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카시의 양보, 美셧다운 막았다...45일짜리 임시예산안 극적 타결

유통·소비재 / 이중배 기자 / 2023-10-01 12:09:02
매카시 하원의장 제안 수정안 셧다운 3시간 앞두고 상하원 통과
11월 중순까지 예산삭감없이 동결...바이든의 재난지원예산 수용
▲미국의 임시예산안이 30일(현지시간) 상원 표결에서 88 대 9의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돼 연방정부의 셧다운을 피하게됐다. <사진=연합뉴스제공>

 

매카시 하원의장의 막판 양보가 미국 연방정부의 업무마비, 즉 '셧다운'을 막았다.


미 하원의장인 케빈 매카시가 수정 제안한 45일짜리 임시 예산안이 30일(현지시간) 저녁 하원에 이어 상원의 문턱을 넘었다.

 

극적인 타결이었다. 셧다운 개시(1일 0시)를 약 3시간 앞두고 다음달 15일까지 45일간 유효한 임시예산안이 미 의회를 통과한 것이다.

 

하루 전까지만해도 미 연방정부 셧다운이 기정사실화 되며 우려를 낳았던 바이든 정부는 한 숨 돌렸다. 

 

셧다운이란 시한폭탄을 일단 정지시키고, 다음달 중순까지 한 달 반동안 2024년 본 예산안의 타협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벌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상원의 트레이드마크였던 초당적 정신이 승리했다"며 "미국 국민들은 이제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매카시 하원 의장이 여당인 민주당 표를 이끌어낼 수 있는 '통큰 양보'를 한 것이 막판 타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간 예산 대폭 삭감을 요구해온 당내 초강경파 눈치를 보던 매키시가 11월 중순까지 연방정부 예산 동결을 골자로한 수정안을 전격 제안, 결국 압도적인 표차로 가결을 이끌어냈다.


당초 지난 5월 바이든 행정부는 매카시 의장 등 공화당 지도부와 개략적인 내년 예산안에 공감대를 형성한듯 했다. 그러나 공화당 내 강경파들은 대폭 예산 삭감을 요구하며 예산 처리를 막았다.

 

셧다운 우려를 커지자 매카시 의장은 지난달 29일 연방정부 기관 예산액을 대폭 삭감하는 내용의 임시예산안을 제안했다. 

 

하지만, 공화당 강경파들과 민주당 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29일(현지시간) 의회 문턱을 넘는데 실패했다. 

 

셧다운은 카운트다운에 들어가자 미 경제와 가계의 타격을 경고하는 각계 메시지가 쏟아져나왔다. 셧다운 발생시 미 GDP의 0.1~0.2% 줄어들 것이란 전망까지 대두됐다.

 

매카시는 결국 연방정부 기관 예산 대폭 삭감안을 삭제하고, 11월 중순까지 연방 정부 예산을 동결하는 내용을 골자로하는 수정 안을 제안했고, 민주당측의 입장에 에 접근했다.


매카시는 대신 공화당 반대가 심했던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은 반영하지 않고 바이든 대통령이 요구한 재난 지원 예산 160억 달러(약 22조원) 증액은 전면 수용했다.


공화당의 강경한 이민 정책 관련 요구는 반영되지 않았다. 매카시로선 민주당의 지지를 얻고 공화당 내 초강경파의 반대는 정면 돌파하는 길을 택한 것이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첫 셧다운을 막아세운 셈이다.

 

▲매카시 미 하원의장.  <사진=연합뉴스제공>

 

매카시의 결단으로 5년만의 미 연방정부 셧다운 위기는 가까스로 넘겼으나 예산안 본안 처리까지는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임시 예산안이 미 의회 문턱을 넘어서면서 셧다운 위기의 급한 불은 일단 끄게 됐지만 앞으로 45일 안에 2024회계연도 정식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셧다운 위기는 재차 도래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 등 여야간의 이견과 대립이 예상되는 쟁점사항이 많아 협상이 순조롭게 이루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아보인다. 

 

특히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과 국경 보안 예산 등 민주당과 공화당간 입장차가 큰 예산들이 여전하다. 

 

정부 지출 예산 규모와 처리 방식 등을 둘러싼 상원과 하원간은 물론 공화당 내부의 입장차도 큰 상태다.


임시예산안 처리의 주역인 매카시 의장의 하원의장직 유지 여부도 정식 예산안 처리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미 언론들은 매카시 의장이 셧다운을 막는 리더십을 발휘했지만, 하원의장직을 유지하는 데 있어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번 임시예산안 통과로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은 피했지만, 매카시의 리더십엔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AP통신 등 미국 언론은 이날 임시예산안 통과로 매카시 의장의 하원 수장 자리가 위험에 빠질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예산 대폭 삭감을 요구하며 매카시 의장이 추진해온 예산안에 거듭 반대를 표해온 공화당 내 20여명의 초강경파가 '민주당과 손잡았다'는 이유로 매카시에 대한 불신임안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매카시 의장은 이에 대해 "누군가가 내가 이곳에서 어른스럽게 행동한다는 이유로 나를 몰아내려 한다면 그렇게 한번 해 봐라"며 "그러나 나는 이 나라가 너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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