등에 투자하기 위해 무리하게 금융기관 대출을 쓴 '영끌족'들이 경기침체와 고금리를 견디지 못해 상환에 한계를 맞고 있다는 방증이다.


자영업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경기부진에 따른 매출 감소로 인해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앞뒤가리지 않고 가계 대출을 끌어다 쓴 때문으로 풀이된다.


영세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다. 이처럼 연체율이 늘어난다는 것은 잠재적으로 채무불이행에 따른 신용불량자를 양산할 여지가 그만큼 크다는 얘기와 진배없다. 대출 부실이 향후 금융 및 경제의 큰 부담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여 금융당국의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 5대 시중은행 평균연체율 20개월만에 0.3%대 진입

은행들의 연체율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리 인상은 일단 멈춰섰지만, 작년까지 계속된 고금리 여파가 시차를 두고 나타나면서 은행 대출을 1개월 이상 갚지 못하는 기업과 가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기관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4월말 기준 원화 대출 연체율은 평균 0.304%로 조사됐다. 1개월 이상 원리금이 연체된 대출 비중이 0.3%대에 진입했다는 얘기다.


3월(0.272%)보다 0.032%포인트 올랐고 지난해 같은 기간(0.186%)과 비교하면 0.118%p나 오른 것이다. 차주별로는 가계대출 연체율은 0.270%로 전달보다 0.032%포인트 상승했다. 기업도 0.328%로 전달 대비 0.034%포인트 올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이 0.30%대에 진입한 것은 2021년 5월(0.32%) 이후 20개월 만이다. 작년 상반기만 해도 연체율이 큰 변동이 없었으나 하반기부터 상승세를 이어간 결과다.


신규 연체율도 평균 0.082%로 전달보다 0.008%포인트 또 상승했다. 신규 연체율이란 해당 월의 신규 연체 발생액을 전달 말의 대출 잔액으로 나눈 것으로, 대출 부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5대 은행의 부실 대출 채권의 비율을 보여주는 고정이하여신(NPL)도 전달 평균 0.242%에서 4월 0.250%로 높아졌다.

 

 

▲카드론, 리볼빙 등 7대 카드사의 카드대출 연체율이 가파르게 상상하고 있다. <그래픽=연합뉴스제공>

 

■ 저축은행 연체율 5%대 치솟아...카드사도 1% 웃돌아

제2금융권의 상황은 은행보다 더 좋지 않다. 아무래도 은행보다 대출 문턱이 낮은 탓에 취약 차주가 상대적으로 많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저축은행의 경우 연체율이 지난 1분기에 5%대(5.1%)까지 치솟았다. 2018년 5.05% 이후 5년 만의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NPL의 비율은 전분기 대비 무려 1.1%p나 상승했다.


고금리와 경기둔화 등의 영향으로 특히 저신용 가계와 기업 차주의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연체율과 NPL 비율이 동반 상승했다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카드사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올 1분기 카드대금, 할부금, 리볼빙, 카드론, 신용대출 등 1개월 이상 연체된 비율이 대부분 1%를 웃돌고 있다.


롯데카드가 1.49%의 연체율로 가장 높고 신한카드(1.37%), 우리카드(1.35%), KB국민카드(1.19%), 하나카드(1.14%), 삼성카드(1.10%) 등의 순이다.


이중 신한카드의 경우 2019년 3분기(1.40%) 이후 최고 연체율을 찍었다. KB카드는 2020년 1분기(1.24%) 이후, 삼성카드는 2020년 2분기(1.2%) 이후 연체율이 가장 높다.


전망도 부정적이다. 카드 대금의 일부만 선결제하고 나머지는 나중에 갚는 리볼빙 잔액이 크게 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7대 카드사의 4월 기준 리볼빙 잔액은 7조1729억원으로, 작년 4월(6조2천740억원)보다 1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카드대츨의 리볼빙 이자가 연 20%대의 사실상 법정 최고금리에 가까워 차주 부담이 매우 크다"고 전제하며 "향후 카드사의 연체율이 가파르게 상승할 개연성이 높다"고 관측하고 있다.

 

■고금리와 경기둔화 등 맞물린 탓...부실대출 해결 서둘러야

기존 금융기관과는 달리 공격적 대출을 특징으로 하는 P2P대출업계의 연체율은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P2P업체의 연체율은 보통 20%를 웃돈다. 부동산 시장 침체 여파로 관련 대출이 부실화한 영향이다.


대출 잔액 기준 P2P대출업계 2위권인 투게더펀딩의 경우 지난달 기준 연체율은 26.09%에 달할 정도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연체율이 20% 이상인 P2P대출업체만도 4곳이다.

 

▲5대은행이 연체율이 상승세를 보이자 위기 비상체계'를 가동하며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사진은 금융기관 내보 모습. <사진=연합뉴스제공>

 

이처럼 금융기관 전반의 연체율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는 이유는 금리 상승, 경기 둔화, 자산가치 하락 등이 맞물리며 차주의 상환 능력을 떨어진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작년1분기까지의 초저금리 시대에 무리하게 빚을 내 부동산 및 유가증권에 투자했던 이른바 '영끌족'들이 증시와 부동산 시장의 동반 침체로 인해 투자손실을 보고 회수마저 어려워진데다, 고금리가 1년넘게 지속되면서 대출 상환에 어려움이 커진 결과로 해석된다.


문제는 금융기관 전반의 연체율 상승세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부정적 전망이 우세하다는 점이다. 당장 이번 2분기 이후 연체율 상승세다 더욱 뚜렷해질 가능성이 크다는게 중론이다.


이같은 잿빛 전망이 나오는 것은 일반적으로 6개월 또는 1년인 대출금리의 갱신 주기를 감안할 때 2분기 이후 거의 모든 차주에게 고금리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연체율이 높아진다는 것은 잠재적인 금융 부실의 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얘기여서 자칫 금융시장은 물론 국가경제에도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소지가 있다"면서 "금융기관과 정부가 다중채무자와 저신용자들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부실대출 문제 해결에 보다 적극 나서야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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