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함에서 온화함으로 화풍이 바뀐 이희숙 화가

문화·라이프 / 김병윤 기자 / 2023-07-10 09:20:29
▲ 이희숙 화가의 9번째 개인전은 많은 관람객의 호응을 받았다<사진=이희숙 화가>

 

수줍어한다. 부끄러움을 탄다. 조용하다. 나서기를 싫어한다. 남 앞에 서면 얼굴이 붉어진다. 차분한 성격이다. 전통적 여인상이다. 어느 여성화가의 첫인상이다.

반전이 일어난다. 열정적이다. 강렬한 아우라가 뿜어져 나온다, 승부욕이 강하다. 캔버스를 뚫어질 듯 노려본다. 붓의 흐름이 예사롭지 않다. 혼신의 힘을 쏟는다. 작업 후 기진맥진해 무릎을 꿇는다.

이희숙(64) 화가의 양면성이다. 이희숙은 미술전공 13년 차 늦깎이 화가다. 2010년 학점은행에 등록했다. 결혼생활 30년 만의 도전이었다. 그녀의 나이 50이 넘어서였다. 전공은 회화였다. 2015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학점은행 등록 전에는 문화센터에서 수강했다. 취미생활의 일부였다. 개인레슨도 받았다. 나름대로 열심히 했다. 작품 활동을 하다 보니 허전함이 생겼다. 부족함이 느껴졌다. 미술을 전공하기로 했다. 두려움이 없었다. 학점은행에 등록했다. 인터넷 강의였다.

취미가 전공이 됐다. 인터넷 강의에 푹 빠졌다. 여러 과목을 계속해서 수강했다. 반복해서 들었다. 설거지할 때도 인터넷 강의를 들었다. 남편의 핀잔과 격려가 쌍두마차를 탔다. 핀잔에도 애정이 가득 찼다. 외조의 힘이 컸다. 허전함이 채워지고 있었다. 그림에 대한 자신감도 생겼다.

각종 대회에서 수상도 했다. 미술협회 가입조건을 충족시켰다. 여러 협회에 등록도 했다. 정식화가로 인정받았다. 감회가 남달랐다. 알을 깨는 기분이었다. 허전했던 마음을 보상받는 느낌이었다.

첫 개인전을 열었다.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렸다. 부끄러웠다. 알몸을 내보이는 기분이었다. 자신의 작품이 초라하게 보였다. 작업실에서는 만족한 그림이었는데. 전시장에서는 왜소하게 보였다. 몸 둘 바를 몰랐다. 자신의 부족함을 느꼈다. 그래도 성과는 있었다. 많은 동료와 관람객의 찬사를 받았다.

첫 산고의 아픔을 겪으니 자신감이 생겼다. 이희숙의 도전은 계속 됐다.
개인전 19회. 아트페어, 단체, 해외전 등 170여회 작품전을 열었다.
해외전은 독일 일본 중국 파키스탄에 출품했다. 끊임없는 작품 활동의 결과물이다.

이희숙의 그림은 시중에서도 인정받았다. 한국산업은행 미술구입 입찰에서 선정됐다. 

(주)동남유화에서도 그림의 가치를 인정해 구입했다. 자유수호평화박물관에는 재능기부로 그림을 기탁했다. 이외에도 수많은 작품이 개인의 선정을 받아 팔려 나갔다.

이희숙은 연륜에 비해 작품 활동이 활발하다. 이유가 있다. 틈만 나면 작업에 매달린다. 까만 밤이 하얘지도록 지새운다. 새로움을 창조하기 위해 노심초사하고 있다. 새로운 작품 창조에 목말라 하고 있다.

미술인들은 이희숙의 화풍이 특이하다고 평한다.

“이희숙 화가의 화풍은 개성이 있습니다. 우선 색이 강렬해요. 색감이 정열적입니다. 열정과 생동감을 줍니다. 배경에서 혼합을 기술적으로 처리합니다. 흠 잡을 데가 없어요. 그리고 구도가 잘 정리됩니다. 남들이 갖기 어려운 장점을 많이 갖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장점에 본인의 노력이 더해지니 좋은 그림이 나올 수밖에 없는 거죠.”(유장현 화가)

 

▲ 끊임없는 작품활동으로 170여회 전시회를 해온 <사진=이희숙 화가>

 

이희숙은 5년 전 서울생활을 청산했다. 지방으로 내려갔다. 수풀이 있고 새가 지저귀는 시골이다. 그녀는 시골생활에 만족해한다. 벌레와 곤충을 보며 관찰력이 생겼다. 풀 냄새를 맡으며 이슬과 얘기한다. 아침햇살에 고마움을 느끼며 산다. 쏟아지는 별빛을 가슴에 담고 잠이 든다. 

 

자연이 주는 싱그러움에 마음마저 바뀌었다. 조급함이 사라졌다. 시골생활 때문일까. 세월의 흐름 때문일까. 이희숙의 화풍은 최근 들어 변화를 보이고 있다. 그림에 여유가 묻어난다.

“과거에는 빨간 색을 많이 썼어요. 요즘은 파스텔 톤을 많이 씁니다. 파스텔 색상이 주는 평온함을 전하고 싶어서죠. 그리고 이제는 과거의 복잡함에서 벗어나 단순함을 추구하고 싶어요.” (이희숙)

짧은 경력의 늦깎이 화가 이희숙. 이제야 인생이 익어 가는 것을 느낀다며 수줍은 미소를 짓는다.

 

토요경제 / 김병윤 기자 bykim716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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