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운드리, IBM·테슬라 수주로 반등 시작

IT·플랫폼 / 이덕형 / 2025-09-19 08:29:15
글로벌 점유율 11%·적자 행진 속 대형 계약 확보…“성숙 공정 경쟁력·첨단 공정 신뢰 회복
▲삼성전자 반도체 이미지 생성/사진=연합뉴스 자료 

 

[토요경제 = 이덕형 기자] 삼성전자가 최근 잇달아 대형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계약을 따내면서 사업 부문 반등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IBM의 차세대 데이터센터용 칩 ‘파워11’ 수주와 테슬라의 AI 전용 칩 장기 계약이 대표적이다. 글로벌 점유율이 11%대까지 떨어지고 영업적자가 누적되는 상황에서, 이번 계약들은 삼성 파운드리 사업부에 실질적인 성장 동력을 제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IBM의 차세대 서버용 CPU인 ‘파워11’을 7나노 개량형 공정(7LPP)으로 생산하기로 했다. 이번 계약에는 2.5D ISC 아키텍처 패키징 기술도 포함돼 있어, 단순 위탁 생산을 넘어 첨단 패키징 경쟁력까지 인정받은 셈이다.

삼성전자가 적용할 7LPP 공정은 2019년 세계 최초로 극자외선(EUV) 노광 기술을 도입한 7나노 공정을 개량한 버전이다. 기존 10나노 대비 성능 23% 향상, 전력 소모 45% 절감 효과가 있다.

 

수율도 70~80% 수준으로 안정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IBM의 데이터센터용 CPU는 틈새시장이지만, 고성능·고신뢰성이 요구되는 만큼 안정적인 수율 확보 없이는 계약이 어렵다”며 “삼성이 성숙 공정에서 실질적 경쟁력을 입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 AI6 칩, 23조원 장기 계약

더 주목받는 건 테슬라와의 계약이다. 지난 7월 삼성전자는 약 22조7,000억~23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 기간은 2025년 7월 24일부터 2033년 12월 31일까지 약 8년 반으로, 역대 최대 단일 고객사 계약에 해당한다. 

 

테슬라는 자율주행과 슈퍼컴퓨터용으로 활용할 ‘AI6’ 칩을 삼성의 미국 텍사스 테일러 팹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이번 계약은 삼성 파운드리의 장기적 생산능력(Capacity)과 기술 신뢰성을 동시에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테슬라 외에도 닌텐도, 중국 AI 팹리스 업체들과도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점유율 11.3%(2025년 2분기 기준, 트렌드포스 집계)를 기록하고 있다. 경쟁사 TSMC의 점유율은 61.7%로 압도적이다. 인텔(약 3%), UMC(6%), 글로벌파운드리스(5%) 등 다른 업체들과 비교하면 2위지만, 1위와의 격차가 크다.

매출 기준으로는 2024년 삼성 파운드리 사업부 매출이 약 203억 달러(약 27조원)로 추산되며, TSMC는 같은 기간 741억 달러(약 99조원)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TSMC는 40%대에 달하지만, 삼성은 2023년부터 2024년까지 연속 적자를 면치 못했다.

따라서 IBM과 테슬라 계약은 단순 수주 실적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특히 테슬라 계약 규모는 삼성 파운드리 연간 매출의 약 80%에 달하는 수준으로, 향후 매출 구조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삼성은 최근 2~3나노 최첨단 공정에서 수율 문제를 겪으며 고객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5·7·8나노 등 성숙 공정에서 70~80% 수율을 확보하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SMIC 등 중국 파운드리 업체들이 7나노 이하 공정에서 기술·수율 불안정을 겪는 상황도 호재다. 업계에서는 “중국 팹리스들이 안정적 수율을 확보한 삼성에 물량을 넘기고 있다”며 “삼성은 성숙 공정에 EUV를 접목해 성능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넓히고 있다”고 분석한다.

다만 삼성의 장기적 도약을 위해서는 첨단 공정 신뢰 회복이 필수적이다. TSMC는 2025년 2나노(N2) 양산을 앞두고 있으며, 인텔도 18A 공정으로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은 2027년까지 1.4나노(14Å) 공정을 상용화하겠다는 로드맵을 내놨지만, 3나노 초기 수율 부진으로 신뢰가 약화된 상태다.

업계 전문가들은 “삼성이 성숙 공정에서 단기 성과를 내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첨단 공정에서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면 시장 판도는 변하지 않는다”며 “테슬라 계약처럼 대형 고객을 첨단 공정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2024년 파운드리 사업부에서 약 3조원대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테슬라 계약이 본격 반영되는 2026년부터는 흑자 전환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많다.

NH투자증권은 보고서에서 “삼성전자가 IBM, 테슬라 계약을 통해 2026년 파운드리 매출을 300억 달러(약 40조원) 이상으로 확대할 수 있다”며 “미국 텍사스 테일러 공장의 안정적 가동 여부가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가 최근 IBM·테슬라와의 계약을 따내며 파운드리 부문 반등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성숙 공정에서는 안정적 수율로 고객사를 늘리고, 첨단 공정에서는 글로벌 대형 기업과 장기 계약을 확보하며 경쟁력을 키우는 전략이 가시화되는 단계다.

다만 글로벌 점유율 11%라는 현실, TSMC와의 매출 격차(연간 70조원 이상), 첨단 공정 신뢰 회복이라는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삼성전자가 이번 성과를 계기로 “성과의 시간”을 이어갈 수 있을지, 파운드리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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