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은 왜 아시아나항공을 합병해야 했나...경영권이 뭐길래

산업 / 이강민 기자 / 2024-12-13 10:31:56

[토요경제 = 이강민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이 마무리됐다. 이를 통해 세계적인 수준의 대형항공사가 탄생하게 됐지만, 이번 합병은 여러면에서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아시아나항공의 공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분 63.9%를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취득하며 아시아나항공의 공식적인 대주주가 됐다. 

 

▲ 대한항공(왼쪽), 아시아나항공(오른쪽)<사진=각 사>

 

◆ 소비자도, 비즈니스도 만족시키지 못한 합병


양사의 합병으로 우선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줄어들 전망이다. 가입된 항공 동맹이 다르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스카이팀, 아시아나항공은 스타얼라이언스에 가입해있다.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으로 완전히 흡수되면, 국내 대형항공사(FSC)는 모두 스카이팀 소속이 된다.

항공 동맹은 회원사끼리 항공편, 라운지, 마일리지 등 여러 서비스를 공유하므로 아시아나항공이 사라지면 스타얼라이언스 회원사를 주로 이용하던 고객들은 불편함을 겪게 될 수 있다. 특히 마일리지 같은 경우 어떻게 정리될지 명확하게 정해진 바가 없다.

국내 대형항공사 사이의 경쟁이 사라짐에 따라 가격 인상도 우려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이에 대해 항공운임 인상을 제한하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항공권의 특성상 시기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만큼 항공운임 인상이 없을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다.

사업적으로도 아쉬움이 남는다. 기업 결합을 심사받는 과정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알짜노선이라 불리는 일부 노선을 타 항공사에 이전해야 했고, 아시아나항공의 매출 상승을 이끌었던 화물사업부도 매각한다.

아시아나항공의 공시에 따르면 화물사업과 국제선 여객운송 사업을 합친 매출의 비중은 87%다. 합병에 따라 앞으로 시너지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당장엔 손해가 크다.

또한 아시아나항공의 부채총계는 약 11조3209억원, 부채비율은 2160.5%다. 이는 무리한 인수합병으로 재무적인 어려움을 겪는 일명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는 이유다.

◆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야만 했던 이유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경영권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고 조양호 회장의 별세 이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승연(개명 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이 경영권 분쟁을 겪었다. 2021년 조원태 회장이 승리하며 경영권 분쟁은 끝이 났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산업은행의 도움이 있었다는 점이다. 당초 조양호 회장은 조승연 전 부사장 측에 지분이 밀렸지만, 산업은행이 한진칼 지분 10.66%를 확보해 일종의 백기사 역할을 하게되며 상황이 바뀌었다. 

2021년 당시 산업은행은 많은 자금을 투입했지만, 경영이 개선되지 않고 있던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을 원하고 있었다. HDC현대산업개발에 매각하려던 시도가 실패한 바 있다. 또한 인수에 참여하는 사업자도 나타나고 있지 않던 상황, 대한항공에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고 그 과정에서 대한항공에 대한 백기사 역할을 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조원태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야만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는 입장이 됐다. 조원태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 전부를 투자 합의 위반에 대한 담보로 제공했으며, 산업은행은 경영평가 등을 통해 경영성과 미흡시 담보주식을 처분하는 등 조치를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의 합병은 항공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일 수 있다 ”며 “부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답했다.

 

토요경제 / 이강민 기자 lgm@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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