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생산 한 달 새 6.8%p ‘껑충’… ‘반도체 파워’ 재확인

체크Focus / 박미숙 / 2023-12-28 12:24:54
반도체 전월比 12.8% 증가 덕 11월 제조업 생산 3.3% 증가
10월 -3.5%서 반전… 11월 全산업생산 한 달 만에 플러스 전환
대형 세일행사 몰려 소비 1.0%↑… 9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28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11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통계청제공>

 

반도체는 대한민국의 제조업의 ‘에이스’이자 산업의 버팀목이다. 반도체의 파워가 산업활동 지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11월 반도체생산이 두 자릿수의 큰 폭으로 늘어나자 제조업 생산이 한 달만에 6.8%포인트(p) 껑충뛰었다.


지난 10월 반도체가 조업일 수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월 대비 생산이 11.4% 감소하며, 제조업생산을 마이너스(-3.5%)로 밀어넣었던 것과 큰 틀에서 맥을 같이한다.


반도체-제조업-광공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사이클로 인해 11월 전(全) 산업 생산은 한 달 만에 플러스로 방향을 틀었다. 

 

반도체가 약 1년 6개월의 침체기를 벗어나 본격적인 재도약 국면에 진입, 당분간 산업생산은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생산 전월대비 상승폭 25%p… 자동차는 부진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1월 전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1.6(2020년=100)으로 10월보다 0.5% 증가했다. 지난 10월 -1.8%에서 한 달 만의 플러스 전환이다.


전산업 생산의 반등을 이끈 것은 오롯이 반도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성능 메모리 특수가 폭발하며 서서히 위력을 나타내고 있는 반도체는 11월에 생산이 12.8% 증가하며 광공업생산이 3.3% 늘어나는데 톡톡히 기여했다.


반도체는 D램과 플래시메모리 등 메모리 부문이 고르게 생산이 증가하며 10월 부진(-12.6%)을 말끔히 씻어냈다. 특히 반도체는 한 달 만에 전월 대비 생산증가폭이 25.2%p에 달해 최근의 경기회복세가 예상보다 크다는 것을 입증했다.

 

▲반도체생산이 급증하며 전산업 생산이 한 달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9월27일 경기 이천 SK하이닉스를 방문, 반도체 생산 현장을 둘러보며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1차금속(-5.7%), 자동차(-3.3%) 등의 11월 생산이 크게 줄어든 것을 고려해도 반도체의 위력이 실감난다. 기계장비 생산이 8.0% 급증한 것도 반도체 생산증가와 관련이 깊다.


11월에 웨이퍼 가공 장비와 반도체 조립장비 등의 생산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통신·방송장비도 모처럼 두 자릿수(14.8%)의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전체 제조업생산에 미치는 효과는 미미하다.


반도체에 이어 제조업 생산에 미치는 영향력이 두 번째로 큰 자동차가 부진했음에도 반도체가 두 자릿수의 광폭 성장을 한 덕분에 제조업 생산, 광공업 생산, 전산업 생산이 모두 증가하는 연쇄 작용을 일으켰다.


제조업과 달리 부동산 시장과 PF(프로젝트 파이낸싱)의 위축으로 생산이 전월 대비 4.1% 쪼그라들었다. 건설업과 공공행정(-0.9%), 서비스업(-0.1%) 등의 생산도 소폭 감소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기저효과와 최근 인공지능(AI) 서버 수요가 확대 되면서 고부가 메모리 수요 확대로 반도체 생산이 크게 증가했다”며 “메모리 수출과 가격이 빠르게 회복하고 있어 11월 수출이 증가하면서 생산이 크게 회복됐다”고 설명했다.


◆대형 세일 효과 소비 반등… 건축기성은 급감

생산과 불가분의 관계인 출하 및 재고 상황도 비슷하다. 제조업 출하는 석유정제(-1.0%), 의약품(-2.8%) 등에서 줄었으나, 반도체(30.2%), 기계장비(7.8%) 등이 크게 늘어나며 전월 대비 5.2% 증가했다.


제조업 재고는 통신·방송장비(19.3%), 고무·플라스틱(2.1%) 등이 늘었으나, 반도체(-3.8%), 1차금속(-5.2%) 등이 줄어 전월 대비 2.4%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도소매(1.0%) 등은 늘었으나, 금융·보험(-0.7%), 운수·창고(-1.4%) 등이 줄어든 탓에 전월보다 0.1% 감소했다. 통계청은 예대 금리차 축소에 따른 이자 수입 감소 등이 금융보험 생산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2023 코리아세일페스타 개최로 서울 8개 자치구의 대형마트가 당초 의무휴업일에 문을 연 지난달 12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소비 지표인 소매 판매는 1.0% 증가하며 9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소비는 지난 2월 5.2% 증가한 이후 부진한 흐름을 이어왔다.


코리아세일페스타·블랙프라이데이 등 대형 세일 행사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항목별로는 승용차 등 내구재(2.6%)의 판매가 크게 늘었고 신발·가방 등 준내구재(-0.4%) 등 줄었다.


실제 대규모 할인 행사가 몰린 지난달 온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크게 늘어났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1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은 약 16조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8.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형마트(2.4%), 백화점(6.8%), 준대규모점포(0.8%) 등 편의점(-0.9%)을 제외하곤 대부분이 증가했다.


생산과 소비는 늘었지만 설비투자와 건설기성은 감소했다. 특히 부동산 침체를 반영하듯 건설기성은 건축(-3.0%), 토목(-7.3%) 등 공사 실적이 모두 줄어 전월 대비 4.1% 감소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9로 전월보다 0.1%p 하락했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9로 0.2p 올랐다.

 

김 심의관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제조업 생산은 회복된 모습이지만, 소매 판매와 설비투자는 아직 회복이 덜 됐다고 볼 수 있다”며 “재고가 감소하는 흐름을 보이면서 선행지수는 플러스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토요경제 / 박미숙 기자 toy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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