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홈플러스, 왜 농협이 떠안아야 하나…정치권 ‘인수 압박’에 논란 확산

유통·소비재 / 이덕형 / 2025-11-24 14:13:10
민간 원매자 실종 속 농협만 지목되지만 농협도 유통부문 5년 적자 2,600억
▲전국 대의원조합장 294명을 비롯해 강호동 농협중앙회장과 임원, 집행간부 등이 참석해 범농협 차원의 고강도 혁신으로 대국민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본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사진=농협중앙회

 

[토요경제 = 이덕형 기자] 홈플러스가 과도한 부채와 이자 부담, 매각 실패가 누적돼 결국 기업회생절차에 들어섰다. 문제는 정치권에서 부실 덩어리인 홈플러스를 농협에 떠 넘기려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2015년 MBK파트너스가 약 7조 원 가치로 인수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차입 매수(LBO)가 적용되며 부채가 급증했고 이자보상배율이 0.7배까지 떨어지며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구조에 빠졌다. 

 

일부 알짜 자산의 경우 MBK가 운영하는 기간 동안 매각 한 상황이다. 여기에 온라인 중심으로 유통 지형이 바뀌며 대형마트 업황이 악화됐다.

 

지난 2021년 이후 홈플러스의 영업손실이 지속적으로 이어졌으며 단기 유동성 위기까지 겹치면서 납품대금 지연 우려가 제기돼 결국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하게 됐다. 

 

2024년 기준 부채총계는 약 3조5천억 원, 순차입금은 2조6천억 원, 연간 임대료만 약 6천억 원 규모에 이르는 등 재무부담이 극단적으로 커졌고 지난해 영업손실은 약 1천5백억 원에 달해 채무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앞서 MBK는 두 차례 매각을 시도했지만 인수 가격 격차와 구조조정 부담 때문에 협상은 모두 무산되며 민간 시장에서는 사실상 원매자가 사라졌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과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농협을 ‘유일한 대안’으로 지목하는 이유는 하나로마트 유통망과 농식품 기반을 결합해 공익적 유통 안정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명분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농협 역시 사정이 다르지 않다. 농협 경제지주 유통부문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 누적 영업손실이 약 2,600억 원에 이르고 2023년 당기순손실도 적자로 전환했다.

 

하나로마트 직영 부문 수익률은 1% 미만에 머물러 자체 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여기에 홈플러스 점포의 약 70%가 장기 임대차에 묶여 있어 인수 직후부터 구조조정 비용이 최소 1조 원 이상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운영자금으로 연간 5천억~8천억 원이 투입돼야 한다는 분석까지 나오며 농협의 재무부담은 오히려 더 확대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정치권의 ‘농협 인수론’이 회생기업의 구조적 부실을 조합원 조직에 이전하려는 방식이라며 농협 인수가 실제 해법이 아니라 새로운 위험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무엇보다 민간 원매자가 사라진 현실을 이유로 농협만을 대안으로 몰아붙이는 접근은 근본 해결책이 아니라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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