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미국 고율 관세에도 영향 미미한 이유…‘라이선스 수익 구조’ 주목

유통·소비재 / 이강민 기자 / 2025-07-10 14:09:32
미국 수출 비중 2% 내외…직접적인 타격 가능성 낮아
라이선스 기반 수익 구조, 미국 수출 관세 영향 제한적
▲ 유한양행 사옥 <사진=유한양행>

 

[토요경제 = 이강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대 200%에 달하는 수입 의약품 관세 부과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제약 제조시설 유치와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의약품 수입에 고율 관세를 매기겠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으며, 실제 정책 시행 시점과 세부 조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발표가 국내 대형 제약사들을 포함해 바이오산업 전반에 새로운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각 기업의 미국 시장 매출 구조와 대응 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유한양행의 미국 사업, 매출 비중은 2% 내외

트럼프 대통령의 200% 의약품 관세 부과 방침이 제약업계 전체에 충격을 주고 있지만, 유한양행이 받게 될 실질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유한양행의 2024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연간 연결 매출 약 2조680억원 중 미국으로의 직접 수출 매출은 2% 내외로, 비중 자체가 매우 낮다. 실제 수출 품목 역시 완제품이 아닌 AIDS 치료제, C형간염 치료제 등 원료의약품(API)과 일부 중간체에 집중되어 있다.

또한 미국 매출의 대부분은 현지 제약사와의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발생하고 있다.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일부 원료의약품 수출도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해, 고율 관세가 현실화되더라도 유한양행의 단기 실적에 미치는 직접 타격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 라이선스 수익 구조, 관세의 영향과 무관

유한양행의 미국 사업을 이해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은 바로 라이선스 수익의 구조다. 폐암 표적치료제로 미국 FDA 승인 획득한 ‘렉라자’(Lazertinib)의 경우 미국 존슨앤존슨의 제약 자회사인 얀센에 기술을 수출하고, 그 대가로 계약금과 마일스톤, 미국 내 실제 판매에 대한 로열티를 받는 구조다.

여기서 라이선스 수익은 한국에서 미국으로 의약품을 ‘수출’하는 행위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라이선스 계약에서는 유한양행이 미국에 실물 제품이나 원료를 직접 보내지 않는다. 대신 기술과 데이터(특허, 임상 정보 등)만을 현지 제약사에 이전한다.

미국 현지 파트너사는 이 기술을 바탕으로 미국 내에서 직접 약을 생산하고, 유통·판매까지 담당한다. 유한양행은 이 과정에서 미국 세관을 통과하는 상품을 제공하지 않으므로, 미국 정부가 부과하는 관세의 적용 대상 자체가 아니다.

즉 관세란 ‘한국에서 미국으로 실물 제품(완제품이나 원료 등)이 물리적으로 넘어갈 때’ 붙는 세금이지만, 라이선스 계약은 국경을 넘는 ‘지식재산권 거래’일 뿐 실물 이동이 없다. 이 때문에 설령 미국이 의약품 관세를 200%로 높인다고 하더라도, 현재로서는 유한양행이 미국에서 얻는 라이선스 수익은 영향을 받지 않는다.

◆ 실적과 주가 영향, 단기 리스크는 제한적

2025년 1분기 기준 유한양행의 연결 매출은 4916억원, 영업이익 64억원, 당기순이익 100억원을 기록했다. R&D 투자 비율은 13%를 넘으며, 기술수출과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가 실적 성장의 핵심이 되고 있다.

만약 미국 현지에서 직접 생산을 시작하게 되면 관세와 무관하게 현지 비용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으나, 유한양행의 경우 생산기지·공급망 구조,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추진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공급망 관련 부분에서도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생산공장은 충북 오창, 경기 안산·화성 등 국내에 집중되어 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유한양행 역시 글로벌 공급망 재편, 미국 내 위탁생산 확대, 현지 합작 투자 등 새로운 전략을 고민할 가능성은 존재한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미국 사업과 관련해 가장 주요한 렉라자는 현재 기술수출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이번 관세 정책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향후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만큼 해당 사안에 대해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이강민 기자 lgm@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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