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고개 든 생산자 물가… 소비자물가 둔화세 멈추나

체크Focus / 이중배 기자 / 2024-01-23 12:54:19
한은, 12월 생산자물가 0.1% 상승… 작년 9월 후 3개월만
농산물·도시가스가격인상 여파… 전년 대비론 1.6% 올라
1월 이후 소비자물가에 일부 영향줄듯… 고물가지속 예고
▲농산물 가격이 강세를 보이며 12월 생산자물가가 3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사진은 전통시장의 농산물매장.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2월 생산자물가가 3개월 만에 다시 고개를 쳐들었다. 주요인은 작년 여름 이후 사상 초유의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농산물 가격 상승인데, 생산자물가의 상승으로 최근 소비자물가 둔화세에 얼마나 영향을 줄 지 주목된다.


생산자물가는 생산자가 내수시장에 공급하는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의 변동을 종합한 지수로 기업의 비용, 즉 생산원가와 관련이 깊다. 생산자물가가 오르면 일정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도 동반 상승하게 마련이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3년 12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 Producer Price Index)는 121.19(2015년=100)로 전달(121.02) 대비 0.1% 상승했다. 석달만의 반등이다.

◆농산물 전달대비 10% 가까이 급등이 주요인

생산자물가지수는 지난해 8월(0.9%), 9월(0.5%) 강세를 보이다가, 4분기들어 하락세로 돌아섰다. 10월 0.1% 하락에 이어 11월(-0.4%)엔 낙폭을 키우다가 12월에 다시 상승세로 반전한 것이다.


유가 하락으로 10월부터 11월까지 하락세를 보였던 생산자물가가 12월에 상승세로 방향을 튼 것은 농수산물과 산업용 도시가스가격 급등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부문별 생산자물가 추이를 보면 농림수산품 중 축산물은 2.7% 내렸지만 농산물이 전달대비 무려 10% 가까이(9.3%) 급등했다. 수산물도 4.6% 올랐다. 이에 따라 농축수산물 전체 생산자물가 전월 대비 4.9% 상승했다.


에너지류와 서비스도 강세를 나타냈다. 작년 12월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은 산업용 도시가스 6.7% 치솟은 탓에 전체적으로 전월 대비 1.0% 상승하며 매월 쉬지않고 오르고 있다.

 

▲2022년 12월 및 2023년 12월 생산자물가지수 동향. <자료=한국은행제공>

 

서비스는 음식점·숙박 서비스(0.5%), 금융·보험서비스(0.8%), 부동산(0.3%) 등이 오르면서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 에너지와 서비스품목은 소비자 체감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항목이다.


공산품 중에서는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0.2%) 등이 올랐지만 석탄·석유제품(-3.7%), 화학제품(-0.7%) 등이 내려 전월대비 0.4% 하락했다. 그러나 11월(-0.8%) 보다는 낙폭이 줄었다.


석유 및 확학 제품이 크게 하락한 것은 우크라이나와 중동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위기에도 불구, 미국이 생산량을 늘리면서 국제유가가 전반적으로 하락한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컴퓨터와 전자기기는 계절적 성수기 영향으로 소폭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1차금속제품은 0.3% 내리며 9월 이후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전년 동기 대비 1.2% 상승… 소비자물가 악영향 불가피


생산자물가는 전년 동월과 비교하는 소비자물가지수(CPI: Consumer Price Index)와 달리 전월 대비로 산출한다. 하지만 전월과 전년동기를 동시에 비교하면 향후 소비자물가 흐름을 파악하는데 효과적이다.


12월 생산자물가지수를 1년전인 2022년 12월과 비교하면 1.2% 오른 수준이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다섯 달 연속 상승세다. 공산품(-0.4%)을 제외하고 농축수산품(6.4%),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4.6%), 서비스(2.2%) 등이 일제히 상승한 때문이다.

 

▲한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지난 18일 서울시 송파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찾아 과일 성수품 경매, 출하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년 동기 대비로는 농산물(14.7%)과 수산물(10.0%)의 급등세가 눈에띈다. 이는 지난해 여름 이상기후를 계기로 천정부지로 치솟은 농수산물 가격이 반년이 지났음에도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유성욱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12월 생산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로 1.2% 상승, 5개월 연속 상승하며 지난해 전체 생산자물가는 전년 대비 1.6% 올랐다”며 "연도별 생산자물가는 2021년(6.4%)부터 3년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입품까지 포함해 가격 변동을 측정한 지난해 12월 국내 공급물가는 전월 대비 0.2% 하락해 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최종재가 0.2% 올랐지만 원재료가 2.1% 줄고 중간재가 0.2% 하락한 영향이다.


농수산물값의 고공행진에서 비롯된 생산자물가의 상승세는 1월 소비자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고점(3.8%)을 찍은 후 11월(3.3%), 12월(3.2%)로 낮아진 소비자물가가 생산자 물가의 반등으로 둔화세를 멈추거나 소폭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정부가 올 초반까진 3%대의 고물가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게다가 다음달 민족 최대의 명절 설날을 앞두고 농축수산물 가격 하락을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당분간 고물가가 지속될 것이란 의미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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