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공급 동반 하락… 올 1분기 주택시장 ‘복합 불황’ 가속화

체크Focus / 장연정 기자 / 2024-01-03 14:48:19
건설정책硏, 고금리·분양 급감에 ‘더블 불황’ 고착화 진단
수주·허가·착공·분양 등 건설부문 모든 지표 역대급 부진
주택硏, “주택수요 위축에도 분양가격은 상승 전망 우세”

지난해 4분기를 분기점으로 집값 조정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1분기에 주택수요와 공급이 동시에 급감하는 ‘복합 불황’이 고착화할 것이란 진단이 나왔다.

고금리와 내수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에 금융권의 대출 문턱마저 높아져 주택 수요가 더욱 위축되고, 신규 주택 공급물량이 축소되며 전반적인 주택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대형 건설사인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PF(프로젝트 파이낸싱)리스크가 확산하며 건설업계가 최악의 경기부진에 시달릴 것으로 관측됐다.

◆고금리에 시장심리 위축… 향후 수요 회복 불투명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3일 ‘2023년 4분기 건설·주택시장 평가 및 전망’ 보고서에서 주택수요와 거래 회복이 더뎌 수요와 공급이 동반 위축되는 복합 불황이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주택시장은 가격과 수급 여건이 3분기에 정점을 찍은 후 4분기 하락세로 전환했다고 진단하고 “지난해 10월 기준 주택거래량이 2018~2019년의 60%에도 못 미치는 상태가 지속, 향후 주택수요 회복이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올 1분기 주택시장이 수요와 공급이 동반 부진한 복합 불황이 고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사진은 지난달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아트 센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제공>

 

올해부터 신생아 특례, 전세자금 대출확대 등 청년 중심의 주거 안정책이 활성화할 예정이지만 분양가격 메리트 감소, 주택가격 하락 전망 확산으로 효과는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보고서는 올 1분기 주택 수요가 둔화로 전국 집값 조정기가 이어지며 올해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매매 기준 1% 내외, 전셋값은 2% 내외의 보합세를 예상했다.


공급 사이드의 불황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4분기 건설시장이 건설기성 등 동행지표 증가세가 둔화하고 건축허가, 착공 등 선행지표 부진이 이어져 올 1분기에도 착공물량 감소의 시차 효과로 건설기성, 건설투자 등 동행지표가 대부분 부진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연구원은 "건설 선행지표로 인식되는 수주, 허가, 착공, 분양 등 모든 지표가 역대급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며 "민간 부문의 부진과 함께 공공투자도 13분기째 감소 내지는 정체 추세"라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주택시장의 복합 불황을 전망한 이유로 ▲고금리 지속에 따른 시장심리 위축 ▲ 2018∼2019년 정상수준 대비 60%에도 못미치는 주택거래(지난해 10월 기준) ▲ 건설원가 상승 및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험 확대에 따른 주택 인허가 및 착공·분양물량 급감 등을 꼽았다.

◆분양전망지수 70 밑돌아… 가격전망지수는 110


이처럼 주택 수요위축에 건설지표의 총체적 부진이 이어지며 전국의 아파트 분양전망지수가 70을 밑돌고 있다. 3일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지난해 12월 대비 올해 1월 전국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69.9다.


이는 한 달만에 8.4 포인트 상승하며 넉 달 만에 하락세를 멈춘 것이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분양전망지수는 100을 넘으면 분양을 긍정적으로 보는 사업자가 더 많고, 100 미만이면 부정적 전망이 더 많다는 의미다.

 

▲전국 아파트 분양 전망지수. <자료=주택산업연구원제공>

 

특히 서울과 인천의 분양전망지수는 이달에도 떨어졌다. 서울은 지난달 90.5에서 이번 달 82.5로, 인천은 73.3에서 62.1로 각각 하락했다. 지난해 8월 118.9까지 치솟았던 서울은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80대가 주저앉았다.


주택산업연구원은 대출 조건 강화와 대출 한도 축소, 고분양가, 고금리로 수요자의 자금 조달 부담이 여전한 상황에서 입지와 분양가 경쟁력에 따른 분양 경쟁률이 편차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과 대도시 신규 분양 아파트 중 주변 시세에 비해 분양가가 낮은 단지에 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연구원은 전망했다.


분양전망지수는 약세를 보이고 있는 데 반해, 분양가격전망지수는 강세다. 올해 1월 분양가격전망지수는 110.0으로, 지난달보다 3.8포인트 상승했다. 주택시장의 수요위축에도 불구, 분양가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강하다는 뜻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이에 대해 원자잿값 상승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 대외적 악재가 겹치면서 수요위축에도 아랑곳없이 당분간 아파트 분양가격은 지속적으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한국은행이 지난다 27일 발표한 ‘2023년 1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 소비자심리지수(CSI)는 한 달 전(102)보다 9p 하락한 93으로 100선이 무너졌다. 주택가격전망 CSI가 100선이 무너진 것은 작년 5월(92) 이후 7개월 만이다. 1년 후 집값이 지금보다 더 떨어질 것이란 부정적 전망이 우세하다는 얘기다.

 

토요경제 / 장연정 기자 toy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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