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韓美日 동맹관계 새 이정표...공급망 '3각 공조' 강화

체크Focus / 장연정 기자 / 2023-08-19 14:42:16
18일 美캠프데이비드 3국정상회담 후 원칙·정신·공약 채택
안보·경제 포괄적 동맹 강화..."정상회담·실무회담 정례화"
첨단산업 공급망 공동대응...신속정보공유 등 능동적 대처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 공동기자회견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한미일 동맹 관계에 새로운 장이 열렸다.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등 한미일 정상은 18일 오후(미국시간)미국 메릴랜드주(州) 캠프 데이비드에서 역사적인 3국 정상회의를 갖고 외교, 안보, 경제, 기술 등 전 부문에서 긴밀한 공조시스템을 구축하자는데 합의했다.


한미일 정상은 이날 기존의 협력관계를 양적, 질적으로 확대 발전시키는 동시에 3국 간의 긴밀한 공조 시스템을 제도화하는데 공감대를 형성하는 등 3국 관계에 획기적인 진전을 이뤘다는 평가다.


한미일 정상은 이날 오후 3시14분(현지 시각)부터 각국의 핵심 경제, 안보 당국자들이 배석한 가운데 약 56분 정상회담을 가진 후 캠프 데이비드 내 캠프사령관 관사인 시더 캐빈(Cedar Cabin) 옆 야외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세계 정세의 대 전환점에서 세나라의 동맹 강화가 시대적 소명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3국 정상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미일 협력의 당위성과 전방위적인 공조 강화 의지를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공동선언문에 담긴 ‘세 나라 파트너십의 새로운 시대’(A new era of trilateral partnership)가 역사적인 이번 한미일 정상회담의 의미를 함축한다.

■ 3국 동맹 인도태평양 새 다자협의체로 확대 예고

한미일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3국간 협력 방향과 기준을 명시한 '캠프 데이비드 원칙',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담은 '캠프 데이비드 정신', '3자 협의에 대한 공약' 등 3건의 문서를 채택했다.


'캠프 데이비드 원칙'에서 세 나라는 "우리는 하나가 될 때 더 강하며 인도·태평양 지역이 더 강하다는 것을 인식한다"고 밝혔고 '캠프 데이비드 정신'에선 "새롭게 다져진 우정의 연대와 함께, 철통같은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으로 이어진 우리 각각의 양자 관계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며, 우리의 3자 관계도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회담 직전에 포함돼 관심을 끌었던 '공약'엔 북중러의 안보 위협 등에 대응하기 위한 신속한 협의를 명문화했다. 한미일 안보협력 수준이 비정기적인 대북 공조에 머무르던 이전과는 차원이 달라질 것임을 천명한 것이다.

 

▲한미일 정상들이 18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를 앞두고 로렐 로지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며 활짝 웃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한미일 정상은 특히 안보·경제·외교를 총 망라한 포괄적이고 다층적인 협의체를 구축하며 장차 인도·태평양 지역의 다자간 핵심 협력체로 확대하겠다는데 뜻을 같이했다.


한미일 3국 동맹체제가 미국·인도·일본·호주 등 4개국으로 구성된 안보협의체 '쿼드'와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증진을 목적으로 영국, 호주와 함께 출범시킨 외교안보 3자 협의체 '오커스를 능가하는 인도태평양 지역 핵심 협력체로 발전될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오늘 우리 세 정상은 '새 시대를 향한 3국 간 협력'의 의지와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3국이 힘을 합쳤을 때 전 세계의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할 수 있고, 그것이 우리 3국과 3국 국민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역내뿐 아니라 전 세계에, 우리의 협력이 이득을 가져다줄 것"이라며 "장기간 지속되는 협력을 통해 아시아뿐 아니라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자 한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한미일 3국 간 전략적 연계의 잠재성을 꽃피우는 것은 우리에게 필연적인 일이고 시대적인 요구"라고 했다.


한미일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이 단순한 선언적 의미를 넘어 장기적이고 실질적인 협력으로 이어지도록 3국간 공조체제를 제도화하기로 했다. 우선 3국은 1년에 최소 1차례의 3국 정상회의 개최에 합의했다. 3국 정상회담을 아예 정례화하겠다는 뜻이다.


이와 함께 국가안보보좌관(국가안보실장)과 외교-국방-산업장관 간에도 연 1회 정례 회담을 추진하기로 했다. 금융과 외환 분야의 협력도 강화하기 위해 3국 재무장관회담을 정례화하는 것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 3국 첨단산업 각자의 강점 보유...시너지효과 클듯

한미일 정상은 이를 통해 3국간의 핵심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안보 정세 변화에 신속하게 공동 대응키로 했다. 우선 북핵 위협에 대응,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체계를 연내 가동할 계획이다.


