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가치 속락에 급증하는 엔화예금...“무리한 ‘엔테크’ 신중해야”

토요프리즘 / 이승섭 기자 / 2023-09-27 11:32:58
어제 엔화 장 중 1달러당 148.9엔 넘어 연중 최저치 또 경신
4대 시중은행 8월 엔화예금 올해 최저 4월 대비 39% 증가
엔화 약세 당분간 지속 전망,추세적 반등까진 시일 걸릴 듯

일본 엔화 가치가 속락을 거듭하자 엔화 예금이 급증하고 있다. 그동안 줄곳 하락세를 보였던 엔화가 최근에도 여전히 약세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엔테크’ 등을 겨냥한 엔화 예금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더욱이 엔화 가치는 어제도 장 중 환율이 1달러당 148.9엔을 넘어서 연중 최저치를 또 경신하는 등 약세를 거듭하는 모습이다. 이렇게 보면 앞으로 엔화 예금이 줄기 보다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엔화 가치 약세가 상당기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라 환차익을 노린 무리한 엔테크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물론 일본 당국이 엔화 추락을 막기 위해 외환시장 개입을 시사하고 있으나 엔화 가치가 가까운 시일 내 유의미한 반등을 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다.

 

 

▲일본 엔화의 달러당 환율이  26일 장 중에 연중 최저치를 또 경신하는 등 엔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엔화 가치 약세 속 늘어나는 엔화 예금

일본 엔화 가치가 속절없이 떨어지자 상대적으로 엔화  예금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엔화 예금 잔액은 83억1000만 달러로 한달 동안 8억3000만 달러가 늘어났다. 엔화 예금 규모가 8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이런 분위기는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엔화 예금 잔액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이들 은행의 8월 말 엔화 예금 잔액은 9537억 엔으로 전월 말 대비 1.6%(156억엔), 연중 저점인 4월 말과 비교해서는 39.3%(3748억 엔)나 증가했다.

이처럼 엔화 예금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엔화 가치가 역대급 최저 수준에 근접하자 환차익 및 관광 수요와 증권사 투자자예탁금 예치 등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엔테크’ 겨냥한 엔화 예금은 신중해야

엔화 약세를 겨냥해 엔테크를 위한 엔화 예금은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락세에서 허덕이고 있는 엔화 가치가 향후 상승할 경우 환차익을 예상하는 것인데, 상당 기간 엔화가 오를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다.

일본 엔화는 26일에도 연중 최저치를 또 경신했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장 중 1달러당 148.9엔을 넘어섰다. 미 달러화에 대한 엔화 가치는 올해 들어 연중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달러당 150엔을 돌파했던 작년 10월 하순 이후 거의 1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일본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해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키로 한 지난 22일 엔화가 달러당 148.4엔대로 오른 데 이어 3거래일 연속 엔화 가치가 연중 최저치를 경신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엔화 가치 하락은 미국 연준의 통화긴축 지속 표명에 따른 강달러 분위기에다 미일 간 금리차로 엔화를 팔고 달러를 매입하려는 주문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물론 일본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면서 엔화 가치 하락 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이 어제 “과도한 변동에 대해 모든 선택지를 배제하지 않고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한 것은 이를 뒷받침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엔화 가치는 일본 정부가 작년 9월 24여년 만에 달러를 팔고 엔화를 사들이는 직접 시장 개입에 나섰을 당시(1달러당 145.9엔)보다도 낮다. 이를 감안하면 일본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더라도 엔화 약세 국면이 바뀌기가 쉽지 않고, 추세적 반등을 기대하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진단이다.

이를 감안하면 단기 차익을 노리는 과도한 엔테크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토요경제.이승섭대기자 sslee7@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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