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식품이 공장을 거쳐 식탁에 올라오기까지 ‘하림 푸드로드’ 를 다녀오다

유통·소비재 / 김은선 기자 / 2025-11-19 11:03:04
제조·물류·체험을 한곳에 모은 하림 ‘푸드로드’의 통합 생산 구조
신선육부터 HMR까지 품질을 완성하는 하림식 에어칠링·공정 혁신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지난 14일 이른 아침 기자가 방문한 전북 익산 하림의 ‘푸드로드’ 현장은 작업자들과 물류 차량들로 분주했다.

 

▲ 하림의 식품 생산·물류 복합단지 '퍼스트 키친' 내부, 하림이 출시한 제품들이 진열되어 있다/사진=김은선 기자

 

‘하림 푸드로드’는 하림의 신선육·가공육(소시지, 햄)·즉석식품·가정간편식(HMR) 등을 제조하는 생산시설과 유통·물류·연구 시설이 집약된 복합 단지다. 이곳에서는 즉석밥·라면·조리용 생닭 등이 어떻게 만들어져 소비자 식탁에 오르는지 생산 과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하나의 제품이 공장의 생산라인을 거쳐 식탁으로 오르는 과정은 인간의 여정과 같았다.

 

▲하림 식품공장 내부/사진=김은선 기자

◆ 첫 여정은 ‘퍼스트키친’…식품 공장은 이렇게 숨 쉬고 있다

키친로드 투어가 이뤄지는 퍼스트 키친 내에는 K1(소스·간편식), K2(즉석밥), K3(면류) 3개의 공장이 있다. 키친로드 투어의 시작점에서 하림식품의 도슨트는 “요리를 대신해주는 현대의 첫 번째 부엌이 바로 이 퍼스트키친”이라고 설명했다. 변화하는 식문화 속에서 전통적 ‘집 부엌’의 역할을 누군가는 대신해야 하고, 그 역할을 하림이 맡겠다는 것이다. K1(소스·간편식) 라인에서 하림의 ‘더 미식 라면’은 MSG(인공 조미료) 없이 돼지고기를 우려낸 국물로 만든 액체형 스프을 사용한다는 점이 신선했다.

 

K2(즉석밥) 라인에서는 두 번의 클린룸과 양압 장치를 거치며 쌀의 먼지·오염 가능성을 제로 수준으로 낮췄다. 도정 당일의 쌀만 투입되고, 변색된 낱알은 레이저 선별로 바로 제거됐다. 마지막 공정에서 즉석밥 용기가 고온 스팀에 들어가 봉합될 때, 기자는 익숙한 사각형 밥 용기의 의미도 새롭게 이해했다. 즉석으로 비벼먹기 쉽게 사각형으로 디자인했다는 설명이다. 더하여 하림 관계자는 “클린룸 클래스100공간을 이용해 무균의 상태로 즉석밥을 제조해 타사의 즉석밥보다 유통기한이 길다”고 설명했다. 
 

▲ 하림 식품공장 1층 모습/사진=김은선 기자

 

K3(면류) 공정에서는 반죽이 얇은 면이 되고 다시 꼬불꼬불한 형태를 갖추기까지의 과정을 투명하게 보여줬다. 하나의 면발이 나오기까지 기계가 몇 번의 접힘·압축·절단을 거치는지 눈으로 확인하니 2200원짜리 장인 라면이 그냥 ‘조금 비싼 라면’으로 보이지 않았다.

 

▲ 디귿자 설비를 통해 라면이 만들어지고 있다/사진=하림


◆ 공장에서 물류센터까지 한 호흡…익산이 보여준 ‘FBH’의 속도

퍼스트키친의 또 다른 핵심은 제조와 포장이 ‘직선’으로 연결된 구조다. 하림이 1500억원을 들여 구축한 FBH(Fulfillment By Harim) 시스템은 공정 전체를 하나의 동선으로 묶어 이동·재포장·재적재 같은 낭비를 없앤 형태다.
 

▲하림의 퍼스트 키친 공정(컨베이어 라인이 K1부터 K3공장까지 이어져 있다)/사진=하림


직접 본 컨베이어 라인은 마치 건물과 건물을 잇는 혈관 같았다. 제품은 외부로 나가 트럭을 타기 전에 이미 포장·검수·출고 상태까지 도달한다. 현장 관계자는 “컨베이어가 없었다면 하루 8만개의 물량을 트럭이 오르내리며 실어야 했고, 산업단지 도로는 마비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포장 박스와 완충재도 바로 옆 공정에서 만들어져 불필요한 이동이 사라지고, 배출되는 쓰레기도 최소화된다.

 

◆ 다음 여정은 치킨로드…닭 한 마리의 하루를 따라가다

치킨로드로 옮겨가자 공장의 공기가 달라졌다. 닭고기 시장점유율 35.4%(도계 수수 기준)를 차지하는 하림의 근간 ‘닭의 여정’이 이곳에서 펼쳐졌다.


농가에서 출발한 닭은 철창 대신 전용 상자를 통해 옮겨진다. 사람 손으로 들지 않아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함이다. 도계장 내부에서 닭은 CO₂ 스터닝으로 잠들고, 전기 자극으로 육질을 부드럽게 만드는 스티뮬레이션을 거친 후, 차가운 공기 속 긴 터널로 들어가 냉각된다.

많은 도계장에서 사용하는 워터칠링 대신 하림이 에어칠링을 선택한 이유는 분명했다. 물에 닭을 넣어 온도를 떨어뜨리는 방식은 닭이 7~8%의 물을 흡수하고, 한 마리만 오염돼도 교차 오염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에어칠링 구간에서 닭은 41°C에서 2°C까지 떨어지는 200분의 긴 여정을 7㎞ 이동하며 통과했다. 물을 머금지 않아 맛이 유지되고 교차오염 위험도 거의 사라진다.

 

▲ 하림이 에어칠링 공법을 통해 신선한 닭을 조달하고 있다/사진=하림

이후 닭은 자동 중량 선별 시스템을 통과해 100g단위로 분류돼 영상 검사 장치를 거쳐 품질이 확인된다. 어느 농가에서 온 닭인지도 영상으로 즉시 확인할 수 있다. 품질이 좋은 닭을 공급한 농가에는 인센티브가 지급된다는 설명도 들었다.

현장을 함께 둘러본 변관열 하림지주 커뮤니케이션팀 수석부장은 “익산은 동북아 식품허브를 꿈꾸는 지역이자 하림 푸드 트라이앵글의 중심”이라며 “단순 제조를 넘어, 아시아 식품 시장으로 나아가는 수출 전초기지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하림 직원이 에어칠링 공법으로 신선하게 도계한 닭을 발골하고 있다/사진=김은선 기자

 

▲하림 닭이 발골된 모습/사진=김은선 기자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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