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경영진, 20시간 ‘끝장 토론'… “80조원 확보해 AI/반도체 투자할 것”

경제·금융 / 양지욱 기자 / 2024-07-01 08:46:00
SK하이닉스, 향후 5년간 103조 투자…그룹 내 '반도체위원회' 신설
최 회장 “AI 밸류체인 리더십 강화해 내실 성장 이룩해야 ”
▲ SK텔레콤 을지로 사옥 <사진=SK텔레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SK그룹이 오는 2026년까지 80조원의 재원을 확보, AI 및 반도체 등 미래 성장 분야 투자와 밸류업 가치제고에 활용하기로 했다.

아울러 불확실성이 높은 미래 시장에서 선제적인 ‘성장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 SK 경영 철학인 ‘SKMS’(경영관리시스템) 정신을 기반으로 운영 개선 등 경영 기본기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SK그룹은 지난 28일부터 1박2일 동안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진행한 사업 리밸런싱(경영전략회의)에서 이 같은 전략 방향에 뜻을 모았다고 1일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및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20여명 등이 참석했으며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화상으로 참석했다. 최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부사장)도 처음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서 SK 최고경영진은 상반기 동안 밸류체인 재정비 등을 위해 운영한 다양한 태스크포스(TF) 활동 결과를 공유하고, 후속 논의를 했다. 각 사는 합의한 방향성에 맞춰 올해 하반기부터 사별 이사회에서 구체적인 실행 방안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미국 출장 중 최 회장은 최근 그룹 차원의 포트폴리오 조정 등과 관련, “‘새로운 트랜지션(전환) 시대’를 맞아 미래 준비 등을 위한 선제적이고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지금 미국에서는 AI 말고는 할 얘기가 없다고 할 정도로 AI 관련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며 “그룹 보유 역량을 활용해 AI 서비스부터 인프라까지 ‘AI 밸류체인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에너지 설루션’ 분야도 글로벌 시장에서 AI 못지 않은 성장 기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SK그룹은 미래 먹거리 사업인 배터리 기업 ‘SK온’을 살리기 위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고민 중이다.

최 회장은 이어 “그린·화학·바이오 사업 부문은 시장 변화와 기술 경쟁력 등을 면밀히 따져서 선택과 집중, 그리고 내실 경영을 통해 ‘질적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우리에게는 ‘질적 성장’ 등 선명한 목표가 있고 꾸준히 노력하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면서 “각 사별로 진행 중인 운영 개선 등에 속도를 내서 시장에 기대와 신뢰로 보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의장은 특히 사업 재조정 과정에서 컴플라이언스(준법) 등 기본과 원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하고, 이해관계자들과의 적극적이고 진정한 소통이 중요하다는 점 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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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경영진은 이번 회의에서 수익성 개선과 사업구조 최적화, 시너지 제고 등으로 오는 2026년까지 80조원의 재원을 확보하고, 이를 AI와 반도체 등 미래 성장 분야 투자와 주주환원 등에 활용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운영 개선을 통해 3년 내 30조원의 잉여현금흐름(FCF)을 만들어 부채비율을 100% 이하로 관리한다는 목표도 포함됐다.

SK그룹은 지난해 10조원 적자를 기록한 세전이익이 올해는 흑자로 전환해 22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2026년 세전이익 목표는 40조원대다.

SK그룹은 AI/반도체 투자로 ▲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필두로 한 AI 반도체 ▲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AI 데이터센터 ▲ 개인형 AI 비서(PAA)를 포함한 AI 서비스 등 'AI 밸류체인'을 더 정교화하고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SK하이닉스는 2028년까지 향후 5년간 총 103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중 약 80%(82조원)를 HBM 등 AI 관련 사업 분야에 투자할 계획이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AI 데이터센터 사업에 5년간 3조4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AI·반도체 밸류체인에 관련된 계열사 간 시너지 강화를 위해 7월 1일자로 수펙스추구협의회에 ‘반도체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했다. 위원장은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맡는다.

 

이와 함께 중복되는 계열사들을 단계적으로 조정해 우량 자산은 내재화하고 미래성장사업간 시너지는 극대화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현재 SK그룹의 계열사는 총 219곳으로, 삼성(63곳) 등 주요 그룹과 비교해도 너무 많다는 지적이 잇따른데 따른 것이다. 

 

1박 2일간 20여시간에 걸쳐 열띤 토론을 벌인 경영진은 SK 경영의 근간인 SKMS와 수펙스추구(SUPEX·Super Excellent) 정신의 회복과 실천이 중요한 시점이라는 데도 인식을 같이 했다.

 

CEO들은 “도전적인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다가올 미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그룹 전 구성원이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자’(Back to the Basic)는 정신으로 합심해야 한다”며 “최고 경영진부터 SKMS의 핵심 중 하나인 'VWBE'(Voluntarily, Willingly Brain Engagement·자발적·의욕적 두뇌 활용) 정신과 겸손한 자세로 솔선수범의 리더십을 발휘하자”고 다짐했다.


SK그룹 관계자는 “다가올 큰 기회에 대비해 성장의 밑거름을 충분히 확보하자는 것이 이번 회의의 출발점이자 결론”이라며 “미래 지향적인 투자 활동은 SK 기업가치 제고 외에 경제 활성화 등을 통해 국가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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