북중러의 협력강화와 북한의 도발에 대응한 한미일 3자 군사훈련 강화에도 전격 합의했다. 아울러 북한의 해킹 등으로 인해 불법 외화 수익을 원천 봉쇄하기 위한 3국 범정부 차원의 '대북 사이버 실무그룹'을 조기에 출범시키기로 했다.


경제안보 측면에선 반도체, 배터리, 광물, 바이오 등 핵심 전략산업의 '공급망 3각 연대'를 구축키로 했다. 미중 간의 기술패권 경쟁 심화와 세계적인 희귀 광물의 무기화에 대응, 한미일 공급망 조기경보시스템을 상호 연계함으로써 공급망 교란에 보다 능동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의미다.

 

▲한미일 정상들이 공동 기자회견을 마치고 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다음번 3국 정상회담은 한국에서 하자고 공식 제기했다. <사진=공동취재>

 

한미일 3국은 우선 각기 운영했던 '공급망 조기경보시스템'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작업에 즉각 착수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반도체와 핵심 광물 등 주요 품목의 공급망에서 핵심 국가를 선별하고, 해당국에 주재한 한미일 재외공관들 간에 주재국의 정책 동향과 핵심 품목에 대한 정보 교환, 공급망 교란 시 공조 방안 등에 대해 정례적인 협의를 추진할 예정이다.


왕윤종 경제안보비서관은 "세나라 간에 서로 관심 있는 국가, 공급망 측면에서 중요한 국가를 선정하고, 또 중요한 품목을 선정해서 협의해 나가는 채널을 만들었다"면서 "조만간 개최될 한미일 3국간 3차 경제안보대화에서 구체적 품목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대통령은 "첨단기술과 과학 혁신을 선도하고 있는 한미일 3국의 강력한 연대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며 "오늘 정상회담은 역내 안보와 번영을 위해 중심적 역할을 수행할 것을 천명한 역사적 장소로 기억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최상목 경제수석도 "세 나라는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등 첨단 분야에서 촘촘하게 연결돼 있으며 현재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특히 한국은 제조, 미국은 원천기술, 일본은 소재 등 상호 보완적인 분업 구조를 지녀 3각 연대를 통한 시너지 창출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 글로벌 공급망 교란 즉시 공동보조...중국의 대응 주목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등 제조업이 강력한 한국과 각종 원천기술과 장비분야의 최강국인 미국, 소재 분야에서 탁월한 경쟁력과 공급능력을 갖춘 일본이 공급망 위기에 공동 보조를 취한다면 코로나19, 우크라이나전쟁, 미·중 갈등 등으로 취약점이 드러난 공급망 불안이 크게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과 교역 규모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한미일이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핵심산업 분야에서 포괄적인 경제협력과 공조 체제를 강화함에 따라 향후 글로벌 경제패권에 한발 더 다가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미일 3국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에도 공동으로 대응키로 했다. 이에 따라 한미, 한일간에 개별적으로 맺은 통화스왑이 한미일 3국 차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최 수석은 "이번 3국 정상회의는 양자 차원의 금융 안정 협력 노력을 3국 차원으로 확대·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귀국길에 오르며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3국 정상은 또 금융·외환시장 등 거시경제 안정을 위한 공조 방안을 논의, 추후에 3국 중앙은행과 재무장관 차원에서 보다 심도있는 논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3국 재무장관 간 금융협력 협의체로서 한미일 재무장관회의가 신설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9일 한미일 정상회담과 관련, "3국 파트너십을 통해 역사적 이정표를 세운 중대한 계기로 평가할만하다"면서 "이번 회담의 담대한 비전을 현실화하기 위해선 경제계와의 공조가 필수적이다. 그런만큼 한미일 경제계 협력체가 구체화될 수 있도록 전경련이 리더십을 발휘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중견련)도 "이번 3국 정상회담은 공급망 불안정에 따른 산업계의 애로와 위기의식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첨단산업 분야와 미래산업의 공급망 안정성을 경제안보 차원에서 결속하기로 한 합의"라고 평가했다.


한미일 정상이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세 나라의 안보, 경제분야의 협력관계를 전례없는 수준으로 끌어올리며 사실상 새로운 형태의 다자간 협의체 구성에 합의함에 따라 한미일 3국의 동맹강화에 강력 반발하고 있는 중국의 반응과 대응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미 CNN이 18일(현지 시간) 한미일 공동 군사훈련과 경제, 기술 협력에 관한 3국 정상회담의 합의는 중국의 커지는 힘이 배경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부친인 고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장례를 마치자마자 한미일 정상회담 참석차 출국했던 윤석열 대통령은 1박4일의 숨가쁜 일정을 마치고 이날 오후 곧바로 귀국길에 올랐다.

 

토요경제 / 장연정 기자 toy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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