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AI칩 가속, 삼성 파운드리 반등 신호

IT·플랫폼 / 이덕형 / 2026-01-19 08:23:50
AI5 설계 막바지·AI6 동시 착수…9개월 개발 주기 선언이 물량 구조 뒤흔든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023년 5월 10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의 삼성전자 북미 반도체연구소에서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 = 이덕형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차세대 인공지능(AI) 칩 ‘AI5’ 설계 완료 임박과 동시에 ‘AI6’ 개발 착수를 공식화하면서,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의 가동률 회복과 선단공정 수주 확대 가능성이 동시에 부각되고 있다. 

 

테슬라가 기존 3년 수준이던 칩 개발 주기를 9개월로 단축하겠다고 밝히면서, 향후 수년간 초대형 생산 물량이 연속적으로 발생할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미국 테일러 공장을 중심으로 AI5·AI6 양산을 확보할 경우, 장기간 부진했던 파운드리 실적 반등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18일(현지시간) X(옛 트위터)를 통해 “AI5 칩 설계는 거의 완료 단계이며 AI6도 초기 설계에 돌입했다”며 “앞으로 AI7, AI8, AI9까지 이어질 것이고 설계 주기를 9개월로 가져가겠다”고 밝혔다. 

 

이는 과거 AI3·AI4 개발과 양산에 약 3년이 소요되던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의미로, 설계·검증·양산이 연쇄적으로 압축되는 고속 사이클 체제로 전환되는 신호로 해석된다. 머스크는 자사 AI 칩에 대해 “세계 최고 생산량을 기록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는데, 이는 단순 성능 경쟁을 넘어 대규모 물량 확보를 통한 생태계 주도 전략으로 읽힌다. 

 

이 변화의 직접적 수혜 후보로 삼성전자가 거론된다. 테슬라는 지난해 7월 삼성전자와 약 23조원 규모의 반도체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삼성은 미국 텍사스 테일러 공장에서 2~3나노급 선단 공정을 통해 테슬라 칩을 생산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AI5 일부 물량과 AI6 양산이 테일러 공장의 핵심 생산 품목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해 10월 실적 발표 당시 “삼성과 TSMC 모두 AI5 작업을 할 것”이라고 언급해 멀티 파운드리 전략을 공식화했지만, 개발 주기 단축과 물량 확대가 동시에 진행될 경우 특정 파운드리에 집중 물량이 배정될 여지도 커진다. 

 

특히 삼성전자는 최근 선단 공정 수율 안정화와 미국 생산 거점 확보를 동시에 추진해 왔고, 이재용 회장이 지난해 말 미국 출장 중 머스크와 직접 만나 포괄적 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한 사실도 알려져 있다. 

 

시장에서는 테슬라 AI 칩이 자율주행 차량, 휴머노이드 로봇, 자체 AI 모델 학습 인프라까지 포괄하는 고성능 연산 플랫폼으로 확대되고 있어, 단일 고객 기준으로도 장기간 안정적인 웨이퍼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반면 경쟁 구도 역시 만만치 않다. TSMC는 이미 3나노 공정 양산 경험과 고객 신뢰도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있고, 엔비디아·애플·AMD 등 대형 고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테슬라 물량을 실질적인 실적 개선으로 연결하려면 수율 안정성, 공급 일정 준수, 미세공정 전환 속도에서 확실한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는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테슬라의 개발 주기 단축은 단순 주문 증가가 아니라 파운드리 운영 방식 자체를 고속 회전 구조로 바꾸는 압력”이라며 “삼성이 테일러 공장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양산 레퍼런스를 확보한다면 글로벌 고객 재유치에도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머스크의 ‘9개월 칩 사이클’ 선언은 테슬라의 기술 전략 변화이자, 동시에 삼성 파운드리가 다시 성장 궤도에 진입할 수 있는 실질적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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