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의 소신, 2세 경영 없이 전문경영인 체제로

유통·소비재 / 김자혜 / 2024-01-08 11:13:56
▲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이달 초 미래에셋컨설팅 지분 25%를 미래에셋희만재단에 기부하면서 사실상 경영을 세습하지 않고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을 공고히 했다.

 

8일 미래에셋그룹에 따르면 지난 2일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국가 인재 육성을 위해 미래에셋컨설팅 지분 25%를 미래에셋희망재단에 기부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회사의 지분을 사회에 환원해 최대주주 지위를 포기했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은 앞으로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한다. 2세, 3세로 물려주는 오너의 세습 경영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많은 인재들이 치열한 경쟁을 통해 미래에셋의 CEO(최고영영자)가 되는 길을 활짝 열어놓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박현주 회장은 “두 딸과 아들은 회사 지분을 가진 대주주로서 이사회에 참여하는 선에서 머물 것”이라며 “세 자녀에게도 이런 얘기를 했으며, 경영에는 개입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첫째 딸인 박하민은 스탠퍼드대 졸업 후 미국계 벤처캐피탈사의 창립 멤버로 합류해 활동 중이며, 둘째 박은민 씨는 아직 학생으로 미국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 MBA 과정에 모두 합격해 학업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 박준범 씨는 미국 조지워싱턴대를 졸업한 뒤 미래에셋벤처투자에서 일반 직원인 심사역으로 근무하며, 경영권 승계와는 거리가 먼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박현주 회장의 미래에셋컨설팅 보유 지분은 48.6%로 25%를 기부하게 되면 미래에셋컨설팅의 최대주주는 미래에셋희망재단으로 변경된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미래에셋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회사다. 미래에셋그룹은 ‘박현주 회장 → 미래에셋컨설팅 → 미래에셋자산운용 → 미래에셋캐피탈 → 미래에셋증권 → 미래에셋생명’으로 이어진다.

기부는 현행 공익법인의 주식 보유와 관련한 규제 등이 완화되는 시점에 이뤄질 전망이다.

약정서는 현행 공익법인의 주식 보유와 관련한 법적 규제(보유한도 및 의결권 제한)가 완화되기를 희망하고, 법적 규제가 개선되는 시점에 미래에셋컨설팅 주식을 25%까지 기부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히고 있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 세법은 공익법인이 의결권 있는 국내법인 주식의 5% 이상 보유를 금지하고, 5% 초과 보유분에 대해서는 증여세를 부과하고 있다. 공정거래법은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의 계열사 주식 의결권을 제한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기업인들이 그룹 내 자선단체와 공익법인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적극적으로 이행하고 있다. 빌 게이츠는 2000년 빌앤드멀린다게이츠 재단을 설립한 이후 현재까지 마이크로소프트 주식과 수익금을 수 십 조원 기부하며 다양한 자선사업을 펼치고 있다.

스웨덴 발렌베리그룹에는 사회공헌활동을 수행하는 재단이 지주사(인베스터AB)의 최대 주주로 기업을 지배하고 있다. 그룹 계열사 수익금은 재단 운영금이 되어 과학·기술·의학 분야 연구 등 공익적 목적에 다양하게 사용된다.

미래에셋희망재단은 박 회장이 부모의 유지를 받들어 설립한 재단법인이다. 1998년 설립 이후 국내 대학생 등을 대상으로 학업과 자기 계발을 위한 장학금 지원 등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을 벌이고 있다.

박현주 회장은 “미래에셋희망재단이 기부 받은 주식을 통해 한국 경제의 근간인 과학기술 발전과 청년 인재 육성에 힘쓸 것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토요경제 / 김자혜 기자 kjh@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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