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유예 종료, 단기 조정 넘어 부동산 구조 재편 신호

부동산·건설 / 이덕형 / 2026-01-25 15:00:02
5월9일 계약분까지 한시 유예…매물 증가·보유 부담 확대 통해 시장 정상화 유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한강변 아파트 단지 모습./사진=연합뉴스/이덕형

 

[토요경제 = 이덕형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오는 2026년 5월 9일 종료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단기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정부는 토지거래허가구역 거래 지연 현실을 감안해 5월 9일까지 계약한 거래에 한해 중과세를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정책 기조는 다주택 보유 부담을 구조적으로 높여 시장 체질을 바꾸겠다는 데 맞춰져 있다. 

 

시장에서는 매물 증가와 가격 조정이 동시에 나타나는 가운데, 중장기적으로 거래 정상화와 투기 수요 억제 효과가 나타날지 주목하고 있다.


현행 제도상 양도 시점은 소유권 이전등기일과 잔금 납부일 중 빠른 날을 기준으로 한다. 그러나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거래 약정 이후 구청 허가에만 15∼20일이 소요되고, 계약 체결 이후 잔금 납부와 입주까지 통상 3∼4개월이 걸린다. 

 

이 때문에 지금 매물을 내놓더라도 5월 9일까지 실제 잔금 처리가 가능할지 불확실하다는 지적이 현장에서 나오고 있다. 정부가 계약 기준으로 한시 유예를 검토하는 배경에는 이러한 물리적 거래 지연 구조가 반영돼 있다.

정책 발표 이후 시장에서는 이미 일부 수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이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밝힌 1월 23일 이후 서울 아파트 매물은 5만6천219건에서 5만6천777건으로 558건 증가했다. 

 

증가 폭은 크지 않지만, 단기간에 매물 방향성이 전환됐다는 점에서 시장 심리 변화가 감지된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서는 직전 거래가 대비 가격을 낮춘 급매도 등장하고 있다. 시세가 60억∼130억원에 이르는 강남구 압구정 구현대의 경우 정상 매물 대비 약 5% 낮은 급매가 일부 출회됐으며, 중형은 최고가 대비 3억∼4억원, 중대형은 6억∼7억원 낮춘 가격에 거래가 시도되고 있다.

대출 환경도 거래 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2억∼6억원 수준으로 제한된 상황에서 매수 여력이 크게 위축돼 있으며, 토허구역 내에서는 실입주 요건을 충족해야 대출이 가능하다. 

 

강북권과 수도권 외곽 일부 지역에서는 지난해 말 이후 반사이익으로 가격이 3천만∼5천만원가량 상승한 사례도 있었지만, 다주택자 매물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할 경우 다시 약보합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 정책의 추가적 의미는 단기 매물 유도에만 있지 않다.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와 함께 보유세 개편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시사함으로써, 거래 시점뿐 아니라 보유 단계에서도 비용 부담을 높이겠다는 방향성을 분명히 했다. 

 

이는 다주택 보유 전략의 기대수익 구조를 낮추고, 주택을 투자 자산이 아닌 거주 자산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정책 신호로 해석된다. 실제로 양도세 부담이 기존보다 2∼3배 확대될 경우 매도 시점 선택의 유연성이 크게 줄어들고, 보유 기간 동안 발생하는 세금 부담이 누적되면서 장기 보유 전략 자체의 경제성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

향후 기대 효과로는 단기적으로 거래량 감소와 급매 중심의 가격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중기적으로는 다주택자의 점진적 매물 출회가 이어지면서 거래 물량이 분산되고, 특정 지역에 쏠렸던 가격 상승 압력이 완화될 여지가 있다. 

 

양도차익이 크지 않은 수도권 외곽이나 비규제지역 주택부터 매도가 이뤄질 경우, 지역 간 가격 왜곡이 일부 조정되는 효과도 기대된다. 장기적으로 보유세 부담이 현실화될 경우 고가 주택과 다주택 보유에 대한 진입 장벽이 높아지면서 주택 이동성이 확대되고, 실거주 중심 거래 구조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러한 정책 효과가 안정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거래 절차 병목 해소, 금융 규제 조정, 세제 예측 가능성 확보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처럼 토허구역 허가에만 최소 15∼20일이 소요되고, 계약 이후 잔금까지 3개월 이상이 필요한 구조에서는 정책 시한이 짧을수록 시장 혼선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가 향후 세제 개편 일정과 적용 기준을 보다 명확히 제시할 경우 시장의 불확실성은 점진적으로 완화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이덕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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