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벼랑 끝' 다중 채무자들, 소액 급전조차 못 갚는 까닭은

체크Focus / 주은희 / 2024-05-29 08:59:10
은행 신용카드 대출 연체 10년 만에 최고

▲ 사진출처 = 연합 제공

 

[토요경제 = 주은희 기자] 최근 현금 서비스와 카드론 등 은행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이 10년 만에 최고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점수가 낮은 취약 차주들이 1금융권은 물론 2금융권에서도 대출받기 어려워지자 상대적으로 이자율이 높은 단기 카드 대출을 이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2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일반은행의 신용카드 대출금 연체율은 지난 2월 말 3.4%로, 2014년 11월(3.4%)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일반은행은 금융지주 아래서 카드 사업을 분사한 시중은행을 제외하고 카드업을 겸영하는 나머지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하루 이상 원금 연체를 기준으로 한 일반은행의 카드 연체율은 지난해 2월 말 2.5%에서 1년 만에 1%포인트(p) 가까이 상승했다.

 

지난해 상반기 2% 초반대로 오른 연체율은 하반기 2% 후반대로 점차 상승세를 나타냈고, 올해 들어서는 3% 선을 넘어섰다.

 

이를 두고 1·2금융권 대출에 실패하고 카드론 등으로 소액 급전이라도 쓰려던 차주들이 벼랑 끝에 몰린 상황을 단적으로 드러낸다는 해석이 나온다.

 

1금융권은 지난해부터 대출 심사를 강화,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고 신용점수가 높은 차주들 위주로 신용대출을 내주는 경향을 보였다.

 

아울러 고금리 장기화에 자산 건전성이 크게 악화한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 2금융권도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신규 대출 영업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실제로 저축은행 여신 잔액은 지난 3월 말 101조 3777억원으로, 1년 전(113억 1739억원)보다 10% 이상 감소했다.

 

그러다 보니 이미 대출을 최대한 당겨쓴 다중 채무자들이 마지막으로 카드 대출을 받았다가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3월 말 은행 신용카드 연체율은 분기 말 부실채권 매·상각 등의 영향으로 전월 대비 소폭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후 다시 상승할 여지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체율이 3% 후반대로 올라서면 2003~2005년 카드 사태 이후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도 있다. 종전 최고치는 2005년 8월의 3.8%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금리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인 만큼 취약 차주들의 연체가 올해 하반기까지 더 증가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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