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이지스운용 매각 절차 “공정성 훼손…법적 대응 검토”

경제·금융 / 김소연 기자 / 2025-12-09 10:17:51
프로그레시브 딜 번복…입찰가 유출 의혹까지
“매도인 재량 넘어섰다…자본시장 질서 훼손”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흥국생명이 이지스자산운용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이 공정성과 투명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흥국생명은 매각 주간사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가 중국계 사모펀드(PEF)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는 과정에서 당초 약속과 다른 절차를 진행했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 흥국생명은 이지스자산운용 매각 과정에서 매각주간사가 ‘프로그레시브 딜’ 약속을 번복하고 입찰가 유출 의혹까지 불러일으켰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사진=연합뉴스 

흥국생명은 9일 입장문을 통해 “이번 이지스자산운용 매각 절차는 공정하지도 투명하지도 않았다”며 “매각 주간사의 결정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흥국생명은 주주대표와 매각 주간사가 본입찰 이전 ‘프로그레시브 딜(경매호가식 입찰)’을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고 설명했다. 흥국생명은 이를 신뢰해 지난달 11일 본입찰에서 약 1조500억원을 제시하며 최고가를 제출했다.

그러나 매각 주간사 측은 본입찰 이후 우선협상대상자 발표를 미루고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에 추가 가격 경쟁을 제안해 인수가를 본입찰 당시보다 높여줄 것을 요청했다는 것이 흥국생명의 주장이다. 실제로 힐하우스는 본입찰에서 9000억원대 중반을 써냈으나 이후 협의를 통해 1조1000억원 수준으로 가격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흥국생명은 “프로그레시브 딜을 하지 않겠다던 약속은 본입찰 가격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술책에 불과했다”고 반발했다.

흥국생명은 매각 주간사가 힐하우스와 추가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자사의 입찰 금액이 유출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흥국생명은 “이번 선정 과정은 한국 부동산 투자 플랫폼을 노린 중국계 사모펀드와 거액의 성과보수에 집중한 외국계 매각 주간사가 공모해 만든 결과”라며 “매도인에게 부여된 재량의 범위를 명백히 넘어섰고 국내 자본시장의 신뢰와 질서를 훼손한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흥국생명은 이번 매각 과정에서 발생한 불공정 행위에 대해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흥국생명은 “주간사와 주주대표가 보여준 기만적 행위와 절차적 흠결을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법적 대응을 포함해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8일 이지스자산운용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가 최종 확정됐다.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거쳐 승인이 이뤄지면 내년 상반기 잔금 지급과 함께 거래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글로벌 PEF 운용사로 SK온, SK에코프라임 등 국내 기업에 투자한 이력이 있다.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ksy@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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