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자본 3% ‘부동산 PF’가 금융위기 원인… 금융사도 임대주택사업 허용

체크Focus / 양지욱 기자 / 2024-11-14 15:52:54
정부, 14일 ‘부동산 PF제도 개선방안’발표…자기자본비율 20% 상향 유도
토지주가 토지·건물을 리츠(PF사업)에 현물출자시에도 세제 혜택
금융권도 장기임대주택사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자회사 소유 허용
▲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자기 자본 3억원만으로도 100억원 규모의 부동산 사업이 가능해 금융·건설 시장 위기를 초래했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개선된다.

앞으로는 자기자본을 적게 투입한 PF 사업자에게 대출해주는 금융기관은 더 많은 자본금과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반면 ‘PF 사업자’가 고금리 대출을 받아 토지를 매입하지 않아도 되도록 땅주인이 토지·건물을 PF 사업에 현물로 출자하면 양도소득세 과세 시점을 늦춰준다.

정부는 14일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부동산 PF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시행사들의 자기자본 비율을 현재 3%에서 20%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부동산 PF’는 부동산개발 프로젝트에서 발생하는 미래 수익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 기법으로 지난해 말 기준 230조원 규모다. 

 

정부와 업계에서는 금융 시장의 부실 뇌관으로 ‘부동산 PF’가 자주 언급되는 이유는 선진국에 비해 낮은 시행사의 자기자본비율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 자료=국토개발부

국내 PF사업은 대부분 자기자본비율이 3∼5% 수준이라 총사업비의 20∼40%를 차지하는 토지 매입 단계에서부터 연 8~10%대 고금리 대출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PF 대출에 나선 금융사들은 저자본 리스크를 보완하기 위해 사업성을 제대로 평가하기보다는 공사를 기한 안에 마치겠다는 건설사·신탁사의 보증(책임준공 확약)을 믿고 대출을 해주고 있다. 

이런 구조로 영세 시공사가 난립하고 ‘묻지마’식 투자가 성행하면서 부동산 PF발 금융 위기가 왔다는 지적이다.


이와 달리 미국·일본에선 부동산 디벨로퍼가 금융사·연기금 등 지분 투자자를 유치해 자기자본 30∼40%를 갖고 토지를 매입한다. 이후 건설 단계에서 PF대출을 받는다.

 

◆ 낮은 자기자본 확충 유도…정부, PF 제도 개선방안 발표


이에 정부는 우선 토지주가 토지·건물을 리츠(PF사업)에 현물출자할 수 있도록 해 자기자본비율 상향을 유도한다.

 

지금은 기업·개인이 보유 토지를 리츠에 출자하는 시점에 법인세·양도소득세를 내야 해 현물출자 유인이 떨어지는데, 실제 부동산을 매각해 수익이 나는 시점으로 과세를 이연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선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이 필요하다.


미국에서 1992년 도입돼 리츠 시장의 폭발적 성장을 이끈 '업리츠(UP-REITs)'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다.


김승범 국토부 부동산투자제도과장은 “유휴 토지 현물출자가 활성화되면 토지 매입을 위한 대출 규모가 줄어 자기자본비율이 높아지며, 사업비 절감과 그에 따른 분양가 인하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수도권 주요 지자체 내 3천305㎡(100평) 이상 주거·상업지역의 나대지 7천만㎡를 현물출자 대상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내년부터 토지 현물출자를 활용한 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한 선도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자기자본비율이 높은 사업장에는 용적률·공공기여 완화 등 도시규제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단순 개발이 아닌 지역 활성화를 위해 관리·운영까지 하는 시행자에게는 3기 신도시 등 우량 공공택지를 우선 제공한다.


또 은행, 보험사가 장기임대주택사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자회사 소유를 허용한다.


자기자본비율이 높은 사업장은 인센티브를 받지만, 낮은 사업장은 대출부터 어려워진다.
정부는 은행, 보험사, 증권사가 PF대출 때 쌓아야 하는 자본금과 대손충당금 비율을 PF사업 자기자본비율에 따라 차등화하기로 했다.

▲ 경기 광명 지역 주택가<사진=양지욱 기자>

시행사가 투입한 자기자본비율이 20%보다 낮으면 위험가중치와 자본금과 대손충당금 비율을 높게 적용하는 식이다. 자기자본비율이 20% 이상으로 높은 우량 사업자는 대출이 용이해질 것으로 보인다.


상호금융·캐피탈·새마을금고는 저축은행과 마찬가지로 자기자본비율이 일정 수준 미만인 사업자에 대한 PF 대출을 제한토록 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정부는 PF대출 연체율 수준을 고려해 금융업권별 위험가중치, 충당금 규제도 정비하기로 했다.


구체적 기준은 금융위를 중심으로 금융권 협의를 거쳐 내년에 마련한다. PF 대출 때 이뤄지는 사업성 평가도 강화한다.


지금까지는 의무가 아니었던 전문평가기관의 사업성 평가를 의무화하고, 평가 기준과 절차를 마련한다. 민간에서 사업성 평가를 정확하게 할 수 있도록 전문평가기관 인증 제도도 도입한다.


이와 함께 정부는 범부처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책임준공 개선 방안과 PF 수수료 개선 방안을 내년 중 마련하기로 했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뷰티트렌드]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웰에이징 R&D 확대

    [뷰티트렌드]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웰에이징 R&D 확대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건강수명과 노화 관련 연구개발(R&D)을 확대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건강기능식품 신소재 개발에 나섰고 아모레퍼시픽은 노화에 따른 모발 강도 저하와 관련한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연구했다.LG생활건강은 지난 17일 한국식품연구원과 건강기능식품 신소재·분석 기술 개발과 식품 분야 연구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1

    2
    [건설사동향] 현대엔지니어링 거제 1963가구 공급·포스코이앤씨 분당 1순위…중흥토건 100억 담보 연장

    [건설사동향] 현대엔지니어링 거제 1963가구 공급·포스코이앤씨 분당 1순위…중흥토건 100억 담보 연장

    현대엔지니어링이 조선업 회복세가 이어지는 거제에서 1963가구 대단지 분양에 나선다. 포스코이앤씨는 분당 리모델링 단지의 일반분양 청약에 들어갔고, 중흥토건은 계열사로부터 제공받은 100억원 규모 담보의 만기를 연장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오는 10월 경남 거제시 옥포동 1670번지 일원에서 ‘힐스테이트 거제시그니처’를 분양할 예정이다.단지는 지하 7층~지

    3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계가 토큰증권과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공모주·가족 자산관리와 문화 콘텐츠 마케팅으로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KB증권은 기관투자자 대상 토큰증권 사업에 나섰고 신한투자증권은 AI 투자정보 서비스를 출시했다. 대신증권은 공모주 청약증거금에 이자를 지급하며, 한국투자증권은 가족 자산관리, 키움증권은 e스포츠를 앞세워

    4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대표 이한우) 주가가 최근 1년간 130% 넘게 상승했지만 52주 최고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30% 이상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근 한 달간 다시 20% 넘게 오른 가운데 증권가는 해외 원전 사업이 실제 계약과 수주로 이어지는지를 향후 주가 흐름의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

    5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 충돌을 두 달 더 미뤘다. 그러나 한국 기업에 더 직접적인 희토류 공급과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 기술통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부터 현대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까지 당장의 통상 충격은 낮아졌지만 공급망 경쟁은 계속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