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인사 검증 실패…책임은 결국 이승건에게 (2부)

경제·금융 / 최성호 / 2026-01-07 08:48:16
성비위 전력자 걸러내지 못한 토스 채용 시스템…속도·성과 앞세운 이승건 대표 경영 철학이 만든 구조적 공백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인터넷금융플랫폼 '토스' 운영사) 대표

 

[토요경제 = 최성호 기자] 누적 가입자 3000만 명을 넘긴 금융 플랫폼 토스가 전 직장에서 성비위 징계를 받은 인물을 경력직으로 채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인사 검증 시스템 부실과 함께, 성과·속도 중심의 경영 구조가 윤리 검증을 후순위로 밀어낸 것 아니냐는 최고경영자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본지 취재 결과 '토스' 문제의 핵심은 채용 과정에서 최소한의 백그라운드 체크조차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해당 인물은 이전 직장에서 성추행 혐의로 징계를 받고 퇴사한 이력이 있었지만, 토스는 이를 걸러내지 못한 채 핵심 인력으로 채용했다. 

 

금융 플랫폼이라는 특성상 신뢰와 내부 통제가 생명임에도, 징계 이력·윤리 리스크 확인은 사실상 공백 상태였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 사안이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인사 조처가 언론 취재가 시작된 이후에야 이뤄졌기 때문이다. 

 

기업 내부의 자정 기능이 작동했다기보다, 외부 압박에 의해 뒤늦게 대응한 모양새다. 이에 대해 토스 측은 “인사 조처를 했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을 뿐, 어떤 판단 기준과 절차가 작동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개별 채용 담당자의 실수가 아니라, 이승건 대표가 주도해 온 경영 철학의 구조적 한계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창업 이후 ‘속도·성과·실험’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며 빠른 성장과 확장을 이끌어왔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윤리 검증, 인사 리스크 관리, 조직 안전망은 상대적으로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 비바리퍼블리카(토스)와 토스뱅크에서 지난 3년간 총 5건의 직장 내 괴롭힘 분쟁이 접수된 사실이 있다. 이 가운데 2022년 12월 토스뱅크 사건은 노동청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판단해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이처럼 강한 권한을 부여받은 소규모 조직, 결과 중심의 평가 체계, 성과가 모든 판단 기준을 압도하는 문화가 결합되면서, 문제 인력을 사전에 걸러낼 제도적 장치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았다는 평가다.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들은 “인사 검증 실패는 단순한 채용 문제를 넘어 최고경영자의 통제 책임 영역”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금융·핀테크 기업의 경우, 인력 하나의 판단 오류가 소비자 신뢰와 기업 존속에 직결될 수 있는 만큼, 윤리·평판 검증은 성과 못지않게 핵심 경영 요소로 다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토스는 논란 이후 채용 단계에서 징계 이력 확인 절차를 강화하고 윤리 검증 프로세스를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사후 약속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대표이사가 직접 나서 인사·조직 문화 전반을 재점검하고, 성과 중심 구조 속에 방치돼 있던 윤리 통제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하지 않는 한, 유사한 문제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결국 이번 사태는 한 기업의 채용 실수를 넘어, 빠른 성장 뒤에 가려졌던 경영 철학의 균열을 드러낸 사건으로 평가된다. 

 

속도와 성과를 앞세운 판단이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책임의 종착지는 어디인지에 대한 질문은 이제 이승건 대표와 토스 경영진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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