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자 2천만 명… 1인당 빚 9400만원, 상환 부담 갈수록 심화

체크Focus / 장연정 기자 / 2024-07-01 15:12:14
다중채무자, 1인 평균 대출액 1억2401만원 수준
취약 차주의 경우 소득의 70% 대출 상환에 사용
▲ 경기 부천시 상가 건물<사진=양지욱 기자>

 

[토요경제 = 장연정 기자] 고금리와 소비침체가 이어지면서 자영업자의 금융권 부채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전체 가계대출자의 빚 상환 부담도 늘어나면서 총부체원리금 상환비율(DSR)도 두 분기 연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러 곳에서 대출을 끌어 쓴 다중 채무자의 경우 최소 생계비 정도를 뺀 거의 모든 소득을 빚 갚는 데 쓰고 있었다.

1일 한국은행이 양부남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분기별 자영업자·가계대출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3월 말) 현재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권 사업자대출 연체액(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은 모두 10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해당 연체액 통계는 금융기관들이 제출한 업무보고서에 기재된 실제 연체액 현황을 합산한 결과다.

이는 2009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연체 규모 기록일 뿐 아니라, 작년 4분기(8조4000억원)와 비교해 불과 3개월 만에 2조4000억원이나 뛰었다.

분기별 연체액 증가 폭(직전분기 대비)은 작년 1분기 2조2000억원(2022년 4분기 4조1000억원→2023년 1분기 6조3000억원)에서 2분기 1조원(6조3000억원→7조3000억원), 3분기 1조원(7조3000억원→8조3000억원), 4분기 1000억원(8조3000원→8조4000억원)으로 계속 줄다가 다시 2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자영업자 전체 금융권 사업자대출 연체율도 작년 4분기 1.30%에서 올해 1분기 1.66%로 석 달 사이 0.33%포인트(p) 치솟았다. 2013년 1분기(1.79%)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가계대출까지 포함한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권 대출 잔액은 1분기 말 현재 1055조9000억원(사업자대출 702조7000억원+가계대출 353조2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직전 분기(1053조2000억원)보다 2조7000억원 더 늘어 다시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은은 자체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약 100만 대출자 패널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사업자대출 보유자를 자영업자로 간주하고, 이들의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을 더해 자영업자 전체 금융권 대출 규모를 시산했다.

가계대출자들의 대출 상환 부담도 통계상 다시 커지는 추세다.

한은은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1분기 말 현재 1973만명이 총 1852조8000억원의 가계대출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했다. 1인당 평균 9389만원씩 금융권 대출을 안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대출자 수와 대출 잔액이 각 6만명(1979만명→1973만명), 5000억원(1853조3000억원→1852조8000억원) 줄었지만 1인당 대출액은 22만원 늘었다.

이들 가계대출자의 평균 DSR은 38.7%로 추산됐다. DSR은 대출받는 사람의 전체 금융부채 원리금 부담이 소득과 비교해 어느 정도 수준인지 가늠하기 위한 지표로, 해당 대출자가 한해 갚아야 하는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결국 우리나라 가계대출자는 평균적으로 연 소득의 약 39%를 대출 원리금을 갚는 데 쓴다는 얘기다.

가계대출자 평균 DSR은 2022년 4분기 40.6%를 찍고 이후 지난해 3분기 38.4%까지 떨어졌지만, 같은 해 4분기 38.5%로 반등한 뒤 두 분기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가계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의 평균 DSR 역시 작년 4분기 58.2%에서 올해 1분기 58.8%로 더 높아졌다. 이들 다중채무자의 평균 대출액은 1억2401만원에 이르렀다.

대출 상환 측면에서 가장 상황이 좋지 않은 취약 차주(저소득·저신용 다중채무자)의 DSR(64.8%)도 한 분기 사이 2.2%p(62.6→64.8%) 뛰었다.

보통 금융기관과 당국 등은 DSR이 70% 안팎이면 최소 생계비 정도를 제외한 대부분의 소득으로 원리금을 갚아야 하는 상황으로 간주한다. 취약 차주들이 현재 평균적으로 이런 한계 상태에 이른 것으로 짐작된다.


한은은 최근 금융안정 보고서를 통해 “당분간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연체율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금융 당국은 채무 상환 능력이 크게 떨어졌거나 회생 가능성이 없는 자영업자에 대해 새출발기금 등을 통한 채무 재조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가계와 자영업자 차주의 재무 건전성 변화가 금융기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장연정 기자
장연정 기자 안녕하세요. '토요경제' 장연정 기자입니다.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뷰티트렌드]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웰에이징 R&D 확대

    [뷰티트렌드]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웰에이징 R&D 확대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건강수명과 노화 관련 연구개발(R&D)을 확대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건강기능식품 신소재 개발에 나섰고 아모레퍼시픽은 노화에 따른 모발 강도 저하와 관련한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연구했다.LG생활건강은 지난 17일 한국식품연구원과 건강기능식품 신소재·분석 기술 개발과 식품 분야 연구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1

    2
    [건설사동향] 현대엔지니어링 거제 1963가구 공급·포스코이앤씨 분당 1순위…중흥토건 100억 담보 연장

    [건설사동향] 현대엔지니어링 거제 1963가구 공급·포스코이앤씨 분당 1순위…중흥토건 100억 담보 연장

    현대엔지니어링이 조선업 회복세가 이어지는 거제에서 1963가구 대단지 분양에 나선다. 포스코이앤씨는 분당 리모델링 단지의 일반분양 청약에 들어갔고, 중흥토건은 계열사로부터 제공받은 100억원 규모 담보의 만기를 연장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오는 10월 경남 거제시 옥포동 1670번지 일원에서 ‘힐스테이트 거제시그니처’를 분양할 예정이다.단지는 지하 7층~지

    3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계가 토큰증권과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공모주·가족 자산관리와 문화 콘텐츠 마케팅으로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KB증권은 기관투자자 대상 토큰증권 사업에 나섰고 신한투자증권은 AI 투자정보 서비스를 출시했다. 대신증권은 공모주 청약증거금에 이자를 지급하며, 한국투자증권은 가족 자산관리, 키움증권은 e스포츠를 앞세워

    4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대표 이한우) 주가가 최근 1년간 130% 넘게 상승했지만 52주 최고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30% 이상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근 한 달간 다시 20% 넘게 오른 가운데 증권가는 해외 원전 사업이 실제 계약과 수주로 이어지는지를 향후 주가 흐름의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

    5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 충돌을 두 달 더 미뤘다. 그러나 한국 기업에 더 직접적인 희토류 공급과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 기술통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부터 현대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까지 당장의 통상 충격은 낮아졌지만 공급망 경쟁은 계속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