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아틀라스 이제 공장 일 배운다…2028년 첫 투입

산업 / 조민규 기자 / 2026-09-22 13:31:57
22일 RMAC 본격 가동…2027년 현재의 10배로 확대
2028년 부품 서열작업 시작·2030년 조립으로 난도 높여
현대차·기아 글로벌 공장 2만5000대 배치 추진
▲ 현대차그룹 로보틱스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에 '로보틱스 메타플랜트 응용 센터'를 개소했다고 22일 밝혔다. 사진은 RMAC에서 자동차 제조 작업을 학습하는 아틀라스. 2026.9.22 [현대자동차·기아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의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이 시연을 넘어 실제 공정 학습 단계로 들어갔다. 22일 미국 조지아 완성차 공장에 아틀라스 훈련 거점이 본격 가동되면서 2028년 첫 생산라인 투입을 위한 검증이 시작됐다. 현대차그룹의 로봇 승부도 이제 생산대수보다 실제 공장에서 사람의 일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맡을 수 있느냐가 중요해졌다.

22일 보스턴다이내믹스에 따르면 현지시간 21일 미국 조지아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로보틱스 메타플랜트 응용센터(RMAC) 운영을 공식화했다. RMAC은 실제 자동차 생산환경을 재현해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훈련하고 생산라인 투입 전 성능과 안전성을 검증하는 시설이다.

현재 아틀라스는 부품을 조립 순서에 맞춰 준비하고 배열하는 서열작업을 훈련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부터 HMGMA에서 서열작업에 아틀라스를 투입하고 2030년에는 부품 조립으로 업무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단순·반복 작업에서 시작해 정밀성이 필요한 공정으로 단계적으로 이동하는 방식이다.

RMAC 자체도 커진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2027년 HMGMA 내 새 건물로 센터를 옮겨 현재의 약 10배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자동차뿐 아니라 항공우주·반도체·물류·식음료·생명과학 등 다른 산업에서 아틀라스를 활용할 수 있는 작업도 함께 찾는다.

이 시설이 중요한 이유는 휴머노이드 상용화의 병목이 로봇을 만드는 데만 있지 않기 때문이다.

공장에서는 같은 동작을 수천 번 반복해도 작업속도와 정확도가 일정해야 한다. 주변 작업자와 설비가 움직이는 상황에서도 안전하게 대응해야 한다. 생산차종이나 부품이 바뀌면 새로운 작업도 익혀야 한다. 움직임을 보여주는 시연용 로봇과 실제 제조현장에서 돈을 버는 산업용 로봇의 차이다.

RMAC은 이 간극을 줄이는 곳이다. 실제 생산환경에서 확보한 행동 데이터를 다시 학습에 투입하고 개선된 소프트웨어를 로봇에 적용한다. 현대차그룹은 RMAC과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SDF)을 연결해 현장 데이터가 다시 로봇 훈련으로 돌아오는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다른 휴머노이드 업체보다 가진 강점도 여기서 나온다. 현대차와 기아의 대규모 자동차 공장을 로봇의 시험장이자 초기 시장으로 동시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최신 발표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향후 수년간 현대차·기아 글로벌 공장에 아틀라스 2만5000대를 우선 배치하는 계획을 추진한다. HMGMA에 이어 2029년 하반기에는 기아 조지아 공장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이후 글로벌 생산거점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우선 16개 핵심 제조공정을 선별해 안전성과 생산성, 품질 개선 효과를 검증한다.

생산능력 확대도 병행한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연간 3만대 규모의 로봇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미국에도 같은 규모의 생산시설을 마련할 계획이다. 여기서 3만대는 아틀라스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그룹이 구축하려는 로봇 생산능력이다.

중요한 것은 2만5000대나 3만대라는 숫자 자체가 아니다.

초기 아틀라스가 현대차·기아 공장에서 실제 생산성을 입증하면 같은 작업 모델을 다른 공장으로 확산하기 쉬워진다. 공장 한 곳에서 학습한 작업 데이터를 다른 로봇과 생산거점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대량생산에서 축적한 표준화 방식이 휴머노이드에도 적용되는 구조다.

아직 사업성은 검증 단계다. 아틀라스는 대규모 상업 배치 경험이 없고 보스턴다이내믹스도 현재 적자를 내고 있다. 로이터는 회사가 충분한 운영 데이터를 확보하고 제조역량을 높이는 데 시간이 필요한 만큼 기업공개도 2027년에는 가능성이 낮다고 전했다.

결국 현대차그룹 로봇 사업의 첫 시험대는 2028년 HMGMA다. 아틀라스가 서열작업에서 사람과 기존 자동화설비에 견줄 안전성·가동률·생산성을 입증해야 2만5000대 배치 계획도 경제성을 갖는다.

이날 문을 연 RMAC의 의미도 여기에 있다. 현대차그룹은 로봇을 먼저 대량으로 찍어내기보다 공장에서 쓸 수 있는 작업을 먼저 가르치고 있다. 휴머노이드 경쟁의 중심이 ‘잘 움직이는 로봇’에서 ‘실제로 일하는 로봇’으로 넘어가고 있다.

 

토요경제 / 조민규 기자 jo142795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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