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파워'에 흔들리는 'K플랫폼'...카톡·네이버 위기 고조

체크Focus / 장학진 / 2023-06-05 14:17:58
유튜브·구글 맹추격에 카톡·네이버 지배력 갈수록 악화
'국민메신저' 카톡, 유튜브와 MAU격차 50만명에 불과
'국민포털' 네이버, 구글의 시장잠식에 검색점유율 추락
▲2023년 5월 국내 플랫폼 모바일인덱스 활성기기 대수와 순위. 구글의 유튜브, G메일, 구글, 크롬, 구글지도 등이 카톡과 네이버를 밀어내고 톱5를 독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미국의 빅테크 공룡 구글의 파워가 매섭다. 검색포털 '구글'과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로 무장한 구글의 파상공세에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K빅테크 듀오, 카카오톡(카톡)과 네이버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카톡과 네이버는 각각 모바일 메신저와 검색포털 시장 최강자였다. 세계 시장을 거의 장악한 미국의 빅테크기업들도 한국시장에서 만큼은 카톡과 네이버에 밀려 그 위력을 발휘하지 못해왔다.


카톡과 네이버는 대한민국이 세계적인 인터넷 강국으로 올라서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특히 국내시장에서 만큼은 절대강자였다. 제아무리 구글이라도 한국시장에서만큼은 2인자였다. 카톡과 네이버에 '국민메신저'와 '국민포털이란 꼬리표가 붙은 이유다.


그러나, 이같은 상황은 과거완료형이다. 구글을 비롯한 미국산 공룡 빅테크기업의 거센 공세에 난공불락에 비유됐던 카톡과 네이버의 아성에 점차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이다.


구글의 두 핵심플랫폼인 '유튜브'와 '구글'의 시장 지배력이 최근들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카톡과 네이버가 지배해온 플랫폼 시장의 판세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올들어선 그 추세가 더욱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 구글 '유튜브' 파상공세에 국민 메신저 추월 직전

세계 인터넷 서비스 시장을 거의 대부분 장악하고 있는 미국 빅테크기업 입장에선 마지막 남은 공략 대상은 중국과 한국이다. 미국의 글로벌 빅테크기업이 상대적으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거의 유이한 나라다.


특히 구글은 '유튜브'와 '구글'이란 두개의 지구 최강의 무기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한국시장에서 카톡과 네이버의 아성을 넘지 못했다.


절치부심하던 구글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거침없이 세력 확장에 나서고 있다. 동영상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인터넷 소비 트렌드의 변화에 편승하며 '국민 메신저' 카톡과 '국민 포털'인 네이버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구글의 달라진 위상은 데이터를 봐도 그대로 나타난다. 5일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데이터 분석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카톡의 MAU(월간 실사용자 수)는 4145만8675명으로 여전히 1위다. 하지만, 2위 유튜브(4095만1188명)와의 격차는 50만7487명에 불과하다.


MAU(Monthly Active Users)란 월간 활성 사용자 수로 한 달에 최소 1번 서비스를 쓴 이용한 순수 사용자수를 나타내는 지표다. 상당한 허수를 포함하고 있는 회원수와 달리 실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서비스를 이용하는지를 보여주는 인터넷 평가 지표로 널리 쓰인다.


카톡과 유튜브의 MAU 격차는 2020년 298만7225명에서 2021년 227만2538명, 2022년 153만494명으로 빠르게 줄어들다가 올해 50만여명까지 좁혀졌다. 사싱 최소 격차이다.


눈에띄는 것은 최근들어 두 플랫폼의 격차가 줄어드는 속도가 빨라졌다는 사실이다. 카톡과 유튜브의 MAU 차이는 지난해 11월 44만2935명, 12월 5만7165명, 1월 119만6698명, 2월 84만1176명, 3월 79만6053명, 4월 50만7487명으로 최근 6개월 사이에 감소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K플랫폼 간판주자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로고. <사진=연합뉴스제공>

 

■ 카톡, 유튜브에 사실상 1위 내줘...네이버도 최대 위기

이같은 추세가 앞으로도 계속이어진다면 올 하반기 중에 유튜브가 카톡의 MAU를 추월할 가능성이 크다는게 분석이 나온다. 지난 3년간 국내에서 플랫폼 MAU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켜왔던 카톡의 1위 아성이 무너질 위기에 처한 모양새다.


