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SK에코플랜트 상장 접고 완전자회사화…1조4462억원 공개매수

산업 / 이슬기 기자 / 2026-11-05 10:48:23
FI 상장 약정 해소·중복상장 심사 강화…반도체·AI 성장 이익 귀속 확대
올해 지분 확보에 최대 1조8462억원…건설사업 손실·자금 부담 변수
▲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전경. [SK]

 

SK㈜(장용호)가 SK에코플랜트의 기업공개(IPO)를 포기하고 완전 자회사화에 나섰다. 투자자와의 상장 약정을 정리한 데 이어 반도체·인공지능(AI) 중심으로 재편한 자회사의 성장 이익을 온전히 확보하려는 선택으로 풀이된다.

5일 SK㈜는 SK에코플랜트 주식 공개매수를 시작했다. 지난 4일 이사회에서 주당 8만8000원에 약 1643만주를 매입하기로 결정했으며 최대 투입금액은 1조4462억원이다.

SK에코플랜트의 상장 계획은 2022년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약 8000억원을 유치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2026년 7월 21일까지 상장하기로 약정했으며 이를 이행하지 못하면 투자금 반환과 일정 수익을 보장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상장 추진 과정에서는 회계처리 문제도 불거졌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9월 미국 자회사 관련 매출 과대계상을 회계처리 기준 위반으로 판단했다. 고의가 아닌 중과실로 결론 내렸지만 상장 심사와 투자자 신뢰에 부담이 될 수 있는 사안이었다.

SK㈜와 SK에코플랜트는 지난 4월 약 1조500억원을 투입해 FI 지분을 정리하기로 했다. SK㈜가 약 4000억원, SK에코플랜트가 약 6500억원을 부담했고 6월 정산을 마쳤다. 이 과정에서 SK㈜의 지분율은 발행주식 수 기준 66.7%에서 71.2%로 높아졌다.

상장 제도 변화도 고려할 요인이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지난 8월 3일부터 모회사와 자회사의 중복상장 심사를 강화했다. 상장을 전면 금지한 것은 아니지만 필요성과 기존 주주 보호 방안을 더욱 엄격하게 심사하는 방식이다. SK에코플랜트가 상장을 추진했다면 모회사 주주에 대한 보호 방안을 추가로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사업구조 변화 역시 완전 자회사화의 배경으로 꼽힌다.

SK에코플랜트는 2024년 산업용 가스 기업 SK에어플러스와 반도체 모듈 기업 에센코어를 편입했다. 지난해에는 SK트리켐과 SK레조낙 등 반도체 소재 기업 4곳을 추가하며 건설·환경 중심에서 반도체·AI 인프라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사업재편 성과는 실적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10조504억원, 영업이익은 1조4650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에는 반도체 모듈·재활용, 반도체·AI 시설 건설, 가스·소재 사업이 전체 매출의 약 82%를 차지했다.

SK㈜가 지분 100%를 확보하면 이들 사업에서 발생하는 순이익과 향후 기업가치 상승에 대한 외부 주주의 몫이 사라진다. 다만 SK㈜는 이미 SK에코플랜트를 연결 종속기업으로 편입하고 있어 지분 확대만으로 연결 매출이나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변화의 핵심은 지배주주 귀속 이익과 경제적 지분의 확대다.

기존 건설사업의 수익성은 관리 과제로 남아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533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별도 기준으로는 212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국내 일부 주택·건축 사업장의 미분양 관련 손실이 반영된 영향이다.

지분 확대에 따른 자금 부담도 상당하다. 이번 공개매수 가격은 최근 한 달간 장외시장 평균 주가보다 약 53% 높다. 지난 4월 FI 지분 인수에 투입한 약 4000억원을 포함하면 올해 SK㈜가 지분 확보에 사용했거나 추가로 투입할 수 있는 금액은 최대 1조8462억원에 이른다.

특히 공개매수 대금은 기존 주주들에게 지급돼 SK에코플랜트의 신규 사업자금으로 유입되지 않는다. SK㈜ 입장에서는 매입에 투입한 자본에 상응하는 투자 성과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SK㈜는 지난 7월 SK실트론 지분 70.6%를 두산에 약 2조300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다만 거래 종결 예상일은 2027년 1월 31일이며 관계기관 승인 등이 남아 있다. 이번 공개매수 자금을 해당 매각대금으로 충당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SK㈜는 오는 24일까지 공개매수를 진행한 뒤 현금교부형 포괄적 주식교환 등의 절차로 잔여 지분을 확보할 계획이다.

SK에코플랜트는 다음 달 1일 SK에코엔지니어링을 흡수합병해 반도체 공장과 AI 데이터센터의 설계·시공 역량을 통합한다. 같은 달 4100억원 규모의 SK오션플랜트 지분 매각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번 공개매수는 SK에코플랜트의 상장 부담을 해소하는 동시에 사업재편의 성과를 SK㈜에 집중시키는 결정이다. 향후 투자 성과는 반도체·AI 사업의 이익 성장과 기존 건설사업의 손실 관리, 지분 취득에 따른 자금 부담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감당하느냐에 달려 있다.

 

토요경제 / 이슬기 기자 sgpres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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