그간 새로운 플랫폼이 우후죽순 생기면서 카톡과 유튜브의 MAU는 모두 소폭 줄어든게 사실이다. 하지만 카톡 사용자의 이탈 속도가 훨씬 빠르다는 방증이다. 업계에선 지난해 터진 '카톡대란'도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인터넷 서비스를 비교평가하는 보다 정확한 지표인 월간 총사용 시간을 보면 더욱 심각하다. 카톡은 이미 유튜브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지난 5월 기준 유튜브의 총 사용시간은 15억2223만4643시간으로 5억3654만5507시간인 카톡의 3배 가까이 많다. 사용자들이 카톡에 머무르는 시간보다 유튜브를 이용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많다는 뜻이다.


유튜브의 카카오를 넘기위한 공세는 동영상 플랫폼에 그치지 않는다. 유튜브를 앞세워 국내 최대의 음원 플랫폼인 카카오의 멜론마저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


2020년 5월 당시 멜론의 국내 MAU 점유율은 31.6%(1위)로, 유튜브(15.9%·3위)의 약 2배였다. 그러나 지난달엔 멜론이 29.1%로 떨어진 반면 유튜브는 24.3%로 급상승하며 두 플랫폼간 차이가 역대 최소인 4.8%포인트까지 좁혀졌다.


TV나 메신저를 즐기는 시간보다 유튜브에 접속하는 시간이 많아진 요즘 젊은 세대의 인터넷 소비형태의 변화로 음악시장에서 조차 유튜브 사용 시간과 이용률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의 '소셜미디어·검색포털 리포트2023'에 따르면 정보 탐색 플랫폼으로 유튜브를 꼽은 10대는 85.4%에 달한다. 10대들은 음원시장의 가장 충성도 높은 고객층으로 분류된다.


모바일앱 시장뿐 아니라 웹기반의 검색엔진 시장에서도 구글의 성장이 돋보인다. 구글의 거센 세력 확장에 그동안 이 시장에서 절대강자였던 네이버의 점유율은 지난 2월부터 60% 아래로 주저 앉았다. 이젠 네이버에 '독보적'이란 수식어를 붙이기 어려운 형국이다.


네이버의 점유율은 4개월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5천만 MAU 웹사이트 행동데이터를 바탕으로 생성된 인터넷 트렌드 통계에 따르면 웹 MAU 1위 네이버의 점유율은 지난 1월 64.5%에서 2월 59.6%, 3월 57.3%, 4월 55.9%, 5월 55.7%로 내림세가 뚜렷하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가 지난달 11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 구글 클라우드 사옥에서 열린 글로벌 기자간담회에서 AI 챗봇 바드의 한국어 지원 이유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정부와 정치권, '규제' 보다는 '지원'에 더 관심가져야

네이버의 지배력 하락은 구글의 지배력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검색포털 2위 구글의 점유율은 2월에 30.0%로 올라선 데 이어 3월 32.3%, 4월 34.0%, 5월 34.8%로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때 검색점유율 90%를 넘나들던 네이버의 위세가 크게 약화된 것이다.


구글이 빠른 속도로 네이버를 추격하면서 두 포털의 점유율 격차는 20% 남짓에 불과하다. 검색기반 포털시장의 네이버 아성이 난공불락이 아니라 이젠 공략가능한 상황에 내몰린 셈이다.


구글의 기세가 갈수록 거세지는 상황에 AI가 또 하나의 변수로 떠올랐다. 챗GPT열풍으로 시작된 AI바람이 검색시장을 판도를 바꿀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구글은 특히 네이버에 앞서 생성형 AI '바드'를 오픈하며 네이버를 더욱 압박하고 있다.


이치럼 구글의 파상공세에 K빅테크 듀어 카카오와 네이버는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카카오는 메신저시장은 당분간 독점적 지배 상황이 계속되겠지만, 유튜브와 구글의 파상공세에 전체적인 트래픽이 떨어지고, 멜론 등 그룹내 다른 플랫폼의 지배력 약화를 우려, AI 등 기슬개발 투자를 늘리고 있다.


네이버 역시 거대 생성형 AI의 등장이 검색엔진 시장의 트렌드와 경쟁구조를 송두리째 바꿀 수 있다는 위기감 아래 하반기 오픈 예정인 AI서비스 준비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플랫폼업체들이 구글 등 미국 빅테크기업에 추격을 허용한 것은 그간 내수 위주의 사업과 정치적 이슈가 맞물린 예측가능한 결과"라고 전제하며 "특히 정부와 정치권이 글로벌 빅테크와의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규제보다는 지원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토요경제 / 장학진 기자 wwrjang@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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